능력주의 신화는 그만! 혼자만의 힘으로 사회적 성공을 거머쥔다는 것은 이데올로기적 가상에 불과하다!
비-재생산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은 기성 체제 유지에 기여하는 것이다.
사회적 유동성 수준이 상당히 축소된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계급횡단자를 혹은 비-재생산>이 보여주는 철학적 탐구는 시의적절한 이론적 개입이다
이 책은 '계급횡단자'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적-비재생산 현상에 관해 고찰하는 사회철학 저서다. 계급횡단자란 부모의 계급을 재생산하지 않고 출신 계급과 다른 사회적 계급으로 이행한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계급횡단자는 가장 불리한 환경에서조차 인간 존재가 얼마나 유동적이며 상당한 정도의 가소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잘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계급횡단자는 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고정불변의 방식으로 이미 완전히 결정되어 있다고 믿게 만드는 인간에 대한 본질주의적 시각을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자유로운 주체로서의 지위를 당연하다는 듯이 부여하는 실존주의적 시각 역시 무너뜨린다.
비-재생산은 자아의 자기 창조가 아니라 출신 환경과 변화 환경의 사회적 공동-생산물이며 비-재생산은 이 환경들과 함께 혹은 그 환경에 대항하는 것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다. 비-재생산은 두 계급 사이에서 이동하고 있는 한 개인이 하나의 통행로를 개척했다는 것 그리고 그가 가로지르는 세계들과 그를 가로지르는 세계들을 통해 그의 존재가 형성되기도 하고 형성하기도 한다는 것을 함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