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일본해운회사 송출선원으로 나가서 배를 탈 때
일본에 있는 항구에 입항을 하게 되면 일과가 끝난 저녁 때는
상륙을 하여 빠찡꼬점이나 술집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다.
요코하마에 들어가면 시내 부둣가에 야마시타(山下)공원이 있다.
저녁때는 공원가에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지나가다 거기에 들러
사케 잇빠이를 시키면 추운 겨울 주인은 따뜻하게 데워서 따끈따근한 정종을 내어 놓았다.
사케 잇빠이는 정종을 한 컵 포장해서 낱 잔으로 파는 상품이다.
사케란 술이란 말이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술이 정종이다.
정종(正宗)이란 말도 브랜드 이름이다. 정종에도 여라기지가 있는 데 기꾸(菊)마사무네가 유명하다.
왜정시대에 우리나라에 정종이 들어와 마산에도 정종도가가 두 군데가 있었다.
하나가 백광(白光)이었는데 군산의 백화에 밀려 문을 닫았다.
백광이나 백화에 백자가 들어가는 것은 정종의 원료인 쌀을 백번이나 깎아서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적엔 정종공장에서 술을 거르고 난 정종 찌끼를 팔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것을 사다가 죽처럼 끓여 먹었다. 우리집에서도 선창가에 가서 정종찌끼를 사다가 끼니를 때운 적도 몇번 있었다.
소주 공장에서는 소주를 뺀 찌기를 돼지 사료용으로 팔기도 했다. 마산에서는 물이 좋아 정종외에 소주공장과 간장공장도 많았다.
며칠전 여당대표가 일식집에서 오찬시 사케를 마셨다고 야당에서 비난하자
그는 청주를 마셨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준표가 SNS에서 사케나 청주나 그놈이 그놈이지 뭐가 다른가 하고 맞받아쳤다.
사케는 일본술이고 청주는 우리술인가? 청주란 맑은 술이란 의미로 본래는 막거리 위에 뜨는 맑은 술을 일컫는 술이다.
개인이야 사케를 마시든 청주를 마시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나 공인이 되고 나면 일거수 일투족을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있고 그 영향이 크므로 신중해야 한다.
일본이 무역보복으로 우리나라를 질식시키려 하고 있는 이 때 하필이면 사케인가?
우리집에서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제사때 사용하는 제주는 백화수복을 썼다.
제사가 많다 보니 제주를 사용하고 나면 음식에 조금씩 넣는 외는 소모가 되지 않아 모아 두게 됐다.
그러다가 이사를 하게 돼서 이웃집 술마시는 사람에게 드리고 온 이후로는 정종대신 경주 법주를 쓴다.
법주는 정종과 맛이 비슷하나 뒷끝이 좋아 나도 가끔 한 잔씩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