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고금리와 대출 부담, 공공 요금 상승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작업자들이 중고 주방기구를 정리하고 있다. 중기부는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현장에서 수렴한 건의사항을 검토해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하는 '제2차 소상공인 지원 기본계획(2023~2025)'에 반영할 계획이다. 2023.3.12/뉴스1
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8%에서 1.6%로 넉 달 만에 더 낮췄다. 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 2.2%보다 0.4%포인트 높은 2.6%로 상향 조정했다. 아직 불안한 요소가 있기는 해도 세계 경제가 차츰 회복세로 접어든다고 판단한 것이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경제 심리가 개선되고,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세계 시장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는 등 악재들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경기는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어두운 터널로 접어들고 있다.
경제 지표는 예측하기 힘든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227억7800만달러로, 석 달도 안 돼 지난해 연간 적자(477억8500만달러)의 48%에 달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에 수조원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 나빠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좀처럼 회복되질 못하고 있다. 수출 부진에, 내수 둔화까지 겹쳐 1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2.1% 줄어 석 달째 감소세다.
이런 와중에 국제 금융시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유럽 크레디스위스은행의 부실 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1800조원 넘는 가계부채로 빚 많은 가계는 고금리에 쪼들리고, 빚내서 코로나 불황을 버텨온 자영업자는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급등해 국민들 살림살이는 퍽퍽해졌다. 재정적자가 5년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1월 경상수지가 42년의 최대 적자를 내면서 ‘쌍둥이 적자’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금리를 내리거나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OECD는 경고했다.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저하되면서 2030년부터 1%대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머뭇대다가는 2030년 이전에 1%대 저성장에 눌러앉고 말 것이다. 결국 경기 침체를 견디면서 노동 개혁 및 구조 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 기업에 진로를 열어주면서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정공법 외에는 달리 길이 없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절박함이 경제 회생의 유일한 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