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
사실 난 남을 웃기는 재주는 없는 편이거든요.
더 솔직하게 말하면요, 내가 사람들한테 웃긴 얘기하면 사람들이 화를내는 정도죠 뭐.
그런데 아까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들리던 그녀의 목소리.
난 무조건 재미있는 남자가 좋아!
그 순간. 아후, 그럼 난 아니네 그럼.
잠시 절망도 했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런데 그때 마침 라디오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연이 나오는 겁니다.
바로 머릿속에 입력을 했죠.
그래 이거다 이거. 이렇게 하면 웃기겠지?
쇠뿔도 당김에 빼라고 퇴근길 진짜 그대로 해봤습니다.
그녀가 저쪽에서 걸어오길래 앞에서 일부러 비틀거리고 있었죠.
그러니까 술을 마셨냐고 묻더라구요. 내가 대답했어요.
아... 그쪽에서 절 이렇게 온통 흔들어놨잖아요. (술취한 목소리로 ^^;)
그랬더니 과연 그녀가 웃습니다.
역시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진리였어요.
그녀가 나한테 넘어올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진 오늘.
날 이제 개그맨이라고 불러주세요.
[♀] 그 여자...
우리 사무실 최고의 썰렁맨.
같이 있기 힘들만큼 재미는 없지만 대신 착하고 반듯하긴 한 사람.
...이라고 생각했는데. 아휴. 그것도 아니었나봐요.
퇴근길에 보니까 길거리에서 호랑나비 춤을 추고 있는 거예요.
막 비틀비틀 거리면서.
어머! 웬일이야. 이 시간부터 술을 마셨나.
깜짝 놀래서 쳐다보는데, 날 보고 아는 척을 하더라구요.
순간 나한테 확 쏠리는 주위사람들의 시선.
어머! 아니, 아니에요 난 이 사람 몰라요. 그렇게 변명할 수도 없고.
저기..술 마셨어요? 하고 물어봤죠.
그랬더니...뭐라구요? 내가 자기 마음을 흔들어서 마구 흔들리고 있다나. 뭐라나.
아후. 이 남자 썰렁하긴 해도 반듯한 줄 알았더니 진짜 유치하고 느끼하기까지.
정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어요. 자기도 민망한지 따라 웃네요.
이런걸 귀엽다고 해야할지 아니면...뭐.
근데 뭐... 귀엽긴 귀엽네요.
카페 게시글
그 남자..그 여자
[그 남자 그 여자] 날 이제 개그맨이라고 불러주세요
카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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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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