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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12km (209km)
아침 7시에 눈이 떠진다.
몇시간 후에 있을 산악훈련을 대비해서 바나나 1개를 먹어둔다.
잘 먹어야 잘 달릴수 있다는 생각으로...
3세트를 하기로 하고 내가 먼저 출발한다.
조금은 적응이 되어 가는 듯 슬금슬금 오름길이 즐거워진다.
날으듯 내림길을 달리고 점점 깊어가는 숲속의 향기에 젖어
든다.
산 중턱 약수터에서의 물 한모금은 몸의 활기를 더해 주고..
많은 등산객 사이를 스치듯 지나는데 "춘천마라톤 몇일이야"
"네 10월 24일 이요.."
"그때 봐요.."
"네"
열열 팬이 있으니 열심히 달려진다.
"저 양반들 한동안 안보이더니 또 보이네.." 등등...
육체는 달콤한 숲속향기에 젖고 바람에 실려 두둥실 님에게로 향하는 듯..
극에 달하는 호흡에서 짜릿한 쾌감이 다가온다.
삼복중 5세트는 무리일것 같아 3세트로 마무리 한다.
땀은 쉬지 않고 흘러 내리고 흘러 내린 땀 만큼 몸을 가벼워진다.
다 달린 뒤 밀려오는 깨끗한 피곤함이 영혼을 맑게 한다.
7월 28일...5km(197km)
이른 아침 비는 내리고
뿌연 안개속에 더위와 습함이 함께 있는데
짝지님은 자꾸 나가자고 야단이다.
내일 산악훈련을 하려면 몸을 적당히 풀어놓아야 한다며..
11시 스폰지님 공사현장에 잠시 시찰을 하고 북한강에
도착하니 11시 30분...고온다습한 기온이 절정에 달한다.
출발 하려 하는데 개 한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거리며 보랏빛
벌개미취 사이를 넘나든다.
크기가 예사롭지도 않을 뿐더러 겁 많은 내가 그곳으로 지나가기는
무리인것 같아 출발지점에서" 개좀 붙잡아 주세요~~~"
짝지님은 걸어 가자고 하고...
개 주인은 괜찮다고 하고...주인이나 괜찮은 것이지 개가 덤벼드는데도
괜찮다고 하니 참 웃긴다.
하여,
괴성을 질러버린다.
으~악~~~~~~~~ 1차 경고, 소리를 질러놓고...출발 부터 마음이 상한다.
졸졸졸 흐르는 물속으로 풍덩 빠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소용돌이친다.
짝지님 이라도 물 속에 들어 갈까 했으면 들어 갔을 것인데 ...
마음 몰라주고 앞서 달리니 쫒아 갈 수 밖에..
더위에 지쳐 하마터면 버려질 시간속에서 달리고 나니 몸이 많이 가벼워졌다.
공포의 산악훈련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으~~~
낼 봐요~~!!!
7월 28일...10km(192km)
몇일 동안 일이 힘들 었는지? 운동이 힘들 었는지? 마음의 행로 때문인지?
몸속 구조물이 어긋난 것처럼 폐허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유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을 접어야 함을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것은
무지함에서 오는 것...하여 땡볕으로 나가 달려서 모든 것을 날려 버리려 한다.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며 밥 먹는 것을 두려워 하는 짝지님과 밀린 정이 남아 있는
강변에 도착한다.
레시피상 오늘은 20키로...허나 볕의 강도로 보아 그리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일단 10키로를 달리고 난뒤 결정하자는 짝지님이 먼저 출발하라 한다.
"5분페이스로 달릴터이니 먼저가.."
"나도 5분?페이스로 달릴 것인데...?!"
말도 안되는 얘기를 허공에 버리고 첫걸음을 디뎌 본다.
한계절 피었다 지는 꽃의 아름다움을 곁에 두고 달리는 나는 허락 없이 꽃위를 날으고...
꽃과 나비의 만남을 시샘하며 그렇게 마음 놓을 곳을 찾으며 하냥 달린다.
한 종교인의 남을 배려 하지 못하는 행동에 대해 언찮은 말을 해야 했음이 정의로운 행동
이였나를 생각하며 달린다.
목탁을 두드리며 기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기도소리는 허공을 맴돌다 강물위로 사그러져 버린다 아무런 의미 없이 ...
자신의 욕망만을 갈구 하는 기도 소리... 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도 없고.
7키로를 넘어서니 모든 것이 평온을 찾는다.
육체와 정신의 합일점을 찾은 듯 기계적인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며 편안한 상태로
접어든다.
격정적인 심장의 고동소리, 팽팽한 근육의 긴장이 더더욱 깊은 희열의 늪으로 향하게 한다.
하마터면
이 향기 잊고 살뻔 하였는데...바람에 실려오는 애달픈 향기로 나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7월 26일 ... 9km (182km)
밤새 내린 비의 흔적들이 있고 앞으로 더 내릴 기세를 보이는 날씨.
게으름을 피우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집을 나선다.
힐 인터벌 자리에 가니 흙탕물이 엉겨 있어 걍 기본만 달리기로 하고
우리의 출발지점에서 출발한다.
하루가 다르게 피어 오르는 연보라 벌개미취가 달리는 나를 응원한다.
길게 이어지는 꽃길을 달릴때는 나도 한떨기 꽃인양 하다.
긴긴 먼먼 길을 달려 다시 올때 까지 나를 응원 할 것이다 아마도.
4키로를 달리고 약간 오르막 길에서 인터벌 10회를 하기로 한다.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짐을 느낀다.
첫번째 세트를 달리려 하는데 도저히 달릴수가 없어서 잠시 휴식을 더 취한 뒤
10번을 간신히 채우고.. 짝지님은 펄펄 나른다.
뱃심으로 달린다나 어쩐다나 ...ㅋㅋㅋ
목적 덜성을 하고 약간 가벼워진 몸으로 시작 했던 지점으로 다시 달려간다.
점점 높아져만 가는 육체의 한계점을 팽팽히 유지하며 달리고 달리고...
산은 구름을 털어내려 하고 강물은 불어난 물을 털어내려 부산히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나도 뭔가를 털어 내려는 몸부림을 하고 있는 듯 한데...그것이 무엇일까?
7월 25일 ... 10km (173km)
산악훈련 뒤 하루를 쉬었지만 긴 시간 노동을 한 뒤라 피곤이 여기저기에
묻어 있는 몸을 이끌고 훈련장소로 향한다.
짝지님은 수동으로 가면서 날 북한강에 떨쳐놓고 가버리고... 소지품을
보관하기 위해 누군가를 기다려 보지만 아무도 오지 않고...서서히 몸을
풀었으니 10키로를 쭉~~달려봐야겠다.
어수선한 강변의 분위기를 잠재우는 현호색 벌개미취를 감상하며 달린다.
이외수를 닮은 닭사장님...예술 하시겠어요?
항상 맥 없어 보이는 스폰지님...그래도 한다면 하는 스폰지~
앗~묘령의 여인에게 이끌려 달리는 기관차님...페메 한다더니..
힘이 남아 도는 치악산님 ...3시간 20분에 도전을...힘들 껄~~ㅋㅋㅋ
겅중겅중 힘들이지 않고 달리시는 에디쉬님...티벳을 외치며 물에 풍덩 ~~
유난히 힘들어 보이는 천리마님이 차례로 힘~~을 외치며 ...각자의 기량
만큼 달리고 있다.
도시의 매미 소리는 절규에 가깝고..
강변의 매미 소리는 애절한 구애의 노래에 가깝다.
어김없이 내가 가야할 길을 가고 있는가 지금 나는?
내 길을 가기 위한 절규를 하며 점점 달아 오르는 스피드를 즐겨본다...스피드랄 것도 없지만서도..
꺼질듯 꺼지지 않는 호흡...
내 안에 있는 까닭 모를 확신을 간직하고 달린다.
10km..완주
7월 23일 ... 산악훈련 16km (163km)
건너 뛸 수 없는 산악훈련이 있는 날 ...금요일.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비가 내린다.
이부자리에 머리 박고 미적거리기를 한시간 여 동안 한다.
"뭐해~~~???" 하며 짝지님은 달리기 복장을 하고서 혹여 내가
가지 않는다고 할까 싶어 갖은 얘교를 부리며 날 꼬셔된다.
"그래 갑시다."
다행히도 비가 그쳐 가기는 하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아 있어 하는 날씨다.
검은 구름이 산에 걸터 앉아 있어 더욱 침울 하기만 하다.
힘겨움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하고 비에 젖은 흙길을 따라 달려본다.
최대한 천천히 몸의 상태를 살펴본다.
풍성한 숲들이 갈길을 막지만 멈출수 없음을 그들도 아는지라 말리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산길을 헉헉 거리며 달린다.
달리는 속도가 다르다며 각자 알아서 달리자는 짝지님은 번개 처럼 시아에서 사라지고..
절대고독을 곱씹으며 달린다.
내 몸에 있는 모든 기관들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들기를 거듭거듭 반복하고 험난한
한걸음의 의미를 부여 하며 걷지 않고 달린다.
가파른 오름길이 길게 이어지는 순간 .. 아~~더는 못 달릴것 같은데 하는 순간 다시
평지가 나와 못 달릴것 같은 순간들을 넘기게 한다.
1세트 적당히 몸을 풀기로 하고
2세트 좀 더 힘차게 달려 보기로 하고
3세트 마지막 이려니 하고 달리면서 약간의 마음의 동요가 생긴다.
2세트를 더 달려서 3시간을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이왕 훈련에 임한 것이니 포기만 하지 않으면 어찌 되었든 5세트까지 달리수 있을 것 같은데..
3세트를 마치고 옷까지 갈아 입은 짝지님에게 두세트 더 달리자 하니 "왜 그래~~정말이야?"
4세트 짝지님은 다시 옷을 갈아 입고 마눌의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에 동참한다.
달리니 달려지기는 하지만 몹시 힘겹다.
오름길은 힘차게 평지나 내림길은 천천히....
1세트를 더 달리는 것은 무리 인것 같아 4세트로 마무리.
머리카락 한올을 뒤로 넘길 수 없을 만큼 힘이 들고 얼굴은 해골이 되어 있다.
2시간 22분 59초...
전날 일이 많아 피곤함이 남아 있었고 여름을 타는 터라 섭생이 불량하야 오늘 산악훈련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속도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조금씩 적응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던
훈련이였다.
7월 21일 ... 20km (147km)
산악훈련으로 장거리 훈련을 대신 한다고는 하지만 땡볕에 한번 달려
봐야겠다는 요상한 심리가 발동하여 일찍허니 집을 나선다.
최소 20키로를 목표로 한다.
허나 출발도 하기전에 서서히 꼬리가 내려 앉는다.
모든 것을 태워 버릴 듯한 기세로 내리 쬐는 볕속에 뛰어 드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4분 페이스로 달려간다.
일단 10키로를 달려 보고 ...
따로 따로 달리기로 하고 먼저 달려간다.
고관절에 미미한 통증이 있기는 하지만 뭐 ~문제 될것 같지 않게 달려진다.
몸의 열기와 볕의 열기가 한데 엉켜 감당하기 힘겨울 정도로 올라가고 있다.
훅~~하고 뿜어져 나오는 내 안의 열기를 길위에 뿌려놓고 한땀 한땀 바느질
하듯 건너 뜀 없이 달려 진다.
다시 원점에 서서 ..
그만 달리자는 짝지님의 약한 모습에 "여기서 멈출 수 없지요...." 하며..
실은 나도 무지 힘들고 그만 달리고 싶은 마음 간절 하그든요...!!!
다시 10키로를 향하여 달린다.
아침 나절 풀숲에서 울어주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내려 놓아야할 마음을
저 풀숲에 내려 놓으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그 풀숲에 노란 달맞이꽃이 힘 없이 바람에 흔들리고 나도 흔들리고...
달이 지구에서 달아나지 못하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있기 때문이라는
어느 시인의 싯구...
너 있어 나 존재 한다는 것... 존재의 기쁨을 느끼며 달린다.
길가에 앉아서 "이제 그만 하시고 쉬셔요..병나겠어요..."하는 초로한 아저씨의
말씀에 쑥쓰러워져 멀건히 강물만 바라보며 달린다.
젊은 청년이 강을 향하여 깊은 시름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며 그도 달리다 보면
젊은 날의 고뇌쯤은 날려 버릴 수 있을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하며 함께 달리자고
말하고 싶으나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젊은 날의 고뇌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것...나이들어야
비로서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30키로를 달리고 싶었으나 현재 날씨로는 무리가 있는 듯 하여 20키로로 만족.
7월 19일... 11km (127km)
6분페이스로 5키로 조깅
100미터 오르막 오르내리기를 25번 ...5키로
인터벌 5회...1 키로
고관절이 약간 삐걱 거린다.
조금 가다 보면 좋아 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달리는데
어제 빡시게 달렸던 것이 문제인지 영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하기야 몸이 말을 들을 리 있겠는가...넘 혹사 하는 것은 아닌지?!
장마뒤 찜통더위를 실감케 하는 날씨다.
인터벌 30회를 한다는 짝지님..
나도 언덕 오르내리기로 5키로를 논스톱으로 달려야겠다.
조깅 5키로 속도와 언덕 오르내리기 5키로 속도와 1초도 틀리지 않고
똑 같은 시간에 달려졌네...신기하기도 하지...
짝지님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전력질주 5회 실시.
7월 18일 ... 12km(116km)
북한강을 향하여 가는 길...산자락에 걸려 너울 거리는 안개 구름이 아름답다.
하늘은 두꺼운 구름으로 가득하여 언제고 비를 뿌릴 준비를 하고 있고 나는
비를 맞고 달리 준비가 되어있다.
주로는 물로 넘쳐나고 달림이들로 넘쳐난다.
간단히 몸을 풀고 있는데 찍기님과 천리마님이 달려 오신다.
술에 지친 짝지님은 조금만 달릴 거라고 엄살?을 피우고 ...
어찌어찌 함께 출발하게 한다.
짝지님과 적당히 맞춰 달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은 10키로 논스톱으로
달려 볼 생각을 하며 달린다.
천리마님의 꼬임에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아 ~페이스 좋아요. 호흡에 무리도 없고..."
이런 한마디에 초보는 골병 드는 줄 모르고 무조건 달린다.
아니 쫒아 갈 수도 없고 가자니 힘이 들고 ..뒤에서 달리는 짝지님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냥 달리란다.
2.5키로에서 부터 짝지님 소리는 없어지고 죽으나 사나 천리마님 끈에 이끌려 달리고 있다.
속도가 좋다고 하는데 여기서 멈추면 자존심 상하고...이게 병고란 말이지...
2키로를 남겨두고 천리마님 뒷 모습을 보며 달린다.
얄미로운 천리마님.으으으~~~
"자 ~허리로 달린다고 생각하고 일정하게 이 속도로 10키로를 달린다 생각하고..."
대꾸할 힘도 없다.그냥 그런 생각만 가지고 달린다.
이쯤에서 나는 빽해서 논스톱 10키로를 달리려 생각 하고 있는데..
"자~~팔치기를 힘차게 해서 하늘을 날아 간다는 생각으로...."
10키로를 포기 하고 ...
혼자 달리면 편하게 달렸을 것인데...왠수 왠쑤!!!
그러나 시계를 보는 순간 희열이 밀려온다...35분 16초
잠시 깊은 아라한의 세계에 빠져 들고,,,
5키로 조깅으로 마무리 하자는 말에 시큰둥 하다가 놀면 뭐해 ~~달려야지.
2.5키로 지점에서 멈춘 짝지님과 천리마님을 걍 무시?하고 ...쉴 기운도 없어서리..
갈비탕으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며 몰빵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웠다.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멍하게 있다니...
특히 영일만의 얼굴이 예사롭지 않으니 C그룹 긴장하세요 ㅎㅎㅎ.
오늘 페메 하시느라 수고 하신 천리마님 감사^^
7월 16일 ... 12km 산악훈련(104km)
비가 올 것인지 아니 올 것인지??
오랜 기다림의 벗이 올 것인지 아니 올 것인지??
장사가 잘 될 것인지 아니 될 것인지??
사랑하는 님?이 올 것인지 아니 올것인지??
...다가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기대가 앞서는 아침나절에
무수한 생각이 겹쳐지나간다.
오늘 내가 소화 해야할 훈련이 있기에 행복한 것인가?
고통이 있어 불행한 것인가?
행복과 고통이 교차 하는 지점엔 무엇이 있기에 그 끈을 놓지 않고
달리려 하는가??
서서히 숨은 턱에 차오르고 부드럽게 와닿는 숲속 바람결이 흐르는 땀을
닦아준다. 유난히 많은 등산객들을 헤치며 경사진 곳을 향하여 오를때는
온몸의 신경줄이 곤두선다.
몸속에 꾹꾹 눌러 놓았던 숨을 뱉어 내며 푸우하~~~허 허 헠~~
막바지로 치닫는 오름길에 서면 걷고 싶은 욕망이 한발 앞서간다.
중년의 아주머니가 춘천마라톤 나가셨어? 하며 저만큼에서 나를 보며
좋아라 한다.
네..작년에 나갔고 이번에 나가야죠 하니 당신도 매년 마라톤이 있는 날이면
구경하러 그곳에 간다고 한다.
아주머니 목소리는 달리기의 그 오묘한 맛을 아시는 듯 펄펄 날아 다닌다.
아마도 경력이 있는 듯 하다.
이번 춘마에서 보잔다....헐 ~~2만명중 어찌 나 한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인터벌후 어제 충분한 휴식을 취했어야 하는 것인데 어제 질주 본능을 이유로
내달려서인지 몹시 힘이 들어 5세트를 달리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짝지님도 마찬가지로 몹시 힘들어 하고 ..
하여 3세트만 달리기로 한다.
아무리 천천히 달린다 해도 힘겨움은 그대로 인것을 아~~더는 못 달리겠다
싶어 잠시 걸어 본다.
무더기로 오르는 등산객들 사이사이로 바람 빠져 나가듯 달려지는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간혹 박수를 쳐 주는 젊은 새댁들이 있어 손을 들어 답례를 해 준다.
나한테 물어 보면 될 거인데 짝지님에게 "아저씨 운동선수예요?"
"아니요 마라톤 선수예요.."
"아~마라톤 톤~~마라톤이래..저 아줌마 대단해..."
왠지 쑥쓰럽다.
그냥 모른척 해 주었으면 좋으련만...ㅎㅎㅎ
춘천마라톤에 구경하러 가신다던 아주머니와 또 마주친다.
"몇번이야?"
"세번째요~~"
배번호가 몇번이냐고 물어 보는 것이였다.
정말 응원 올려나 보네...아직 배번호는 모른다고 하고...아주머니 목소리가 이젠
몹시 흥분되어 있다.
나를 만나 행복해 하는 그를 보며 오늘 나는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구나 하는 마음을 이끌고 약수터에 모여 있는
또다른 등산객들 사이를 빠져 나와 때론 날으고 때론 기어 오르듯 달린다.
목표로 했던 5세트를 달리지 못 하고 3세트로 훈련을 마친다.
저 풀숲에 비가 내리면 골고루 영양분을 빨아들여 더욱 자라 있는 모습으로 거듭 날 것이다.
나도 오늘 여기에서 흘린 땀이 내 영혼의 영양분이 되어 어제의 내가 아닌 오늘의 나로
거듭나리라 믿는다.
산악훈련은 정...말...로...힘들다.
7월 15일 ... 5km (92km)
어제 인터벌 훈련, 내일 있을 산악훈련...오늘은 쉬어야 딱인데
짝지님의 불같은 몰빵게임에 대한 의욕 때문에 북한강으로 끌려
나간다.
C그룹 유망주이신 에디쉬님은 이미 후끈 달아오른 모습으로 땀을
닦으시며 이제 나와서 언제 뛸래? 하는 표정이시다.
전에 없던 열의가 느껴진다.
한달에 100키로도 달리지 않고 20분을 단축 하였는데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다보면 어찌 되는 거야...???
조금전 형설공님이 출발 하셨다하시고...어제 만난 형설공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짝지님의 말에 "그래 어제 나를 째리며 달리시는 것 같던데..
아이 무서워..."
남정네들 사이에서 나는 뭐야 ?!
조깅을 하기로 했는데 질주 본능?이 살아난다.
질주본능이 살아나는 순간 형설공님을 만나고 짝지님은 2키로를 빡시게 달린
다며 달아나 버리고 나는 형설공님과 나란히 달린다.
함께 동반주를 하다가 마지막 500미터를 스파트 해볼 요량으로 힘을 내어
달려 나간다.
살짝 뒤로 밀렸던 형설공님이 100미터도 못 달렸는데 바로 옆에 와서 하는말
"좀 더 땡겨 보시죠..."
나는 속으로 '아이 팔려...'
멈출 수도 더 힘을 내어 달릴 수도 없는 고비를 넘기고 골인...25분 12초.
내일 있을 산악훈련에는 여러 경쟁자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3시간 동안 산에서
달려야 한다는 짝지님... 공포의 대상이다.
일단 게임에 들어서면 1인자가 되고 싶어 하는 남자들의 심리...
그에 반해 아무 생각 없이 남이 달리니 나도 달리는 이해 할 수 없는 내 자신을 돌아본다.
그러나 그것이 나다 라는 생각을 하며 훈련을 마친다.
그래도 가능성은 언제나 있는 것이니 몰빵의 영광을 안으면 어디에 쓸까? 즐거운 고민을 해 본다.
7월 14일 ... 13km (87km)
이른 새벽 짙은 안개가 산 허리를 감싸고 돈다.
다시 잠을 청해야 하나?
여름날 이런 기온에 달리는 것이 딱인데...
짝지님이 호응을 안 해 줄것 같고 잠도 없냐 할 것 같아서...
대성리에 10시쯤 도착 한다.
형설공님이 저 아래 is자리에 주차를 하고 우린 그 위 백수 자리에 주차를 하고
일단 몸풀기 5키로를 할 생각으로 달려 나간다.
산행 뒤 하루를 쉬었으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앞세우고 달린다.
억수로 쏟아지던 비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흐터져 있다.
천천히 시작하여 조금씩 가속하여 달려본다.
오늘의 중요 훈련 힐 인터벌!!
짝지님은 50회를 해야 한다고..
그러지 말고 일단 30회를 향하여 해봅시다.
기존에 했던 것 처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 조금 부하가 덜 걸리는 속도로 달리고
내려 올때 천천히라도 달려 내려 오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힘은 들어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좋은 것 같다.
20회를 그렇게 하고 나머지 10회를 전과 같은 방법으로 ...
쏟아지는 땀을 닦아 내며 2키로를 더 달려 훈련을 마침.
오늘은 몸풀기 5키로를 생각 보다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고
인터벌도 꾀 부리지 않고 열심히 했으며
마지막 2키로 달리기도 열심히 달렸다.
아담한 화단에 예쁘게 피어 있던 채송화와
새벽에 보았던 짙은 안개가 님의 모습인양 자꾸 다가선다.
7월 13일 ... 휴식
7월 12일 ...10km(74km)
일요일 저녁 춘천에 도착하여 일박을 하고 아침일찍 일어나
오봉산과 부용산을 섭렵하고 청평사에서 편안한 한때를 보냈다.
7월 11일 ...6km (64km)
긴긴 피곤의 터널을 지나 오늘은 나 자신을 위하여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날이다.
일요훈련이 있는 날이기에 북한강으로 향한다.
드문드문 내리는 비는 내 마음의 여유로움을 적신다.
천리마님과 산성님은 훈련을 다 끝내시고 강물에 퐁당~ 몸도 마음도 초딩?!
하루의 시작 ..나에게 달리기는 습관이 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달린다.
금요일 산악훈련의 힘겨움이 남아 있지나 않을까 해서 조심스럽게 달려본다.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여러 회원님들도 나와 달리고 있으니 분위기도 탈겸해서
초반 부터 속도 있게 달리고 있는데...
조깅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달리면 근육이 어찌 된다며 속도를 조절하라고 한다.
넵~~!!!
바로 꼬리 내리고 달려 가는데 복장은 마라톤 복장인데 머리에 풀을 이고 걸어 오시는 분은?
농부?
점점 다가가며 선명 해지는 분은? 치타님~~
"아니~~이제 나와서 뭐해~~~" 치타님의 한 말씀.
'저 오늘 무지 한가 하거든요.'
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달린다.
이제 막 비에 젖어 가는 길위의 촉촉한 분위기에 살짝 기대며 달리고 있는데 회장님과 보스톤님이
코너를 돌아 오신다.
옷도리를 벗어 허리춤에 끼고서리~~~ 서로 민망한 시선을 주고 받으며 힘~~!!!
3키로 지점에서 반환하여 페이스를 높여가는 짝지님에게 한마디..
"조깅 해야 한다면서 왜 이러는 거유~~~"
"5분 페이스인데?! ... 당신은 5분 페이스가 무리지 ..."
헐~~~!!!
무시 하는 거야 위로 하는 거야 뭐야요?
그래도 마지막 1키로는 5분 페이스로 달렸다.
부담 없이 여유로운 하루를 이렇게 시작 했다.
7월 9일 ... 야산 달리기 12km (58km)
야산 달리기가 있는 날이다.
이제 서너번 달렸으니 적응도 될만 한데 공포 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나친 음주로 아침에 못 일어날 것 처럼 끙끙 거리던 짝지님이 왠일로
벌떡 일어나 훈련 해야 한다고 한다.
몰빵 게임의 효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
그에 비하면 나는 개념 없이 달리기만 하지 목표고 뭐고 아무 것도 없다.
1세트...
한 농부가 텃밭에 앉아서 밭을 메고 있다.
낮선 이방인의 차림새가 어색 했는지 조금 처다보다 고개를 돌린다.
긴긴 오르 내림의 길을 가야 하는 나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한계점에 달하는 호흡이 끈기지 않고 이어지고 있음은 살아 있음일진데..
푸우우~~하고 내 뱉는거친 숨소리에서 영혼의 울림을 듣는 듯 하다.
지난주 우중주 때 보다는 약간 빠른 듯 달려짐을 느끼며 약수터..
바로 턴해서 하산...30분 26초
2세트...
첫세트를 뛰고 잠시 쉬는 동안에 몸 안에 머물고 있던 화기들이 짠뜩 피부를
통하여 밖으로 밖으로 향한다.
두번째 세트이니 첫세트 보다는 조금 수월 하지 않을까 하는 착각아닌 착각으로
오름길을 달릴 때는 거의 코가 땅에 닿는다.
등산객들의 요상한 말도 들으며 그들에게 길 양보를 요구 하며 거침 없이 달린다.
끝은 분명 나를 기다리고 있고 나는 그 끝을 향하여 멈추지 않고 가고 있으니
이 순간의 힘겨움을 즐거움으로 즐기자 즐기자~~~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달랑 마시고
저 아래로 줄행랑 치듯 달린다.
복병 두어 군데를 지나 다시 원점에 도착...31분 32초.
몸에서 주독이 다 빠져 나갔느냐고 짝지님에게 물어 보니 다 빠졌다고 한다.
그럼 깨끗한 몸으로 한 세트 더?
3세트...
정말 힘들다.
왜 한 세트 더 하자고 했을꼬?
오름길만 나타나면 후회 막급이다.
에이고~~걍 가자 할껄 껄~~~
이렇게 한고비 한고비를 넘고 나니 또다시 약수터에 도달...달콤한 약수 한모금을 마시고
오늘도 성공의 세레머니를 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달린다.
흐르는 땀이 눈으로 들어가 눈이 따갑고 ...32분 44초
각다귀인지 모기인지 모를 시꺼먼 놈이 다리에 들려 붙어 응분된 내 혈액을 쉼 없이 빨아
먹는다....이놈~~~이~~신선한 건 알아가지고...
지금때가 어느 때인데....죽을랴?!
토란대 쭉 뻗어 잎사귀 하늘을 향하여 마음껏 양분을 흡수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 산속에서
마음껏 내 몸에 필요한 양분을 흡수 하였음에 충만한 마음이 든다.
짝지님의 음주와 늦게 운동을 시작해서 오늘은 3세트로 마감...
7월 8일 ... 휴식
내일 산악훈련을 해야 하므로 오늘은 편하게 쉬기로..
7월 7일 ... 6km (46km)
나리꽃이 현란하게 피어 있는 천마산에 올랐다.
옥잠화를 발견했고..
7선녀 소나무 그늘 아래서 멀리 보이는 능선길을 따라
한 없이 한 없이 나래를 펼치고 날아갔다.
7월 6일 ... 12km (40km)
인터벌 하는 날..
천클에 몰빵 이벤트를 붙여 놓았으니 가을의 전설이 되기 위한 전설님의
투지는 더욱 깊어 질 것이다.
가을의 전설 도전기 2를 기획하고 있는 전설님 때문에 나는 어정쩡한 사이에서
갈피를 잡기 힘들다.
스피드냐? 지구력이냐?
내 생각에는 스피드는 아닌 것 같고 지구력으로 밀고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자꾸 스피드 훈련을 하라는 전설님이다.
5키로 달리기로 썬텐을 하고 힐 인터벌을 하자고...그러자고요.
한참을 달린 것 같은데 이제서 1키로를 조금 벗어나고 있다.
하나 둘 늘어난 꽃 가족들이 이리저리 바람에 흩날리고 나는
뜨거움에 아지러지고...
2.5키로 지점에서 반환하여 돌아 오는 길은 여유롭게 달려진다.
갈때 보았던 독사 한마리가 똑 같은 자리에 꼼짝 하지 않고 있다.
에디쉬님 얘기로는 교통사고를 당한듯 하다고...
전설님 인터벌 25회 하는 동안 나는 계속 반복하여 그늘에서 7키로를 달렸다.
땡볕을 달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루한 그늘에서 반복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생각에...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르고 ...짝지님은 인터벌 25회를 무사히 마치고 ...운길산 장어를
점심으로 먹었다.
뜨거운열을 뿜어내며...
7월 5일 ... 5km (28km)
우연한 만남이 있기에 삶은 향기로운 듯 하다.
어제 그 우연한 만남에서 쏟아지는 웃음은 그 어떤
약속된 만남에서 나오는 웃음 보단 담백하고 소박
했다.
천리마님 산성님 에디쉬님 기관차님 스폰지님 영일만님
그리고 무사이 전설님...
만남 뒤에 오는 그 찌리한 여운 때문에 아침이 무척 괴로운
짝지님을 이끌고 대성리로 향해본다.
11시가 되었으니 뜨거움은 최고조에 달하고..
짝지님은 코치 할터이니 나만 달리라고 하고..
5키로를 목표로 달려나간다.
산악훈련 뒤에 남아 있는 근육의 피로가 그대로 느껴진다.
5키로 ...버거운 거리는 아니지만 뜨거운 태양 아래서 달리는 몸은
어느덧 뜨거운 불덩이가 되어가고 있다.
연보라색 벌개미취가 띄엄띄엄 초록 사이에 박혀서 웃고
있는 길을 따라 1키로 정도 달렸을까 ...
달맞이꽃이 뜨거운 태양아래 힘없이 이즈러져 있다.
내가 이즈러지듯 그렇게...
한 낮의 열기를 이겨내고 어둠이 깔리면 활짝 웃는 달맞이꽃..
달맞이꽃 향기는 어떠 할까?
작년의 그 꽃은 아닐 것인데...반갑고 또 반갑기만 하다.
살이 익어 가고 있을 즈음..코치님의 모습이 보이고 마지막
걸음을 멈추어야 하는 순간에 다다른다.
10여분을 서성였지만 땀은 거두어지지 않고...
길가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가 한마디 하신다
"저 나이에~~~놀라워..."
나는 못 들은 척 딴청을 하며 부지런히 자리를 뜬다.
왤까?
7월 4일 ... 천마산 깔딱고개 3km(23km)
한 계절의 절정을 향하여 가는 달 ...7월
나리꽃이 부끄러움 없이 속내를 들어내고 있는 계절.
산이 행복한 계절이다.
산이 행복하니 나도 행복 해야 마땅한 것인데 어찌
어찌 이리도 마음이 스산한지...
촉촉히 젖어 있는 산길을 걸으며 사람의 마음도 이렇듯
촉촉하게 젖어 있었으면 ....
까칠한 고집과 메마른 눈물로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린
아니,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살아가는 것인지..
숨이 깔딱 넘어 가는 곳 깔딱고개에 다다른다.
기존에 있던 등산로로 향하여 보지만 길은 흔적만을 남겨 놓고 있을뿐...
다시 왔던길로 돌아 가란다.
새로운 길 보다 정든길로 향하고 싶었지만...
많은 등산객들이 오른다.
그중 내 눈길을 멈추게 하는 다정한 부부? 혹 연인?이 두손을 꼭 잡고 오르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내 가슴이 두근 거린다.
거친 호흡과 육체의 힘겨움을 익숙한 손길로 서로를 격려 하며 오르는 뒷모습을
보며 내 심장이 두근 거리는 것은 무었때문인가?
짧은 산행 속...타인의 행복을 잠시 질투 하며 하산.
산을 향하는 구름은 한폭의 그림처럼 그렇게 너울 거린다.
7월 3일 ... 휴식
7월 2일 ... 산악훈련 20km
왕복 4km가 되는 산을 달려야 한다는 코치님을 따라 집을 나선다.
뭐? 끌려 가듯 끌려 가는 심정으로 코치님 뒷자락에 불만 스런 자세로
뚜벅뚜벅...
몇세트를 달릴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다.
일단 한세트 ..최소 2세트는 달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발선에선다.
습기 99.9%...
한시간 안에 분명 비가 내릴 것 같다.
출발 부터 허리가 꼬부라진다
헉~ 3시간을 달려야 한다는데 출발 부터 허리가 꼬부라지니...
먼저 가려는 코치님을 붙잡고 내가 앞장선다.
뒤에서 가다 보면 포기 할 수도 있으니 내가 끌고 가는 형태를 갖추어야 될것 같아서...
오르 내림을 하는 사이 몸은 불덩이가 되어가고 있다.
참을 수 없는 절대 고통을 마무리 하는 약수터터터~~~
물한 모금으로 여기까지 달려온 수고로움을 풀 수는 없어도 이쯤에서 물을 마실수 있다는
것이 어디인가.
지체 하지 않고 다시 달려간다.
내려 갈 때는 두곳이 복병이다.
그 이외엔 모타단듯 잘 달려진다.
33분 25초
2번째 ...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차라리 비가 내리는 것이 달리기에는 좋을듯 싶다.
후두둑 후두둑 거리는 비는 몸의 열기를 내려 주기엔 금상첨화다.
가끔 다니는 등산객들이 우릴 보는 것이 동물원 원숭이 보듯 한다.
아니~~또 오네...
네~~
시선의 흐트러짐 없이 오로지 발 떨어질 곳만을 응시하고 달린다.
약수터에서 다시 반환하여 돌아온다.
내려갈때는 조금 즐겁다라는 생각이 쪼금 든다.
몸이 적당히 부하가 걸리면서 부드러워짐을 느끼는 순간 마음 한켠에 한세트만 더 달려볼까?
하는 야릇한 생각이 든다.
나르듯 내려와 코치님에게 한세트만 더 달리지 뭐~
그다음은 다시 생각하고...
32분 50초.
3번째 ...
한걸음이 지옥이다.
더는 못 달릴것 같다라는 생각을 수 없이 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는 나 자신을 이해 할 수 없어진다.
아직 익숙치 못한 장소 얼마나 더 가야 약수터가 나오나? 오로지 이 생각만으로 달린다. 아니 걷는 것 보다
조금 빨리 걷는듯 달린다.
이상한 것은 올라 갈때의 그 고통이 내려갈때 다 잊게 된다는 것...
무릎 아래 쪽은 이미 흙탕물에 비빔밥이 되어 있고.. 겅중겅중 거리다가 헥~헥~거리다가 ...
끝없이 치닫는 심장의 고통을 서서히 내리며 다시 원점으로..
34분 49초.
4번째...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달리자..
비 맞고 망가진 몸 한세트 더 달린다 해서 죽기야 하겠나?
코치님은 행여 내가 그만 달리자고 할까봐 노심초사 하는 것 같으니 딱 한세트만
달리고 말자!!!
코치님은 스피드를 내어 달려 본다고 나더러 먼저 가라고 한다.
아니..산에서 왠 스피드?
그랴요 먼저 갑니다.
아 ~~
한걸음이 인내요
한걸음이 생과 사의 갈림길 같은 이 힘겨움을 누가 알리요.
새 울음 소리도 비 내리는 소리도 내 심장 뛰는 소리에 묻혀서 들리지 않는다.
비에 젖은 육신을 이끌고 가로라...
내 삶의 흔적들을 지우려 함인가...
아님 삶의 흔적을 남기려 함인가...
그렁그렁 약수터에 도착해 물 한바가지로 세수를 하고 다리에 물 한바가지를 부어
위로 한다.
골진 비탈길에 졸졸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서 ...움푹한 곳 물 웅덩이를 건너고
돌맹이 처럼 넢쭉 업드려 있다가 내 발에 체이기 일보 직전에 뛰는 시늉을 하는 두꺼비..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
1세트를 더 달릴 것인가? 말것인가?
올라 갈때는 절대 더 달릴 수 없을 것 같은데 내려 올때는 조금 상태가 좋아진다.
35분 34초
하여..
5세트를 향하여...
정말 마지막으로...
코치님은 내가 더 달리자고 하니 믿기지 않다는 표정으로..
"그래 천천히 걷는 것 보다 조금 빠르게 마무리 하자..."
이젠 더이상 망가질 것이 없는 상태..
더 이상 힘이 날 수 없는 상태..
말할 기운도 없는 상태를 넘어 넘어...마지막 흙길을 밟는 순간 피로감이 몰려온다.
37분 22초
공포의 크로스 켠추리...
풀코스를 달리고 난뒤에 오는 뻐근함..엘리베이터에 서서 서로의 몰골을 보며 나오지 않는 웃음을
피식 웃는 짝지님과 나...미련한 것인가? 바보인가?
그래도 3번째 세트 달릴때 쏟아지는 빗속에서 어느 영화에서 봤던 상황 재현을 할 수 있었던 순간이
뇌리에 스치는 것을 보니 바보는 아니가 보다.
첫댓글 오랜만에 회원님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무사이님과 전설님의 한결같은 아름다운 미소와 편안한 마음덕에
더욱더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사이님 훈지 보면 자극이 많이 되네요. 오늘도 무사이님의
훈지를 읽고 열심히 훈련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무사이님 힘
스피드 훈련을 하면 지구력이 더더욱 강해집니다. 힘
강력한 우승후보~~무사이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