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역 앞 승강장에서 360번 버스를 타고 장흥을 지나 남의 산행기에서 봤던 정자리 일영유원지에서 내려 미련하게 앞에 보이는 노고산을 일영봉으로 착각하고 가다 돌아와 거꾸로 버스를 타고 6정거장이나 되돌아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꽃들을 보며 20여 분을 걸어 1시간 10분이나 까먹고 황토숯가마를 지나 산으로 들어간다.
가느다란 밧줄들이 매여있는 된비알을 치고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일영봉(443.8m)으로 올라가니 텐트 한 동이 쳐져 있고 젊은 남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삼각점은 깔고 앉았는지 찾을 수 없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정상에서는 조망이 일망무제로 펼쳐져 도봉산과 북한산이 가까이 보이고 말 그대로 오늘 가야 할 앵무봉 일대가 한눈에 들어와 절로 탄성이 나온다.
막걸리 한 컵 마시며 한동안 주위를 둘러보고 잘 나 있는 산길 따라 고비골고개로 향하다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꺾어 수리봉 들머리인 371번 도로의 돌고개 입구로 내려간다.
통신탑에서 소주 한잔 마시고 가파른 산길을 지나 모처럼 나타나는 암릉 지대들을 넘어 정상석이 서 있는 수리봉(x517.6m)으로 올라가면 벌목이 되어 있어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고, 개명산과 앵무봉이 지척으로 보이며 도봉산에서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파노라마는 산객을 감탄하게 만든다.
벤치에 앉아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다시 소주로 목을 축이고 꽃잎들로 덮여있는 바위지대를 내려가 말머리고개로 이어지는 주 능선으로 붙어 형제봉 갈림길을 지나 오늘의 최고봉인 앵무봉(621.2m)으로 올라가니 정자에 남녀 두 분이 앉아 삼겹살을 굽고 있다.
일등 삼각점(문산11)과 정상석을 알현하고 갈림길로 돌아와 개명산 군부대를 왼쪽으로 길게 우회하는 사면 길 따라 줄줄이 놓여있는 나무계단과 나무다리들을 타고 헬기장에 정상석이 서 있는 형제봉(x545.5m)에 올라 훤하게 불을 밝힌 군부대를 바라보고 하산을 서두른다.
곳곳에 서 있는 이정표들을 보며 헬기장이 있는 446봉에 올라 목웜마을 쪽으로 낡은 폐 삼각점이 놓여있는 413.8봉을 다녀와 동쪽으로 꺾어 장흥의 현란한 불빛을 바라보며 응봉으로 향한다.
신세계 공원묘지를 지나서 공터에 돌탑 한기가 놓여있는 응봉(x332.1m)을 넘어 뚜렷한 산길을 미끄러져 내려가 371번 도로를 굴다리로 건너서 아파트로 떨어져 토요일 오후의 자투리 산행을 마친다.
첫댓글 공원묘에서 보는 도봉과 북한산 풍경은 마치 불구경 같으며, 앵무봉 주변에서 두릅 따던 시절이 좋았네요
북한산 조망이 대단했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다녀서 두릅은 보이지도 않네요.
장흥 알프스죠. 웬만하면 알프스. ㅋㅋ
밤 늦게까지 고생하셨네요 .
ㅎㅎ 여기도 알프스 저기도 알프스...호남알프스는 한번 더 가야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