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생 여러분, 요 며칠간은 계절적 불청객인 사나운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며 수많은 생채기를 냈습니다. 대자연의 심술 앞에 하찮은 부속물같이 속수무책으로 끌려 다니는 우리인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속절없는 무력함을 다시 인식하며 끝없이 겸손해야함을 강하게 실감했습니다.
동기생 여러분, 다음의 수필은 안병욱 교수의 명상록 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저는 TV에서 전하는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지나간 처참한 흔적들을 쳐다보면서 며칠 전에 읽었던 안병욱 교수의 명상록을 다시 들춰 보게 됐습니다. 그리곤 나름대로 과연 우리인생이 무엇이며 아울러 그 행로는 어떠한 것인가를 음미해 보게 되었습니다.
한 구절 한구절마다 주옥같은 교훈들임을 느끼게 됩니다. 이 안병욱 교수의 명상록을 이미 읽으신 동기생들이 게시겠습니다만 이를 동기생 카페에 옮겨 여러분들과 함께 그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또한 동방(東方)의 노 교수의 주옥같은 에쎄이를 외국인들에게도 알려주고자 영역하여 본인이 운영하는 홈페이지(www.rokfv.com)영문게시판에도 게시한바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안병욱 교수가 추구하는 정신적 가치가 최대한 같은 의미로 전해지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정재성 드림
인생이라는 긴 여행
인생은 긴 여행과도 같습니다.
생명이 탄생하여 죽음으로 끝이 나는
약 7-80년의 유한한 여행,
그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나의 영원한 집이 아닙니다.
얼마동안 머무르다가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한때의 여인숙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이 육체의 장막은
나의 영원한 몸이 아닙니다.
얼마 후에는 벗어 놓아야 할 일시의 육의 옷이요
죽으면 썩어버리는 물질의 그릇에 불과 합니다.
우리는 지상의 나그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죽음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죽음에서 도피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순례의 길에 어떤 이는 고독한 여행을 하고,
어떤 이는 행복한 여행을 하고,
어떤 이는 괴로운 여행을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즐거운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산다는 것은 길을 가는 것입니다.
사람은 사람이 가는 길이 있습니다.
짐승은 사람의 길을 갈 수 없고,
사람은 짐승의 길을 가서는 안 됩니다.
인간이 인간의 양심과 체면과 도리를 저버리고
짐승처럼 추잡하고 잔악한 행동을 할 때
그는 짐승의 차원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춘하추동의 네 계절의 순서는
절대로 착오가 없고 거짓이 없습니다.
봄 다음에 갑자기 겨울이오고
겨울 다음에 갑자기 여름이 오는 일은 없습니다.
우주의 대 법칙, 대자연의 질서에는
추호도 거짓이 없고 부조리가 없습니다.
옷이 나의 몸에 맞듯이
인(仁)이 나의 몸에서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인(仁)은 덕(德) 중에 덕(德)이요,
남을 사랑하는 것이며,
참되고 거짓이 없는 것이요
진실무망 한 것이며
사리사욕을 버리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며
꾸밈이 없이 소박하며 굳센 것입니다.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나의 설자리를 알고,
나의 나아갈 길을 알고,
나의 분수를 알며,
나의 실력을 알고,
나의 형편과 처지를 알고,
나의 책임과 본분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 안병욱의 명상록 중에서 -
A long Journey called as "Life" -번역: 정재성
Life is like a long journey
A limited period time of 7-80 years from the day we are born until we die is what we call "life"
The house I live now is not my permanent resting place
It is just an onetime inn I am temporarily staying for a while and have to leave soon someday
The bodily clothing I am wearing is not my permanent dress
It is just a bodily outfit that I have to eventually take off someday and is just a corporeal ware that will soon be rotten after dying
We all must not forget the fact that we are travellers on this earth
Before the death no one can be exceptional
There has been no one who could avoid death
During the pilgrimage someone might have experienced a lonely journey while the other ones might have had happy, bitter and joyous journey
Living is like a walking along the road
There is a road for mankind
Animal cannot walk along the mankind's road
Mankind should not walk along the animal's road
When a man shamefully commits barbaric behavior like an animal abandoning his conscience, face and duty, he will be surely fallen into the animal level
The order of the distinct four seasons of Spring, Summer, Fall and Winter has never shown error or untruth
Because neither winter comes right after spring nor summer passes into winter
In the law of the universe and the order of the Mother Nature, no untruth and irregularities are tolerated
As my dress perfectly fits me, benevolence should not be absent from my body
The benevolence is the best virtue
It means to love others, faithfulness, no falseness and truth
The benevolence further means the fulfillment of mankind's duty and the strong simplicity with no fabrication
To know myself means that at first I know where I should stand, the way I should go forward, the place where I am, what my ability is and my exact present position and to correctly know what my responsibilities and duties are
From a meditation written by Byung-wook Ahn
Translated by Jae-sung Chung
webmaster of www.rokfv.com
첫댓글 인생 길 가노라면 때론 소연해 질때도 있을 것이고,
그른후에 보면 더 반가울수도 있구나 햐면서
"안병욱"선생의 인생길 글을 차근히 읽으면서
친구의 듬듬한 미소를 그려본다,
아마 별일 없나보다
마주한지 한참 되었는데 자리를 마렸할 구실이 맞당치 않아 그래도 한번 봐야지, !
궁리중 이라네, 잠시 기다리 시게나,
아무리 태풍이 몰려와도 오늘같이 구질구질한 날엔 그저 따끈한 동태찌게에 쐬주 한잔이 제격인데.....
한참됐는데.. 하여간 처분만 기다립니다.ㅎㅎㅎㅎ. 봉수 동기생 고맙습니다.
태풍 "볼라벤"이 할퀸 상처가 걱정이 되는데, 모처럼 반짝 토막 햇살 뒤에, '덴빈"이 뒤따라 올라 오고
있군요. 회원님들 주변는 별 피해는 없는지요?
사람의 삶은 주어진 여건에 대응하는 그의 태도에 따라서 삶의 값어치가 매겨 진다고 하더군요.
주신 좋은글에 나의 인생을 비교하며 음미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순례길도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어야 할 텐데! 그리고 시한부로 빌려 쓰고있는 이 육신도 중간 중간 정성드려 잘 보수하고 관리
잘해야 되는데! 말이지요. 과실이 알알이 익어가는 가을이 오는데 내인생은 어떤 색갈로 익어가고있나!
내인생의 가을이 오면 무엇을 거두어들일 수있을까? 잠시 성찰해 봅니다.
난 지금도 삶의 현장인 경동시장엘 가끔 돌아다닙니다. 그곳에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갑남을녀들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아침 시꺼먼 흙이 묻은 더덕이 수북이 쌓여있기에 한 둬 근 달라고 했더니 판매하는 아주머니가 싱글벙글하며 아침에 마수걸이를 잘해서 오늘은 장사 좀 되겠다고 좋아하는 걸 봤습니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모두가 흡족한 순간이었습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괜찮아 보이는 손님이 값을 깍지도 않고 물건을 사주면 파는 이는 아마도 날아갈듯 기쁜가봅니다.
이렇듯 카페에 글을 기고하는 것도 다를 바 없습니다. 글이 게시되자마자 정다운 댓글이 뒤따르면 글쓴이도 마수걸이한 가게 집
쥔의 기분 못지않은 게 사실입니다.
소생의 글에 이토록 재빠르게 깊이 있는 댓글을 선사해주신 봉수, 병철두 동기생은 언제나 그렇듯이 소생에겐 매우 소중한 손님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