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6회 산행 국립공원 덕유산 구천동 어사길 2024-56
(전라북도 무주군)
2024년 12월 1일(일) 맑음, 원성연 단독산행
하늘이 붓질한 천진의 화폭 속을 유유자적 하며 걷는다.
구천동 계곡은 우리나라 4대 계곡의 하나이며 한국관광공사 선정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구천동은 백두대간 능선에서 발원한 물이 33곳의 절경을 빚어내며 구천 번을 굽이굽이 돌아내려 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 후기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1691-1756)의 덕행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어사길은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듣는 환상의 계곡 길이다. 구천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구천동 33경 중 백련사까지 계곡의 비경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어사길은 4개 구간으로 구성된다. 1구간은 숲 나들이 길로 어사길 입구부터 제16경 인월담까지 0.8km의 길이다. 2구간은 인월담부터 제21경 구월담까지 0.8km의 길로 청렴 길로 불린다. 3구간은 치유의 길이다. 구월담부터 제25경 안심대까지 1.7km의 길로 덕유산의 기운과 구천동 계곡의 기운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어 마음의 병 등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4구간 하늘길에서 주 능선이 조망된다.
4구간은 하늘길이다. 온갖 잡념과 번뇌를 잊게 해주는 길로 정상인 향적봉을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앞두고 숨을 가다듬고 하늘로 향하는 마지막 길로 안심대부터 제32경 백련사까지 1.6km의 구간이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계곡 물길을 따라 어사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힐링 되는 천혜의 자연경관 길이 덕유산 국립공원 무주구천동 어사길이다.
삼공주차장을 출발하여(9:05) 관광특구 상가를 거쳐 널찍하고 유순한 길로 나아가니 제15경 월하탄이 반긴다(9:20). 선녀들이 달빛 아래 춤을 추며 내려오듯 세 줄기 폭포수가 기암을 타고 쏟아져 푸른 담을 이룬다. 곧이어 어사길 입구에 이른다(9:23). 주차장부터 어사길 입구까지는 1.5km쯤 된다.
데크 길로 진행하니 백련사 4.9km란 푯말이 서 있다. 바로 계곡을 왼쪽에 두고 자연관찰로 산길로 진입한다. 산길의 경사는 거의 없지만 눈이 덮여 있고 작은 돌이 많아 안전에 유의하여 진행해야 한다.
조금 후 물 위에 달이 도장을 찍은 것처럼 선명하게 비춘다는 제16경 인월담에 이른다. 구천동 3대 명소로 꼽힌 장소답게 탁 트인 하늘 아래 펼쳐진 널찍한 반석으로 쏟아지는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이제 2구간 청렴 길로 나아간다. 계곡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9:38)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진행한다. 심오하고 빼어난 계곡미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바로 인월담부터 0.2km의 거리의 제17경 사자담이 나타난다.
사자의 형상을 하는 기암이 있어 사자담이라 부른다. 이어 소원성취의 문을 거쳐 제18경 청류동에 이른다. 청류동은 푸른 물줄기의 계곡을 뜻하는데 예로부터 지조 있는 선비의 이상향이었다.
어사길의 풍광은 점입가경이 돼 어사길의 백미인 제19경 비파담에 이른다(9:48). 커다란 암반으로 흐르던 물줄기가 여러 개의 폭포를 이루며 떨어지는 넓은 소(沼)로 폭포의 소가 마치 비파 모양을 닮아 붙여졌다. 이정표 푯말에는 구천동 주차장 2.5km, 구월담 0.5km, 백련사 3.9km라고 쓰여 있다.
비파담의 이정표
계곡 위에 놓인 무지개다리를 건너 아름다운 계곡을 왼쪽에 끼고 나아간다. 옛 선인들이 계곡의 경관에 취해 차를 끓여 마시며 즐겼던 제20경 다연대를 지나 0.3km쯤 진행해 제21경 구월담에 닿는다.
백두대간 월음령 계곡과 백련사 계곡에서 흘러온 물이 합류하고 쏟아낸 폭포수가 담을 이룬 구월담은 형형색색 무늬의 암반이 물에 잠겨 조화를 이루고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면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3구간 치유의 길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나무의 종류를 설명한 표지판이 있는 곳을 지나자, 힘에 겨운 산객이 탈출할 수 있는 계곡의 다리가 나타난다(10:05). 안심대 0.9km, 백련사 2.9km, 구천동 주차장 3.5km란 푯말도 서 있다. 이어 치유의 길 표지판과 급경사 낙석위험 지역을 신속히 통과하여 제25경 안심대에 이른다(10:27).
안심대는 구천동과 백련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큰 바위가 계곡 사이를 잇는 디딤돌이 되는 것처럼 사람들은 이곳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처럼 마음의 문이 열린다고 한다.
이제 4구간 하늘길로 진행한다. 임도 길 바로 옆으로 나란히 나 있는 길로 제26경 신양담을 거쳐(10:33) 어사길 조형물에 이른 다음(백련사 1.2km, 구천동 주차장 5.2km) 구천동 계곡을 다리로 건너(10:35)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진행한다.
백두대간 산기슭의 완만한 계곡 길로 나아가 물이 맑아서 거울처럼 비친다는 제27경 명겸담에 이른다(10:41). 이어 3분쯤 더 진행해 제28경 구천 폭포에 이른다(10:44). 구천 폭포는 명경담에서 0.5㎞ 지점에 있는 폭포로 수목이 우거진 계곡에 3단의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폭포다. 층층의 암반을 타고 쏟아진 폭포수는 작은 소를 이룬다. 이곳은 지대가 높아 폭포의 참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임도 길에서는 폭포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구천 폭포안내판에서 2분쯤 더 나아가니 하얀 눈길 가운데에 안전 신고 표지목이 박혀 있다. 국가지점번호와 함께 해발 842m라고 쓰여 있다. 이어 눈길로 7분쯤 더 진행해 수도 바위에 이른다(10:53). 조금 더 나아가자, 시야가 트이며 덕유산 주 능선이 조망된다.
조금 후 구천동 계곡 위 다리를 건너 제32경 백련사에 닿는다(11:00). 대웅전에 들어가 9배하며 업장을 참회하고 백련사를 둘러본다. 대웅전의 널찍한 뜰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바라본다.
좋은 기운이 나오는 백련사를 충분히 둘러보고 임도 길로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11:20).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잰걸음으로 진행한다. 31경 이속대(11:25), 30경 연화폭을 지나 29경 백련담(11:35), 28경 구천 폭포(11:37), 27경 명경담(11:39), 26경 신양담(11:43), 25경 안심대에 이른다(11:45). 계곡을 건너 이제 계곡을 왼쪽에 두고 잰걸음을 이어간다.
24경 청류계와 23경 호탄암(11:53)을 지나 무지개다리 아래 계곡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간식을 먹고 휴식을 한다(11:57). 산행을 재개해(12:12) 22경 금포탄, 21경 구월담, 20경 다연대를 지나 19경 비파담에 닿는다(12:24).
곧이어 18경 청류동(12:25)과 17경 사자담(12:28)을 거쳐 16경 인월담에 이른다(12:32). 계속하여 평지 길로 3분쯤 더 걸어가 구천동수호비 탑에 닿는다(12:35).
구천동 수호비
구천동 공비 소탕 작전은 1951년 7월부터 11월까지 구천동 지역에서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퇴로가 막혀 후퇴하지 못한 북한군 패잔병을 상대로 벌인 것으로, 국군과 민간인 방위대가 함께 참여하여 혁혁한 전공을 거두었다.
이 전투에서 전사하거나 희생된 호국영령 111위(육군 21위, 주민 방위대 17위, 학살 주민 11위, 참전자 5위 등)의 넋을 기리고 그 숭고한 애국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하여 구천동 수호비를 건립했다. 국가보훈부는 2002년 11월 1일 구천동 수호비를 국가수호 현충시설로 지정하였다.
수호비에서 5분쯤 더 걸어 어사길 입구로 돌아온 다음(12:40) 진행한 길을 역으로 15분을 걸어 삼공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친다(12:55).
4구간 안내판
어사길은 세상사 모두 잊고 끝없이 걸어가고 싶게 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물과 바위가 어울려 빚어낼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이 농축돼 있는 계곡 길이 어사길이라고 확신한다. 기묘한 형상의 폭포와 소가 지천으로 널려있어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루고 명경지수 같은 맑은 물은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발산하는 어사길은 나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첫댓글 물과 바위가 빚어내는 어사길의 풍광. 계곡의 백미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큰산은 골짜기도깊다는 옛말이 떠오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