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도 좋고 마무리도 좋습니다.
송도순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에 응모하기에는 적격입니다.
다만 서두를 이렇게 다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조카에게 무심하기만 했었는데, 며칠 전 완구점에 들러서 인형 하나를 샀습니다."
마무리는 잘 돼 있으므로 그대로 쓰셔도 되겠습니다.
"한편으로는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하지만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이렇게 고쳐 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마냥 행복감에 젖어 있을 조카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 조카에게 선물할 인형을 사서
: 완구점에서 택배를 신청하고 왔다는 건 다 아시죠?
:
: 그런데.......
: 다음날 또 그 다음날, 그 그 다음날......오늘까지
: 인형이 배달되지 못했답니다.
: 택배업체에 알아보니 물량이 많아서 그렇다느니
: 궁색한 답변만 할 뿐.....
:
: 문제는
: 인형이 오기만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는 조카를
: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는 거죠.
:
: 인형을 샀다는 소식을 접하고
: 조카는 엄마와의 외출에서 돌아오자 마자
: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달려 갔다고 합니다.
: 물론 실망했겠죠.
:
: 다음날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 아예 유치원을 안가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 그날 오후 조카는 실망어린 목소리로
: 택배 아저씨가 오지 않았다며
: 어떻게 된 일인지를 물어왔습니다.
:
: 그 다음날!
: 아침부터 관리사무소로 달려가 보고
: 기다려 보아도 소식이 없자
: 제게 또 전화를 했습니다.
: 물량이 많아서 늦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 (실은, 완구점이나 택배사 중 어느 한쪽의 실수인 것 같지만...)
: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발송 사실을 확인, 또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
: 그 그 다음날!
: 바로 어린이날이었죠.
: 아빠랑 바다에 놀러 가야 한다며
: 그 사이 택배 아저씨가 왔다가 그냥 가버릴까봐
: 아예 인형을 월요일날 보내 달라는 겁니다.
:
: 오늘은
: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 바다에서
: 인형 생각도 잊은 채 즐겁게 놀고 있는지
: 아직 전화벨이 울리지 않고 있습니다.
:
: 집착이란
: 나날이 늘어나고 커져가는 것인지.....
: 세월과 함께 작아지고 사그라드는 것인지......
: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
: 이제 한글을 읽을 수 있고
: 겨우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 여섯살짜리 아이가
: 인형 하나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을 보며
: 어린 철부지 탓인지
: 잘못된 교육탓인지
: 성격을 물려 받은 것인지
: 인간의 본능인지..........
:
: 한편으로는 귀여우면서도
: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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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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