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자.
시 전체의 글자 수가 24자다. 24자의 시로 4만부를 찍어낸 시인이 있다. 그의 나이는 70세가 넘었다. 나태주 시인이다. 간결한 시, 쉬운 시, 공감이 되는 시를 지어 낸다. 아직 운전을 하지 못한다. 아버지가 지어 준 이름 때문이라고 한다. "나좀 태워 주세요" 나.태.주.
자전거가 유일한 이동수단이라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골목골목 다녀 보면 사람 살아가는 모습들이 다 보인다고 한다. 우리네 시장님, 군수님들도 말로만 하는 정치가 아니라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의 모습을 봐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까만 자동차만 타고 다니니까 못 보지"
그의 강연장에는 꼭 그의 아내가 함께 있다. 부부의 모습을 보면 어떻게 나이를 먹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그를 유명하게 한 시 <풀꽃> 강연회에 다녀왔다. 싸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이들을 마다하지 않고 정성껏 일일히 대해 주는 모습도 가까이 지켜 보았다. 늙어간다는 것이 결코 추한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정말 간결하다. 어쩜 이렇게 쉽게 쓸까?
충남 공주에 가면 <풀꽃 문학관>이 있다고 한다.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풀꽃으로 그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내 주변에 자세히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오래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우리의 삶, 기죽지 말고 꽃을 피워 보자. " 참 좋은 세상"이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더 아름답게 하는 것이 있다. 그가 손수 그린 그림이다. 곳곳에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직접 그려 놓았다. 기교가 담겨진 그림이 아니다. 풀꽃 같은 그림이다. 오래 동안 보아도 지겹지 않은 그림이다. 정겨운 그림과 함께 시를 감상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