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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통화로 거듭난 ‘우주소년 아톰’ | ||||||
유정길 일본의 불교·사회운동,현장에서 만나다_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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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646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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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아톰이 태어난 곳, 다카타노바바 (高田馬場) 필자는 초등학교시절에 보았던 '우주소년 아톰'의 광팬이다. 어린시절 캐릭터의 귀여움에 홀딱 빠졌던 나는 지금도 아톰을 그럴듯하게 그릴 수 있을 정도이다. 통쾌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슬프기도 했던 스토리 역시 어린 시절의 나에겐 벅찬 감동을 주었다. 신주쿠 바로 위 와세다대학이 위치한 다카타노바바(高田馬場)는 만화 '우주소년 아톰(일본에서는 철완아톰)'이 2003년 태어난 과학성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아톰의 고향을 다카타노바바라고 부른다. 만화 아톰의 연재는 1950년말 일본 만화의 신(神)이라고 불리는 데츠카 오사무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그는 아톰을 만들 정도의 과학수준이 발달한 먼 미래를 당시로부터 약 50년 뒤인 2003년으로 설정한 것이다. 그래서 동경의 JR야마노테(山手)선이 정차할 때 마다 역사에는 언제나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가 울린다. 이곳을 데츠카사무 프로덕션에서는 지역커뮤니티를 육성하고, 거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아톰이 태어난 해인 2003년 4월 7일의 이듬해에 ‘아톰통화’를 만들었다. 데츠카오사무가 그리고 있는 메시지가 결국 지구를 지키고 사람과 사람과의 휴머니즘, 어린이들의 미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역통화가 그러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톰통화의 화폐단위인 '마력' 아톰통화는 4개의 이념을 갖고 있다. ‘지구의 환경친화적인 사회, 지역커뮤니티가 활발한 사회, 국제협력에 적극적인 사회, 교육이 진지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이다. 그래서 아톰통화는 상가나 학생, 지역주민들과 NPO 공공기관이 함께 사람들 간의 정이 흐르는 활력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감사의 마음을 담은 돈 (Thanks Money)'을 만들어 유통하기로 한 것이다.
이 지역통화가 다른 일반 지역통화(특히 LETS - Local Exchange Trading System)과 다른 점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고유의 화폐를 발행하여 유통한다는 점과 더불어, 상점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LETS가 수리, 요리, 교육, 자원활동, 봉사등의 비상품적 서비스가 중심이라면 아톰통화는 상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12곳의 지부에서 이용할 수 있는 화폐 현재 이 일의 실무를 하고 있는 마사토 이시와타씨와, 우미 히다카씨는 2011년 10월 현재 아톰통화에 가입되어 있는 상점은 다카다노바바와 와세다 지역에 150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 지역의 상가나, NGO, NPO 등에서 실시되는 다양한 이벤트나 마쓰리(축제)에서 함께 아톰통화 실행위원가 참여하며 그때 이 통화를 받을 수 있다. 환경보전, 지역활성화, 국제협력, 교육이라는 이념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행사에서 아톰통화가 함께 하며 이때 발행한다. 예를 들면 행사에서 친환경상품을 구매하거나, 세탁소의 옷걸이를 가져오거나, 일회용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젓가락을 사용할 경우,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쇼핑백을 가져오거나, 헌책을 구입하거나, 제철 야채를 사용하는 메뉴를 주문하거나. 패트병을 재활용하고 나온 뚜껑을 가져오거나, 자원활동에 참여하거나, 부서진 물건을 수리해서 사용하면, 아톰통화를 받을 수 있다. 실제 지역에서 집행되는 많은 이벤트와 축제, 행사에 아톰통화를 나눠주는 부스가 있어 10마력, 100마력의 통화를 제공한다. 이 행사는 대부분 와세다대학의 학생들의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는데 이들도 이러한 자원활동을 하면 아톰통화를 받게 된다. 150개 점포는 2가지로 나뉜다. 아톰통화를 '받을 수 있는 점포(貨幣がもらえる)'와 아톰통화를 '사용할 수 있는 점포(貨幣がつかえる' 이다. 가맹되어 있는 점포는 성격에 따라 아톰얼굴이 있는 이 2개의 스티커 중에 하나, 혹은 둘 다 부착한다. 그래서 '사용할 수 있는; 점포에서는 본인이 갖고 있는 아톰통화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식당의 음식이 400엔일 때, 본인이 갖고 있는 100마력이 2장일 경우, 200엔과 100마력 2장을 내면된다. 그러면 점포주인은 자신이 번 아톰통화로 다른 점포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실제 돈을 버는 것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할 수 있고, 그래서 가게로 보면 손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가게주인도 결국 자신이 그 통화를 다른 가맹점에서 현금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통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단골로 가맹점을 찾아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매출은 더 늘게 된다고 한다.
1년 단위로 화폐디자인을 바꿔 발행한다. 아톰통화가 2004년 4월 7일에 이곳 다카타노바바에서 실시된 이후 8년이 지난뒤 일본전역에 12개의 아톰통화지부가 생겼다. 지부전체에 가맹한 점포의 숫자는 일본전역에 1,500개정도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톰통화는 전국의 어느 가맹점에서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20개의 지부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고, 지부마다 각각 100개정도의 점포가 가맹되면 운영이 안정화된다고 판단한다. 현재 아톰통화를 운영하는 주체는 '데츠카오사무 프로덕션'이다. 2명이 실무를 맡고 있고, 각 지부마다 10~20명의 자원활동가들이 활동을 한다. 초기에는 상가 주인들에게 설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단 한곳에 성공하고 안정된 뒤에는 상가들이 참가하고 자발적으로 행사도 벌이고 입에서 입으로 효과가 알려져, 지금은 확대가 훨씬 용이하다고 한다. 특별한 것은 이 아톰통화는 1년 단위로 발행할 통화를 한정한다. 2011년에는 100만 마력을 발행했다고 한다. 1년을 1기로 하고 그때마다 화폐의 디자인을 바꾼다. 그리고 매 기가 종료되면 발해된 화폐와 유통된 화폐를 파악하고 조사한다. 통계로 보면 발행되는 액수 전액이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대략 반 정도가 유통된다고 한다. 물론 아톰통화는 1년 단위의 기간이 지났다고해 사용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아톰'을 지역통화로 사용했다는 것이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데츠카오사무 프로덕션이라는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도 참으로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현재는 프로덕션의 일부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전국으로 크게 확대 되면 아마도 이 회사의 본업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고, 그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지역통화는 현재 화폐시스템의 비인간성을 극복하는 보완화폐의 기능을 갖고 있어 많은 국가, 많은 도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미래화폐, 녹색화폐, 지역통화라는 이름의 이 대안화폐는 앞으로 더욱 넓어지고 많아질 것이며 더 나은 공동체적 사회를 위해 아주 유용한 도구로 발전하리라 확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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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화폐는 신기한 것이 아니라, 교환의 매개체로 만들어 통용이 되면 화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