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향을 자기 밖에서 찾지 마라
혜능선사께서 법좌에 올라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잘 오셨습니다, 수행자들이여. 이 일은 모름지기 자성속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항상 순간순간 그 마음을 스스로 깨끗이 해 스스로 닦고 스스로 행해서
자기의 법신을 보아야 합니다. 자기 마음의 부처를 보고 스스로 제도하고
스스로 조심해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여기 조계산까지
올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멀리서 찾아와 여기 함께 모인 것은 다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각자 호궤합장을 하십시오."
대중이 호궤합장을 하니 혜능께서 말씀하셨다.
"첫째 계향이니, 곧 자기 마음속에 잘못도 없고, 악도 없고, 질투도 없고, 탐욕과 성냄도 없고,
위협하고 해치려는 마음도 없는 것을 일러 계향이라고 합니다.
둘째 정향이니, 모든 선하고 악한 경계의 모습을 보고도 자기 마음이 혼란하지 않은
것을 일러 정향이라고 합니다.
셋째 혜향이니, 자기 마음에 걸림이 없어서 늘 지혜를 가지고 자성을 비추어보고 어떤
선과 악도 행하지 않으며, 많은 착한 일을 닦으면서도 마음에 집착하지 않고,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 사람을 보살펴주며,
외롭고 가난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것을 혜향이라고 합니다.
넷째 해탈향이니, 자기 마음이 얽매이지 않아서 선도 생각하지 않고 악도 생각하지 않으며,
자유자재해서 막힘이 없는 것을 일러 해탈향이라고 합니다.
다섯째 해탈지견향이니, 자기 마음이 선과 악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무기공에 빠져서
고요함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널리 배우고 많이 들어 자기의 본래 마음을 알고
모든 깨달음의 이치에 통달해, 온유하고 부드럽게 사물과 접하여 나와 남의 구별이
없습니다 . 곧장 깨달되 진성은 그대로 바뀌지 않는 것을 해탈지견향이라고 합니다.
수행자들이여, 이런 다섯 가지 향은 각자 내면에서 타는 것이니, 바깥에서 찾지 마십시오."
ㅡ 법보단경
* 수행자들이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고요함에만 빠져 있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