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심층면접 정답엿보기 | |
▣지구에 철이 구리보다 많은데 우주생성과 관련지어 얘기해 보라. “지구에 철이 구리보다 많은데 우주생성과 관련지어 얘기해 보라”는 질문은 천문우주학과 교수들조차 '수험생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로 분류한 문제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화학시간의 주기율표와 물리학의 핵융합반응을 모두 꿰뚫고 있어야 한다. 즉, 주기율표상에서 가장 안정한 원소는 제8족에 속하는 원자번호 26, 원자량 56(실제는 55.847)의 철(Fe)이라는 것과 핵융합반응의 최종 산물이 철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김용철 교수는 “우주생성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서 철보다 가벼운 원소는 철이 되려고 핵융합반응을 계속해서 일으키고,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철처럼 안정한 원소가 되려고 핵분열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지구에는 철이 구리보다 더 많다”고 설명했다.
▣행성에 구덩이가 생기는 이유를 대고 수성이 지구보다 구덩이가 많은 이유를 얘기해 보라. “행성에 구덩이가 생기는 이유를 대고, 수성이 지구보다 구덩이가 많은 이유를 얘기해 보라”는 질문은 대기의 성질을 알고 있으면 쉽게 답할 수 있다. 즉, 지구가 수성보다 대기중 공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월간 천문잡지 ‘별과 우주’ 이태형 발행인은 “행성에 구덩이가 생기는 이유는 우주를 떠돌아 다니는 운석이나 소행성들이 행성과 부딪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구의 경우는 두터운 대기층이 있으므로 운석이나 소행성들이 지구표면에 도착하기 전에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불타 없어질 확률이 높다. 이같은 이유로 지구에는 수성보다 구덩이가 적다. 그렇다면 “청동기시대가 철기시대를 앞선 이유를 철과 구리의 물리적 성질과 연관시켜 말하라”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철과 구리의 녹는 점을 알아야 한다. 즉, 청동제 및 철제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련을 해야 하는데, 어느 원소가 녹는 점이 낮은가에 시대적 순서도 맞물려 있다. 철의 녹는 점은 대략 1535℃, 구리의 경우는 이 보다 452℃가 낮은 1083℃이다. 따라서 구리를 사용하는 청동기시대가 철기시대보다 앞섰다. < 이상은 조선일보에서 발췌한 내용임, 차병학기자 swany@chosun.com>
▣식혜가 단 이유는? 식혜 제작 3단계를 바꾸면 식혜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식혜는 여러 회사에서 캔음료로 팔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사먹을 수 있다. 자연 옛날처럼 집에서 식혜를 만드는 일이 드물어졌으니 학생들에게 황당한 질문일 수밖에 없었다. 식혜를 만드는 순서를 알아보자. 우선 껍질째 빻은 엿기름가루를 고운 체로 거른 다음, 물을 부어놓으면 2시간쯤 지나 아래의 뿌연 물과 위의 맑은 물로 분리된다. 그런 다음 밥을 되게 지어 항아리에 담고 엿기름의 맑은 물만을 붓는다. 그 뒤 4-5시간이 지나 밥알이 삭아 동동 떠오르면 조리로 건져 찬물에 헹군 뒤 다른 그릇에 담고 나머지 식혜 물을 끓인다. 마실 때는 식힌 식혜에 밥알을 띄우고 생강, 유자 등을 넣어 맛과 모양을 내기도 한다. 식혜가 단맛을 내는 것은 엿기름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밥알 속의 탄수화물을 분해시켜 당분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엿기름이란 엿으로 만든 기름이 아니라 맥아(麥芽), 즉 보리싹을 틔운 것을 말한다. 보리가 싹을 틔울 때는 씨 속에 들어있는 녹말을 아밀라아제로 분해시켜 맥아당이라 불리는 말토오스란 당을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도 사람 침 속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가 같은 작용을 해서다. 아말라아제와 같은 효소는 생명체의 각종 화학반응에서 촉매역할을 한다. 그래서 식혜를 만들 때에는 화학반응이 일어날 만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섭씨 60-70도가 적당한 온도다. 그런데 만드는 순서를 바꾸면 식혜가 안되는 이유는 뭘까. 서울대 화학부 김희준 교수는 이를 “효소작용의 기본은 효소 단백질의 화학적 구조에 달려 있는데 계란을 반숙할 때 볼 수 있듯이 단백질 구조는 열에 의해 쉽게 바뀐다. 그러니까 식혜를 만들 때에도 엿기름의 효소가 탄수화물을 당분으로 바꾼 다음 끓여야지, 만일 먼저 끓이면 효소의 구조가 바뀌어 제 기능을 잃어버리게 돼 식혜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과학동아 2001년 2월호에서 발췌한 내용임>
▣행성에 구덩이가 생기는 이유는? 수성이 지구보다 구덩이가 많은 이유는? 먼저 행성에 구덩이가 생기는 이유를 살펴보자. 물론 여기서 말한 행성은 표면이 딱딱한 물질, 즉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이다. 주로 수소와 헬륨과 같은 기체로 구성된 목성형 행성 표면에는 구덩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지구상에 나타나는 구덩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자. 크게 두종류를 떠올릴 수 있다. 하나는 한라산의 백록담, 백두산의 천지와 같은 분화구가 있고 또다른 하나는 미국 애리조나의 배링거 운석공과 같은 충돌구(크레이터)가 있다. 이로부터 유추해보면 지구와 같은 행성에 구덩이가 생기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즉 분화구와 같은 구덩이는 행성 자체의 화산활동 때문이고, 운석공과 같은 충돌구(크레이터)는 태양계를 떠돌던 소천체(운석이나 소행성)가 행성에 충돌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수성이 지구보다 구덩이가 많은 이유를 살펴보자. 사실 행성에 존재하는 구덩이는 분화구보다는 충돌구가 많다. 현재 소천체가 충돌하는 빈도가 줄었지만 태양계 초기에 행성이 형성될 때는 행성 형성에 참여하지 못한 소천체가 태양계에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형 행성 표면에는 이런 소천체의 충돌이 잇달아 수많은 구덩이가 생겨났다. 그런데 수성이 지구보다 구덩이(충돌구)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을 흔히 지구의 대기가 소천체 충돌시 작은 것은 태워버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대 이명균 교수(천문학)는 “이보다는 충돌로 생긴 구덩이가 지구 대기와 물로 인해 풍화·침식작용 때문에 충돌 흔적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수성이 지구보다 구덩이가 많은 이유는 지구에는 대기와 물이 존재해 구덩이가 많이 사라졌지만 수성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학동아 2001년 2월호에서 발췌한 내용임>
▣일정한 속도와 고도를 유지하는 비행기에 작용하는 힘은? 그리고 비행기가 왼쪽 날개를 들어 올리고 오른쪽 날개를 내렸을 때 비행기는 어떻게 될까? 비행기의 날개 위쪽을 둥글게 하고, 아래는 평평하게 만들어 양력을 발생시킨다. 중력과 양력이 균형을 이뤄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선 비행기에 작용하는 힘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지구에 있는 모든 물체에는 기본적으로 작용하는 힘, 중력이 있다. 그런데 무거운 비행기가 중력을 이기면서 공중에 떠있으려면 어떤 다른 힘이 있어야 할 듯 싶은데 어떤 힘일까. 양력이다. 날개의 윗부분을 둥글게 만들어 공기의 이동거리가 길고, 아래부분은 평면으로 짧다. 따라서 아래보다 윗부분에 흐르는 공기의 속도가 빠르고, 압력은 낮아진다. 이 압력차를 이용해 공중에 뜨게 되는 것이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힘이 필요할까.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힘이 있다. 바로 추진력. 하지만 비행기가 일정한 속도, 즉 가속도가 0인 상태가 되면 힘과 가속도의 관계, F=ma에 따라 힘도 0이 된다. 그러면 추진력과 동일한 힘이 이 비행기의 진행을 막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바로 공기의 저항력이다. 왼쪽 날개가 올라가고, 오른쪽 날개가 내려가면, 앞에서 볼 때 양력 방향(각도)이 오른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즉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평형을 이루던 양력이 오른쪽 방향으로 바뀌어 비행기는 오른쪽으로 구심력이 생기고, 그 방향으로 원운동을 하게 된다. 또 중력에 대응되는 양력이 약해지므로 비행기는 아래로 하강하게 된다. 이렇게 비행기는 방향을 바꾼다. 하지만 비행기가 흔들림에 의해서 아주 미세하게 기울어졌을 때는 이와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점보747 같은 여객기는 날개 끝이 약간 위로 향해 있다. 비행기가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면 오른쪽 날개는 평형상태가 되고 왼쪽은 더 올라간 상태가 된다. 그러면 오른쪽 날개의 양력이 왼쪽에 비해 강해져 다시 오른쪽 날개가 위로 들리게 된다. 즉 다시 평형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여객기는 미세한 흔들림에 비행기 자체가 스스로 보정할 수 있도록 역학적으로 설계돼 있다. 서울대 물리학부 모교수는 “문제의 의도가 평소 물리로 대화를 얼마나 해봤는지, 즉 일상생활에서 물리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양력을 모르더라도 ‘중력에 대응되는 어떤 힘이 있어야 균형을 이룰 것 같다’고 답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F=ma를 제대로 이해하면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문제다”라고 덧붙여 말했다.<과학동아 2001년 2월호에서 발췌한 내용임>
▣텔레비전에 자석을 갖다대면 화면이 휘어지는 이유는? 방안에 도선이 있다고 하자. 만약 이 도선에 직류가 흐른다면, 직접 만지지 않고 어떻게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까. 도선에 흐르는 전류는 눈으로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뭔가를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과학적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류가 흐르는 도선 주위에는 자기장이 생긴다는 사실을 말이다. 직선 전류에 의한 자기장은 전류에 수직한 평면 내에서 도선을 중심으로 동심원 모양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도선에 전류가 흐르는지를 확인하는 문제는 바로 자기장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자기장을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도선 근처에 나침반을 가져가 보는 것이다. 이것 외에도 다른 방법이 있다. 자석에 의한 자기장 내에 전류가 흐르는 도선을 자기장의 방향과 수직으로 갖다 놓으면 도선이 움직인다. 자기장에 의해 전류가 힘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전류가 흐르는 도선 근처에도 자기장은 형성된다. 따라서 전류가 흐르는지를 확인하는 또다른 방법은 전류가 흐르는 도선을 문제의 도선에 가까이 가져가 보는 것이다. 전류가 흐르면 주위에 자기장이 생기기 때문에 전류가 흐르는 다른 도선에 힘을 작용한다. 반대로 가까이 가져간 도선에 의해 자기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문제의 도선이 전류가 흐른다면 힘을 받게 된다. 각 도선의 전류에 의한 자기장으로 서로에게 힘을 작용하는 것이다. 이때 두 도선은 전류의 방향에 따라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어낸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것이다. 이같은 힘을 전자기력이라고 한다. 한편 전류는 바로 도체 내의 전하를 띠고 있는 전자의 흐름이다. 따라서 전류가 흐르는 도선이 자기장 속에서 힘을 받는다는 사실은 곧 전자가 힘을 받는다는 것과 같다. 바로 이것이 텔레비전에 자석을 가까이 가져가면 화면이 찌그러지는 이유다. 텔레비전 브라운관 안에는 전자빔을 내는 ‘전자총’이 있다. 따라서 여기에 자석을 가져가면 전자빔이 힘을 받고 휘게 된다. 이때 자석의 역할은 전자의 흐름 방향을 변화시킬 뿐 속도를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이 문제는 고등학교 물리의 전자기 부분을 잘 이해한다면 쉽게 풀 수 있다. 이번 구술면접시험을 평가한 모교수에 따르면, 핵심은 학생이 단순히 암기하지 않고, 얼마나 전자기의 성질을 이해하고 체득하는지를 보고자 했다고 한다. 또한 텔레비전과 같이 실생활에서 전자기가 어떻게 이용됐는지를 아느냐가 관건이었다.<과학동아 2001년 2월호에서 발췌한 내용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