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역대 최고 상승률…시장 과열 제주, 강원, 부산 등 지방도 상승폭 ↑ 정부 규제확대에도 집값안정 먼 얘기 다만 세종, 창원 주춤…대구 미분양↑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까지 올라간 가운데 제주도와 강원도, 부산 등 지방의 집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하락한 제주도는 상반기에만 이미 10% 이상 올랐고, 부산과 대구 등 주요 광역시뿐 아니라 강원, 충청권도 예년에 비해 상승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커지기 시작한 ‘내집마련’ 수요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돌고 도는 풍선효과…인천·제주 6개월새 10% 껑충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광역 시도 중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인천(11.84%), 경기도(10.33%), 제주도(10.42%), 대전(8.60%) 순으로 집계됐다. 인천은 이번 주에만 0.57% 올라 9년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실상 상반기 전국 부동산시장의 핵이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검단신도시는 분양 프리미엄만 3억~4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D노선이 생기면 교통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주요 지방의 집값도 급등세다. 올해 상반기 10.42% 오른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몰리며 경기가 살아난 데다 비규제지역 효과로 ‘풍선효과’가 집중되며 천정부지로 오르는 모습이다. 제주시 아라일동 아라스위첸 101.99㎡(전용면적)는 지난달 26일 8억7000만원에 거래돼 약 두 달 만에 실거래가가 9000만원 올랐다. 제주도 매매수급 지수는 130.8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부산도 매수세가 늘며 올해 이미 7.58%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0.13%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다. 해운대구 등 인기지역은 물론 중저가 단지에도 투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사하구 등은 공시가격 1억원 미만 구축 단지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발생하며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규제지역인 강원도 역시 올해 4.70% 오르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강원 속초시 디오션자이 131㎡는 분양권이 지난 5월 16억9008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일부 지방은 가격 하락, 미분양 증가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떨어지고 미분양이 쌓이는 등 이상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외지인들의 투기수요로 집값이 크게 올라 규제지역으로 묶인 창원시 성산구와 의창구의 경우 최근 상승세를 다시 키우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줄며 집값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 이상 하락했다.
대구는 지난 5월 기준으로 미분양 주택이 1185가구로 집계돼 전달(897가구)에 비해 32%나 늘어났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앞으로도 공급 예정 물량이 많은 만큼 미분양 문제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대구에서 시작한 미분양 증가가 추후 다른 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6.07% 올랐던 세종도 한 차례 보합을 제외하면 7주 연속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애플리케이션 ‘아실’에 따르면 세종은 최근 한 달 사이 매물이 3817건에서 3922건으로 2.7% 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세종은 매수세가 감소하고 매물이 누적되고 있다"며 "전세도 하락세가 지속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