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 촬영지 ( 영종도.인사동 )
영종도에서 인사동까지, 영화는 영화다!
<영화는 영화다>는 소지섭과 강지환이 출연한 작품이다. 잘 생긴 두 남자의 버디무비다.
촬영은 서울과 인천 일대에서 이뤄졌다. 락고재와 인사동, 인천대교 등이 인상 깊었다.
△ 인천대교가 보이는 영종도 갯벌(영화스틸컷)
강패와 수타의 인천대교
아무래도 영종도 갯벌 장면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영화다>의 클라이맥스다.
이강패(소지섭 분)와 장수타(강지환 분)가 막싸움을 하는 장면이다. 강패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 싸움을
한다는 조건으로 수타의 출연 제의에 응했다. 봉감독(고창석 분)의 시나리오는 수타가 강패를 때려눕히는 결말이다. 그러니 영화가 완성되려면 수타가 강패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러기에 갯벌 위에서 두 사람의 싸움은 치열하다. 무엇보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다. 말 그대로 진창이다. 엉망진창으로 일그러진 그들의 인생을 대변한다. 그곳이 막장이다. 물론 영화 안의 영화 이야기다.
진흙범벅이 된 둘을 뒤로 하고 먼발치에는 완공을 앞둔 인천대교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다리다. 인천대교는 2009년 10월 개통 예정이다. 총 길이가 18.248km로 우리나라 최고, 세계 6위의 다리다. 사장교로는 세계 5위다. 조만간 인천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가 될 게다.
영화에서는 강패와 수타의 주먹 너머로 끊임없이 들고난다.
미완의 교량은 마치 둘의 삶을 닮았다. 바다의 양쪽 끝에서 다가와 대치하듯 마주하고 있다.
영화처럼 갯벌 너머 인천대교를 보려면 물때를 미리 맞춰야 한다. 밀물 때는 갯벌이 아니라 바다다.
바다 너머 인천대교다. 촬영 팀도 하루에 물이 빠진 여섯 시간 정도만 촬영이 가능했다. 그저 풍경만으로 장대하기 그지없다. 아마도 완공 이후에는 야경만을 탐하기 위해 찾아드는 이도 많을 게다.
그래도 지금은 “나도 한 때는 배우가 꿈이었는데…”라는 강패의 대사가 아련하다.
인사동, 별궁길 그리고 가회로
극중에서 영화 촬영을 마친 강패는 박사장(한기중 분)을 찾아간다. 수타도 뒤따른다. 인사동 입구 만남의 광장을 지나 골동품골목으로 접어든다. 충격적인 결말 부분이다.
인천대교의 이어지지 않은 교량이 암시하듯, 비로소 강패와 수타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깡패와 영화배우에게 영화의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영화 밖의 세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는 영화와 현실의 틈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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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이뤄진 골동품 상가는 예촌 옆 골목이다. 끝자락에 고물상이 있다. 길가로 예스런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강패는 저 가운데 석불상을 집어 들었던가. 골목은 채 10m를 넘지 않을 만큼 짧다. 소박하다. 그 끝에는 아름다운차박물관도 있다. 박물관과 갤러리, 찻집을 겸하는 곳이다. 고대의 다기나 다구들을 상설 전시한다.
특별 전시도 연다. 한옥 아래에는 ‘ㅁ’자 모양의 중정이 있는데 차를 마실 수 있다. 박물관과 갤러리는 중정의 바깥 쪽 통로에 해당한다. 유리천장이라 비나 눈 오는 날도 차 한 잔의 운치를 더한다. 차의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전통의 공간인 듯하지만 무척 현대적이다. 잔인하도록 쓸쓸했던 ‘영화의 거리’를 지나 차 한 잔의 여유라니, 이 또한 삶의 아이러니일까?
▷ 인사동 골동품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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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서 가회동의 락고재로 향한다. 락고재는 영화에서 박사장의 집으로 나온다. 초반부 강패가 돈을 들고 찾았다 따귀를 맞는 곳이다. 가회동까지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겠지만, 종로경찰서 맞은편 별궁길을 지나 재동초등학교 방향으로 걸어보길 권한다. 종로경찰서 앞 대로는 늘 차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별궁길로 접어들면 이래서 별궁이구나 싶다.
서울의 한적한 골목이다. 별궁길은 실제로 안동별궁에서 유래했다. 순종의 왕세자 책봉과 혼례를 위해 지어졌다. 길을 따라서는 한옥들이 즐비하다. 화사한 카페나 고미술 상점이 들고난다. 그리고 고 윤보선 고택과 안동교회가 있다.
별궁길의 상징인 두 건물이다. 윤보선 고택은 명성왕후의 민씨 일가에서 지었다. 한때 박영효가 살았던 것을 1910년에 윤보선 전 대통령의 부친이 사들였다. 지금도 윤보선 대통령의 후손들이 산다. 외부인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아 아쉽다만, 고택의 돌담길만으로 별궁길의 멋이 잘 살아난다. 윤보선 고택 맞은편은 안교회다. 100년의 역사를 간직하지만 소박하다.
▷ <영화는 영화다>에 나온 락고재 정자마루 ▷ 아름다운차박물관 ▷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온 락고재 건넌방
한옥의 정수 락고재
재동초등학교에서 가회동 쪽으로 오른다. 가회동의 가로수는 소나무다. 한옥촌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곧 재동초등학교를 끼고 오른쪽으로 작은 골목이 나온다. 길을 따라 5분쯤 걷자 대숲에 쌓인 한옥 대문과 주차장이다. ‘樂古齋(락고재)’라는 현판이 걸렸다.
원래 1934년에 건립한 진단학회 건물이었다. 안영환 씨가 이를 구입해 전통문화체험관으로 꾸몄다. 인간문화재 대목장 정영진 옹이 개수했는데 한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가회동 소나무 가로수 ▷ <락고재>의 대문 입구 ▷ 락고재 전경
락고재는 정원을 중심으로 안채와 사랑채, 정자 등으로 나뉜다. 한눈에 집안의 구조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을 만큼 아담한 규모다. 하지만 구석구석 한옥의 아름다움이 세밀하게 살아 숨 쉰다. 입구를 돌아 마당으로 접어들면 가장 먼저 정면에 자리한 정자마루가 눈에 찬다. 소담한 정원 너머 기세 좋게 들어섰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강패가 박사장에게 머리를 조아리던 장면을 찍었다.
정자에서는 마당 너머 안채와 사랑채가 보인다. 정자 아래로는 자그마한 못도 조성했다. 소나무 한 그루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니 옛 선비의 풍유가 느껴진다. 건넌방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헨리(다니엘 헤니)가 임시거처로 묵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다만 숙박비가 높아 평상시에 묵어가기는 쉽지 않다. 락고재와 연이 닿지 않는다면 가회동 산책도 좋다. 가회동에는 최근 갤러리가 늘었다.
특히 ONE AND J Gallery나 소나무갤러리는 한옥갤러리다. 각 방의 경계를 허물고 전시실로 조성했다. 갤러리를 돌아보는 재미가 이색적이다. 영화에 나오지는 않지만 영화 못지않게 볼만하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 인사동 방면 예촌 지나 좌회전.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아름다운 가게 골목 별궁길 진입. 웨이방 갤러리 지나 재동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좌회전, 경인고속도로에서 인천 영종대교 건너 신불IC로 나와 해안도로 방면
인사동관광정보센터 02-731-1678 인천영상위원회 032-772-3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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