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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탄불용(氷炭不容)
서로 용납할 수 없는 얼음과 숯이라는 뜻으로, 두 사물이 서로 화합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氷 : 얼음 빙(水/1)
炭 : 숯 탄(火/5)
不 : 아닐 불(一/3)
容 : 용납할 용(宀/7)
(유의어)
견원지간(犬猿之間)
대천지수(戴天之讐)
부공대천(不共戴天)
부구대천(不俱戴天)
빙탄간(氷炭間)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수화불상용(水火不相容)
수화불용(水火不容)
원수지간(怨讐之間)
유여수화(有如水火)
이 성어는 둘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화합하지 못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빙탄간(氷炭間),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라고도 한다.
흔히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사이를 두고 물과 기름의 관계에 비유하곤 한다. 빙탄불용(氷炭不容) 역시 그런 관계를 뜻한다. 얼음은 불을 만나면 녹아 없어지고 불은 얼음을 만나면 꺼지기 때문이다.
한무제(漢武帝) 때의 명신(名臣) 동방삭(東方朔)은 참으로 괴짜였다. 책을 좋아해 읽지 않은 책이 없었으므로 박학다식(博學多識)하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다 재치(才致)와 해학(諧謔)이 넘치고 변설(辯舌)에 뛰어나 그가 한 번 입을 열면 막히는 법이 없고 청산유수(靑山流水)같은 달변은 뭇 사람들의 넋을 빼놓기에 족했다. 한무제(漢武帝)가 총애했음은 물론이다.
항상 한무제(漢武帝)를 측근에서 모시고 있었으므로 한무제는 자주 그를 불러 재미있는 이야기를 청해 듣곤 했다. 그래서 가끔 어전(御前)에서 음식을 하사(下賜) 받으면 먹다 남은 음식은 남김없이 싸 가지고 가는 바람에 그의 옷은 늘 더러워져 있었다.
보다 못한 한무제가 비단을 하사하면 이번에는 어깨에 매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귀가했다. 물론 장안의 술집에 잡혀 다 써버리거나 미녀를 아내로 삼아 1년도 못 가서 바꿔치우기 일쑤였다.
그래서 다들 그를 반 미치광이로 여겼지만 그는 당당하게 대꾸했다. “나는 세상을 피해 조정안에 은둔해 있는거요. 옛 사람들은 깊은 산중으로 숨었지만…”
비록 남의 눈에는 방탕하고 방자하기까지 보였지만 동방삭은 내심 번뜩이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곧잘 한무제에게 직간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죽을 때에 한무제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활하고 아첨하는 무리들을 멀리 하시고 참소하는 말을 물리치소서.”
사실 그는 조정에서 교활한 자들을 은근히 비웃었으며 그들과는 일체 타협하지 않았다. 그래서 혹 한무제가 잘못하면 은근히 일깨움으로써 바로 잡기에 노력했다.
그의 이런 성격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충절을 지키다 끝내 파직과 귀양으로 불운하게 일생을 보냈던 굴원(屈原)과도 흡사하다. 그가 굴원을 흠모한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가 쓴 칠간(七諫)이라는 초사(楚辭)는 굴원에 대한 흠모의 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 중 자비편(自悲篇)에 이런 말이 보인다.
氷炭不可以相竝(빙탄불가이상병)
얼음과 숯불은 함께 할 수 없다.
아첨과 참언을 일삼는 간신(奸臣)들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이다. 마치 옛날 굴원(屈原)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초사(楚辭) 칠간(七諫) 자비편(自悲篇)의 칠간은 한무제 당시의 문장과 해학(諧謔)으로 유명한 동방삭이 초(楚)나라 충신 굴원을 추모해서 지은 것이고, 초사는 굴원의 작품과 뒷사람들의 굴원을 위해 지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이 빙탄(氷炭)이란 말이 나와 있는 부분의 문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빙탄부가이상병혜(氷炭不可以相並兮)
오고지호명지부장(吾固知乎命之不長)
애독고사지무락혜(哀獨苦死之無樂兮)
석여년지미앙(惜予年之未央)
얼음과 숯이 같이할 수 없음이여, 내 처음부터 목숨이 길지 못한 것을 알았노라. 홀로 고생하다 죽어 낙이 없음이여, 내 나이를 다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노라.
우리가 말하는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이란 말은 이 글에는 상병(相並)으로 되어 있다. 서로 같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이 무생물의 자연법칙을 말하고 있는 데 반해, 서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불상용(不相容)은, 얼음과 숯을 의인화시켜 의식적인 대립을 강조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 불상병(不相並)이란 말이 불상용(不相容)으로 바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 글을 구체적으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굴원은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나라와 임금을 섬긴 일편단심을 안은 채 멀리 고향을 떠나 귀양살이 신세가 되었다. 자신을 모함하는 간신들과 나라를 사랑하는 자신은 성질상 얼음과 숯이 함께 있을 수 없는 그런 운명을 지니고 있다.
나는 내 목숨이 날 때부터 길게 타고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길지 않은 일생이나마 낙이란 것을 모르고 고생만 하던 끝에 결국은 그 길지 않은 나이마저 다 살지 못하고 객지에서 죽어갈 것을 생각하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참고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사상 가운데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었던 것이 유가(儒家)와 법가(法家)였다. 그야 말로 빙탄불용(氷炭不容)의 관계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립되는 주장을 펼쳤는데 그 중의 하나가 역사를 보는 눈, 곧 역사관이다. 유가가 과거에 초점을 맞춘 복고(復古)를 주장한 데 반해 법가는 진보적인 사관을 가지고 개혁을 주장했다.
한비(韓非)가 변통없이 용렬한 그들을 두고 수주대토(守株待兎)라고 비난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 氷(얼음 빙, 엉길 응)은 ❶회의문자로 冰(빙)은 본자(本字), 冫(빙), 仌(빙)은 동자(同字)이다.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와 水(수)의 합자(合字)이다. 물이 얼다, 얼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氷(冫)자는 '얼음'이나 '서늘하다', '엉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氷자의 갑골문을 보면 무언가가 솟아오른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얼음이 깨지면서 부풀어 오른 모습을 표현한 冫(얼음 빙)자이다. 평평했던 강의 얼음이 깨지면서 위로 솟구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이것이 물과 관련된 글자임을 표현하기 위해 水(물 수)자가 더해진 冰자가 등장하였고 이것이 다시 간략화되면서 氷자도 만들어졌다. 다만 지금의 冫자는 얼음과 관련된 부수자 역할을 하고 氷자나 冰자는 단독으로 '얼음'을 뜻할 때 쓰인다. 그래서 氷(빙, 응)은 ①얼음, 고체(固體) ②기름 ③지방(脂肪) ④전동(箭桐) 뚜껑 ⑤식히다, 서늘하게 하다 ⑥얼다 ⑦깨끗하다, 투명(透明)하다 ⑧성(姓)의 하나, 그리고 ⓐ엉기다(한 덩어리가 되면서 굳어지다)(응) ⓑ얼어붙다(응)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숯 탄(炭)이다. 용례로는 얼음이 얼은 큰 강을 빙하(氷河), 대기가 영도 이하로 냉각되었을 때 대기 중에 생기는 작은 얼음의 결정을 빙정(氷晶), 한대 지방의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 위에 떠서 흐르는 큰 얼음 덩어리를 빙산(氷山),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빙붕(氷棚), 얼음판의 위를 빙상(氷上), 얼음과 안개로 아주 추운 곳에서 먼지처럼 자디잔 얼음 결정들이 안개처럼 서리는 것을 빙무(氷霧), 얼음과 눈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빙설(氷雪), 얼음 조각을 빙편(氷片), 추위가 들어 물이 어는 시기를 빙기(氷期), 매화를 달리 일컫는 말을 빙혼(氷魂), 얼음의 덩어리를 빙괴(氷塊), 의심 등이 얼음 녹듯이 풀림을 빙해(氷解), 얼음과 같이 맑고 밝은 달을 빙륜(氷輪), 얼음처럼 맑고 깨끗함을 빙결(氷潔), 얼음을 간직해 두는 창고를 빙고(氷庫), 얼음이 풀림을 해빙(解氷),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얼음덩이를 유빙(流氷), 굳게 엉기지 못한 얇은 얼음 또는 근소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박빙(薄氷), 물이 얼어 붙음을 결빙(結氷), 작은 얼음의 결정이 공중에 떠 있는 현상을 세빙(細氷), 단단하게 굳은 얼음을 견빙(堅氷),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됨을 동빙(凍氷), 겨울에 얼음을 떠서 곳집에 넣어 둠 또는 그 얼음을 장빙(藏氷), 얼음같이 투명한 모습과 옥과 같이 뛰어난 바탕이라는 뜻으로 용모와 재주가 모두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빙자옥질(氷姿玉質),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얼음 같이 맑고 옥같이 깨끗하다는 뜻으로 청렴결백한 절조나 덕행을 나타내는 말을 빙청옥결(氷淸玉潔), 빙산의 뿔이라는 뜻으로 대부분이 숨겨져 있고 외부로 나타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빙산일각(氷山一角),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흐르는 물도 겨울철에 얼음이 되면 쉽게 부러진다는 뜻으로 사람의 강유의 성질도 때에 따라서 달라짐을 이르는 말을 동빙가절(凍氷可折), 얼음이 얼고 찬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심한 추위를 이르는 말을 동빙한설(凍氷寒雪), 얼음을 두드려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의 불가능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빙구화(敲氷求火), 기와가 깨져 흩어지고 얼음이 녹아 없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산산이 흩어지고 사라짐을 이르는 말을 와해빙소(瓦解氷銷), 여름의 벌레는 얼음을 안 믿는다는 뜻으로 견식이 좁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충의빙(夏蟲疑氷) 등에 쓰인다.
▶️ 炭(숯 탄)은 ❶회의문자로 산(山)의 언덕 동굴(厂; 굴바위, 언덕)部에서 불을 피워(火) 나무를 태운 것이라는 데서 '숯'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炭자는 '숯'이나 '목탄', '석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炭자는 山(뫼 산)자와 厂(기슭 엄)자,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숯은 높은 온도에서 나무가 타면서 수분과 불순물만 연소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은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인류가 처음 접했던 숯은 산불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그러니 炭자는 나무가 있는 산(山)과 기슭(厂), 그리고 불(火)을 결합해 숯이 처음 만들어졌던 장소를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炭(탄)은 (1)석탄(石炭) (2)연탄(煉炭)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숯, 목탄(木炭) ②숯불 ③석탄(石炭) ④재 ⑤탄소(炭素)⑥먹물,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얼음 빙(氷)이다. 용례로는 비금속성 화학 원소의 하나를 탄소(炭素), 석탄을 파내는 광산을 탄광(炭鑛),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서 생기는 극히 약한 이염기산을 탄산(炭酸), 석탄을 파내는 구덩이를 탄갱(炭坑), 석탄 가스의 기운을 탄기(炭氣), 오랜 옛날의 식물질이 지각 속에 묻혀 쌓여 점차 분해 탄화된 고체 연료로 땅에서 캐 내는 돌같은 숯을 석탄(石炭), 무연탄 가루를 점결제와 함께 가압하여 덩어리로 만든 연료를 연탄(煉炭), 그림을 그리는 데 쓰는 결이 좋고 무른 나무를 태워서 만든 숯을 목탄(木炭), 땔나무와 숯 또는 석탄 따위를 시탄(柴炭), 네모진 연탄을 각탄(角炭), 구멍이 많이 뚫어져 있고 공기 중의 습기를 잘 흡수하며 흡착성이 강한 것으로 동물의 뼈를 태워서 만든 숯을 골탄(骨炭), 땔나무와 숯을 신탄(薪炭), 흰 재의 가루로 덮여 희읍스름하며 불의 힘이 가장 센 참숯을 백탄(白炭), 석탄을 저장함 또는 그 석탄을 저탄(貯炭), 품질이 낮아 화력이 약한 숯을 검탄(黔炭), 덩이로 된 석탄을 괴탄(塊炭), 석탄을 채굴함을 채탄(採炭), 질이 단단한 석탄을 경탄(硬炭), 체굴된 석탄을 분류하여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정탄으로 만드는 작업을 선탄(選炭), 얼음과 숯이라는 뜻으로 둘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빙탄(氷炭), 진흙탕에 빠지고 숯불에 탄다는 뜻으로 생활이 몹시 곤궁하고 고통스러운 지경을 이르는 말을 도탄(塗炭), 얼음과 불은 성질이 반대여서 만나면 서로 없어진다는 뜻으로 군자와 소인은 서로 화합하지 못함 또는 상반되는 사물을 일컫는 말을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진흙이나 숯불에 떨어진 것과 같은 고통이라는 뜻으로 가혹한 정치로 말미암아 백성이 심한 고통을 겪는 것을 이르는 말을 도탄지고(塗炭之苦), 몸에 옻칠을 하고 숯불을 삼킨다라는 뜻으로 복수를 위해 자기 몸을 괴롭힘을 이르는 말을 칠신탄탄(漆身呑炭), 얼음과 숯이 서로 사랑한다는 뜻으로 세상에 그 예가 도저히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빙탄상애(氷炭相愛), 숯불을 안고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행동과 목적이 상치됨을 이르는 말을 포탄희량(抱炭希凉),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준다는 뜻으로 급히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줌을 이르는 말을 설중송탄(雪中送炭), 얼음과 숯불은 그 성질이 반대여서 서로 어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상반되어 화합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빙탄불상병(氷炭不想竝)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容(얼굴 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谷(곡, 용)이 합하여 이루어졌다. 谷(곡)과 큰 집에(宀)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듯이 많은 표정을 담을 수 있는 얼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容자는 ‘얼굴’이나 ‘용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容자는 宀(집 면)자와 谷(골 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谷자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로 응용되었다. 우선 갑골문에 나온 容자를 보면 內(안 내)자에 항아리가 하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창고에)물건을 보관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방안에 항아리가 자리 잡은 모습을 통해 ‘보관하다’라는 뜻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모습이 마치 사람의 얼굴과도 같아 후에 사람의 ‘얼굴’이나 ‘용모’를 뜻하게 되었다. 요즘 중국에서 囧(빛날 경)자를 ‘난감하다’라는 뜻으로 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容(용)은 ①얼굴 ②모양, 용모(容貌) ③몸가짐 ④용량 ⑤속내, 속에 든 것 ⑥나부끼는 모양 ⑦어찌 ⑧혹(或),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⑨담다, 그릇 안에 넣다 ⑩용납하다 ⑪받아들이다 ⑫용서하다 ⑬치장하다, 몸을 꾸미다 ⑭맵시를 내다 ⑮조용하다, 누긋하다(성질이나 태도가 좀 부드럽고 순하다) ⑯권하다, 종용하다 ⑰쉽다, 손쉽다 ⑱어렵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건을 담는 그릇을 용기(容器), 관용을 베풀어 벌하지 않음을 용서(容恕), 사람의 얼굴 모양을 용모(容貌), 무릎을 간신히 넣는다는 뜻으로 방이나 장소가 매우 비좁음을 용슬(容膝),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의 언행을 받아들임을 용납(容納),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입을 놀림 또는 옆에서 말참견을 함을 용훼(容喙), 용납하여 인정함을 용인(容認), 용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분량을 용량(容量),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을 용의자(容疑者), 사물의 속내나 실속을 내용(內容), 남의 문물이나 의견 등을 인정하거나 용납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수용(受容), 허락하여 받아들임을 허용(許容), 도량이 넓어서 남의 잘못을 이해하여 싸덮어 줌을 포용(包容), 마음이 넓어 남의 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을 관용(寬容), 범법자 등의 특정한 사람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가둠을 수용(收容), 사물의 어떠함을 말이나 글 또는 시늉을 통하여 드러냄을 형용(形容),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여자의 꽃다운 얼굴을 가용(佳容), 위엄 있는 모습을 위용(威容), 얼굴과 몸매가 뛰어나게 크고 씩씩하고 훌륭함을 용모괴위(容貌魁偉), 얼굴 모습과 몸매가 가지런하여 아름다움을 용자단려(容姿端麗), 대지가 만물을 포용하듯이 마음이 크고 너그러움이라는 용지여지(容之如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