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 올림픽
류춘현
우리나라는 최소 규모인 144명의 선수단으로 참가하여 금메달 13개 역대 최다 동률, 메달 수는 32개로 1988 서울 올림픽(33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메달을 따서 종합성적 8위를 거두고 멋지게 마무리했다. 활, 총, 검으로 많은 금메달을 따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랭킹 순위도 하위였던 선수들이 대거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대한체육회에서는 금메달을 양궁 3개, 펜싱 2개로 총 5개를 목표로 걸었다고 한다. 올림픽 경기를 보며 응원하느라 새벽까지 잠을 설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밤 더위도 잊게 해 주었다. 기대를 뛰어넘은 성적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안겨 주었다. 파리올림픽은 '완전한 성 평등 실현'이라는 기치 아래 실시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전체 참가 선수단이 남녀 규모 동수로 참가하고 복싱. 레슬링 등에서 여성체급을 늘리고, 황금시간 대에 여성 경기를 배치하는 등, 마지막 피날레도 남자가 아닌 여자 마라톤으로 장식하였다. 알렉산드르 브라질 탁구선수는 6개월 때 백신 부작용으로 오른팔을 절단한 장애를 안고 우리와 탁구 16강전에서 맞붙었다. 그녀는 탁구공을 쥘 수 있는 오른팔이 없다. 그의 왼팔에는 '인생은 선택의 연속, 더 강해지는 쪽을 선택하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3:0으로 한국에 완파 당했지만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장애인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일본에서 귀화한 허미미 유도선수는 허석 독립투사의 손녀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 유언에 따라 한국행을 택했다고 한다. 개인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걸고 할아버지 묘소 앞에서 승전보를 알렸다.
양궁은 전 종목을 석권하였다. 양궁협회의 공정성이 칭송받는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기존 메달리스트라고 특혜를 주지 않는다. 전체 예선전부터 공정하게 참여하여 우수한 실력이 인정되어야만 선발된다. 평준화되어 가는 세계양궁 추세에 한국 양궁이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과학적 훈련 시스템을 강화해 주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을 혁파하고 프로세스를 확립한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세심한 배려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이번 올림픽에서 주목받았던 선수는 사격의 김예지 선수이다. 경기에 집중하는 냉철한 표정이 화제가 되어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또한 25m 권총에서 0점을 쏜 후 인터뷰에서 '0점을 쐈다고 세상이 무너지나요? 인생에 사격이 전부가 아닙니다'라고 했다. 그녀에게 올림픽은 자아 실현의 장이었다.
여자탁구에서 선수 3명 중 2명이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이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가 많아 중국인들끼리 대항하는 경기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일기도 한다. 세계화가 되다 보니 국적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올림픽이 국위선양 프레임은 쇠퇴해 가고 이제는 자아실현의 장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발언이 이슈가 되고 있다. 협회의 지나친 통제와 규율에 의해 개인의 자율에 기반한 발전이 저해되었다는 것이다. 협회에 대한 제도적인 문제점과 선수에 대한 대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MZ 세대가 대다수인 선수단으로 평균 나이가 23.5세로 젊은 세대가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패자를 위로하고 챙겨주는 선수들의 품격을 보면서 스포츠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첫댓글 선생님도 밤새 응원하시는 열정적 관객이셨군요 지난 경기들이 조목조목 떠오릅니다 아쉬웠던 경기도 물론 있었지요? 요때 만큼은 모두가 하나되는 모습 참 아름다운데 다른 분야에선 소원한 일이지요? 뜬금없이 생각나서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