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한국일보 시낭송 캠페인 2024.12.24.
하느님이 주신 카드 - 눈 내린 성탄절에 -
- 권오순
이 세상 그 어느
화가인들
이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오직,
단 한 가지 빛깔로
이처럼 황홀하고 신비스러운…
아!
도저히 사람의 솜씨로는
따를 수 없는
하느님이 주신
사랑의 크리스마스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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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순 시인은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로 시작하는 동요 ‘구슬비’의 노랫말을 지은 분인데요.
시인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재속 수녀이기도 했어요.
재속 수녀란 일반인이면서 수녀가 지켜야 할 계율을 지키며 살아가는 분을 말하지요.
시인이 이 시를 지은 그해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많이 왔나 봅니다.
시인은 “이 세상 그 어느 / 화가인들 / 이보다 / 더 아름다운 / 그림을 / 그릴 수 있을까?”
하고 감탄하면서 눈 쌓인 세상을 하느님이 보내주신 ‘사랑의 크리스마스카드!’라고 표현했어요.
하느님이 보내주신 크리스마스카드에는 무엇이 담겨있을까요?
오늘도 지구촌 사람들을 괴롭히는 전쟁ㆍ폭력ㆍ굶주림ㆍ갈등ㆍ불신이
하얀 눈에 덮이듯 깨끗이 사라지고,
모두에게 평화와 사랑과 행복과 웃음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기도가 담겨있지 않을까요?
이것이 그분의 진정한 뜻이 아닐까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가득하기를요!
-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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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순 시인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글을 아름답게 갈고 다듬어 쓰기 위해 ‘구슬비’를 지었고,
노년에는 천주교회 옆 오두막집에서 시를 쓰면서 재속 수녀로서의 삶을 사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