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무더운 여름에 힘을내다..
더웠다..햇빛은 나만 그렇게 열심히 비추는것인지 너무 더웠다...
동네에서 서울행 표를 끊었다..당돌한 고교생에 서울나들이..
노란색 뱅뱅 윗도리를 걸쳐입고 양손에는 일간스포츠랑 브라보콘이 들려있었다..
꼴찌를 하던 팀은 바짝 힘을 내더니 이내 1위를 할태세다...
상의유니폼에 그냥 해태라고 써있는 촌스러운유니폼...그리고 떡하니 태평양이라고 써있는
지구상에서 이보다 더 촌스러울수 없는 돌핀스 유니폼...부자구단 삼성도 별반 다르지않아
그냥 삼성이라고 써있는 구닥다리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1990년의 프로야구판...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엘지트윈스는
서기2500년대에나 있을법한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서는 잘치고 잘달리고 잘훔쳤다....
고교생 견훤에 마음을 훔쳐갔던 엘지트윈스에 1990년에 일을 난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군대.그리고 야구...
상병계급장을 달고있던 1994년 가을....강원도 갈말읍 어느 모부대에 3주간 파견근무를 나가 있었다..
그때 우리팀은 태평양돌핀스와 한국시리즈를 하고있었다...
조선후기에 문신이며 개혁가였던 김홍집과 이름이 같았던 태평양 좌완투수는 1차전에서
제법 공을 힘차게 뿌려댔다...거참 개좀 던지네.....
운명의 연장전....힘이 빠진 김홍집에 몸쪽 약간 높은 공을 김선진 방망이가 놓치지 않고 냅다 휘두른다..
끝내기홈런.....그리고 4연승....두번째우승....
기뻤다....군인에게는 휴가가 가장큰 기쁨이었지만 내겐 엘지에 우승이 더큰기쁨이었다...
휴가 나가면 집에 먼저 안가고 야구장에 들렸다가 집에 갔던 기억들...
군복도 나에 야구열을 식힐순없었다....
엘지트윈스 팀색깔을 잃고 방황하다...
전문가들은 말한다...가장 강력한 팀과 그연도는 언제인가하는 물음에 조금은 의견이 다를순
있지만 대체로 1995년에 엘지트윈스가 역대 최강전력이었다고....
그랬던 팀이 새천년이 시작되고 나서 그리운 나의 고향은 하위권이라는 노래를 전격 발표하고
조금은 안스럽게 나의고향하위권을 불렀다...
노래에 영향은 곧 그라운드에 나타났다..6위.또6위..또6위...팬들이 그지겨운 6위좀 안하면
안되나하고 건의하니깐 알았어 하더니 바로 8위를 해버린다...
2005년에 필자는 6위를 하고있는 팀을 열심히 응원하고자 잠실홈경기만 서른네번을 갔다...
도대체 기름값이 얼마나 들었는지 차는 어찌나 많이 타고 다녔는지 중고차값이 팍팍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포기란 없다...오늘 졌으니 낼 또올라간다...
또졌다....또졌으니 내일 난 다시 잠실에올라간다...오기였다...남자의 오기는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릴만큼 무서웠다...선수들이 집념도 없고 패기가 없으니 나라도 집념있고 패기있게
살아보겠다고 그렇게 잠실야구장으로 차를 몰았다...눈물이 나는걸 몇번은 참고 또참았다...
난 멈추지않는다...엘지트윈스 다시 일어서다..
나는 여기서 멈출순없어 이대로 그렇게 멈출순없어.....잼노래 일부다...
그래 거기서 멈추었다면 너희는 엘지트윈스가 아니다...
감독이 바뀌고 코치가 바뀌고 엘지의 이병규가 일본으로 가고 우리가 박배추라고 놀렸던
투수가 우리팀으로 오고....팀은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그렇게 바뀌어 가고있었다...
만년하위팀이 롯데만 있는줄 알았는데 어느새부터 우린 하위팀에 대명사가 되어있었다..
무엇보다 이기는 야구를 하는게 중요했다....김감독...그는 분명 이기는 야구를 하는 사람이다..
항상 가을만되면 너무나도 깨끗하게 덕아웃을 청소하던 우리팀은 필시 올해만큼은 가을에도
덕아웃이 안성재래시장 처럼 북적일거라 믿는다...
그래 그렇게 가는거다...17여년에 세월이 흘렀지만 늘 우리팀이 쓰는 야구장은 그대로이다..
야구장도 그대로이고 열성팬들에 마음도 그대로이다...변한건 세월뿐,사람에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니 이는 참으로 아름다운일이다....
쓰러지지않는 의지의 엘지트윈스...다시 명가의 재건을 위해 뛰는 엘지트윈스..
그리고 멋스러운 팬들이 가장 많은 엘지트윈스...
그들이 지키고있는 대한 민국 야구계는 그래서 아름답다...
첫댓글90년 용이가 둥이로 바뀌고..염원하던 우승을 일군후...우리둥이는 당연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팀인줄만 알았습니다..94년 우승의 감격을 안고 이듬해 군대에 입대했고..제대하던해에도 어김없이 우리둥이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져..전 그것이 당연한것인줄 알았고 제국은 영원할줄만 알았습니다...하지만...이후 그 영원할듯한 제국은 무너져내렸고..2002년 무뚝뚝한 저의 눈에 눈물이 맺힐만큼 명승부를 보여줬지만...둥이의 침체기가 너무 길었던것 같습니다..올시즌..우리둥이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전 아마 잠실이 떠나가도록 목놓아 울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ㅠ.ㅠ
늘 그런날이 올것만같았고 이상훈/김용수/정삼흠/김재현/서용빈/유지현등 좋은선수들이 워낙많아서 전성기가 오래갈줄알았습니다...위로 올라가기는 쉬워도 아래로 한번 내려가기는 정말쉽더군요...그게 야구같습니다.. 야구장올라다니면서 참진님이랑 그리고 주변 분들이랑 같이 응원하는거정말좋습니다...야구장 올라갈적에 집에서 키운 옥수수좀 쪄서 가지고 올라갈께요.. 거기에 토마토추가(이것도 집앞마당에 심어놓은겁니다..)같이 오손도손 먹어가면서 응원해보죠...홈경기때 뵙도록하겠습니다...
초등학교 꼬맹이 시절 정말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감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습니다..이상훈 vs 김상진 빅매치가 열리면 경기전부터 만원관중이 서로 응원팀의 선발투수 이름을 연호하고..경기전부터 얼굴이 빨개진 아저씨들은 작은 생수병에 일병 "피리빵"이라고 하는 하늘로 솟아오르는 폭죽을 경쟁하듯이 쏘아올리고..LG vs 해태..그 자체가 빅매치로 주중 3연전도 암표상이 활개하던..팀의 우승도 좋지만 라이벌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서 판을 다시 키웠으면..
90년대 중반 엘지가 막강해서 상위권있을때가 더 많았을때...저도 진짜로 우승이 이리 힘들줄은 꿈에도 몰랐어요..ㅜ.ㅜ.94년 우승이 마지막이 될줄이야... 저는 90년 중반엔 엘지가 너무 잘해서 약간 야구보는게 시들했었죠..그러다가 군대에서 본 02년 포스트시즌...ks 6차전은 점호전에 크게 앞서고 있어서 7차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점호 끝나고 뉴스밑에 자막에 나오는 삼성우승..ㅜ.ㅜ 제가 제대하고나선 끝없는 나락으로...ㅜ.ㅜ 모 암흑은 끝나고..포스트시즌의 떨림과 짜릿함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__)
견훤님 글 볼때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그리고 엘지에 대한 느낌도 거의 비슷하고 그라나 전 뭐 감독이 온후 단 한차레도 잠실을 찾지 안았습니다.. 아 수원음 몇번 갔습니다..집이 안산이라 그리고 올해 다시 야구장을 찾기 시작 했구요 물론 제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그동안 안가서 벌 받았는지 잠실 관람전 5연패 중이라는거 ㅋㅋ 암튼 님 글 잘읽고 많은 부분 공감 하고 갑니다..
첫댓글 90년 용이가 둥이로 바뀌고..염원하던 우승을 일군후...우리둥이는 당연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팀인줄만 알았습니다..94년 우승의 감격을 안고 이듬해 군대에 입대했고..제대하던해에도 어김없이 우리둥이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져..전 그것이 당연한것인줄 알았고 제국은 영원할줄만 알았습니다...하지만...이후 그 영원할듯한 제국은 무너져내렸고..2002년 무뚝뚝한 저의 눈에 눈물이 맺힐만큼 명승부를 보여줬지만...둥이의 침체기가 너무 길었던것 같습니다..올시즌..우리둥이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전 아마 잠실이 떠나가도록 목놓아 울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ㅠ.ㅠ
늘 그런날이 올것만같았고 이상훈/김용수/정삼흠/김재현/서용빈/유지현등 좋은선수들이 워낙많아서 전성기가 오래갈줄알았습니다...위로 올라가기는 쉬워도 아래로 한번 내려가기는 정말쉽더군요...그게 야구같습니다.. 야구장올라다니면서 참진님이랑 그리고 주변 분들이랑 같이 응원하는거정말좋습니다...야구장 올라갈적에 집에서 키운 옥수수좀 쪄서 가지고 올라갈께요.. 거기에 토마토추가(이것도 집앞마당에 심어놓은겁니다..)같이 오손도손 먹어가면서 응원해보죠...홈경기때 뵙도록하겠습니다...
근디 견훤님 제가 어디 가는 길을 알려드렸지요, 너무 댓글이 빨르셔서 도저히 감이 안 온다는.. ㅋㅋㅋ
초등학교 꼬맹이 시절 정말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감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습니다..이상훈 vs 김상진 빅매치가 열리면 경기전부터 만원관중이 서로 응원팀의 선발투수 이름을 연호하고..경기전부터 얼굴이 빨개진 아저씨들은 작은 생수병에 일병 "피리빵"이라고 하는 하늘로 솟아오르는 폭죽을 경쟁하듯이 쏘아올리고..LG vs 해태..그 자체가 빅매치로 주중 3연전도 암표상이 활개하던..팀의 우승도 좋지만 라이벌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서 판을 다시 키웠으면..
90년대 중반 엘지가 막강해서 상위권있을때가 더 많았을때...저도 진짜로 우승이 이리 힘들줄은 꿈에도 몰랐어요..ㅜ.ㅜ.94년 우승이 마지막이 될줄이야... 저는 90년 중반엔 엘지가 너무 잘해서 약간 야구보는게 시들했었죠..그러다가 군대에서 본 02년 포스트시즌...ks 6차전은 점호전에 크게 앞서고 있어서 7차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점호 끝나고 뉴스밑에 자막에 나오는 삼성우승..ㅜ.ㅜ 제가 제대하고나선 끝없는 나락으로...ㅜ.ㅜ 모 암흑은 끝나고..포스트시즌의 떨림과 짜릿함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__)
견훤님 글 볼때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그리고 엘지에 대한 느낌도 거의 비슷하고 그라나 전 뭐 감독이 온후 단 한차레도 잠실을 찾지 안았습니다.. 아 수원음 몇번 갔습니다..집이 안산이라 그리고 올해 다시 야구장을 찾기 시작 했구요 물론 제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그동안 안가서 벌 받았는지 잠실 관람전 5연패 중이라는거 ㅋㅋ 암튼 님 글 잘읽고 많은 부분 공감 하고 갑니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에 계셨나요? 혹시 군탄리세여? ㅎㅎ 제가 거기서 군생활을했어요. 포병대대 ㅎㅎ
저도 철원에서 근무했었는데...와수리...^^ 81미리..ㅡ.ㅡ
근무는 연천에서 했구요...갈말읍은 파견근무나갔었습니다....님께서 군탄리를 말씀하시니까 예전 생각 많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