養神(양신)의 道 散步(산보)
"걷기 운동"
노노항언(老老恒言)은
중국 淸대의 조정동(曹庭棟)이 지은 노년기의 양생 전문 서적이다.
90여세까지 산 자신의 경험과 300이 넘는 양생가의 이론을 참고하여
기술한 것으로 지금의 여건에도 참고할 내용이 많아 어르신은 물론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자녀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이 가운데 한국노인병연구소 발간 '노인병(2002년 12월호)'에
실린 노인의 산보(散步)에 관한 글을 올립니다.
노노항언(老老恒言)의 산보(散步)편에서는 음식 섭취 후 권하는
최고의 운동으로 산보를 소개하고 있는데 산책하는 묘미와 멋뿐만이 아니라
산책을 함으로써 소화를 돕고 다리의 근육을 길러, 건강을 도모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고 그 요령으로는 각자의 체력에 맞는 행보를 권하고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락맥(絡脈)이 체(滯)하므로, 보통 할 일이 없으면
실내를 때때로 천천히 수십 회를 돌아 다녀서 힘줄과 뼈마디를
활동시키면 락맥이 유통된다.
익힌지 오래되어 걸음걸이가 점차 백, 천으로 되면 다리 힘이 겸하여 는다.
걸음은 근(筋)을 주관하며, 걸으면 근이 서창(舒暢)하고 사지가 강건해 진다.
걷는 것을 태만히 하면 힘줄에 쥐가 나고, 힘줄에 쥐가 나면 날로 게을러져
우연히 몇 걸음만 걸어도 기핍(飢乏)으로 고생하며 구좌(久坐)로
인한 상육(傷肉)의 폐(弊)를 면하기 어렵다.
(오래 앉음으로 인해 살이 상하는 폐단을 면하기 어렵다.)
걷고자 하면 먼저 일어서서 옷을 털고 숨을 고른 후 입공(立功)의 여러 가지
방법을 천천히 한번 행한다(입공은 2권의 도인편에 수록되어 있다).
그 후 조용히 발걸음을 떼면 정신과 족력(足力)이 배가되어 튼튼해지니,
순자가 말한 안연하면서도 기혈이 게을러지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식후에는 음식이 위에 멈추기 때문에 반드시 수백 보를 완행해서
그 기를 흩어 비(脾)에 보내면 위를 활동시켜 소화하기 쉽다.
여해집에 말하기를 비(脾)와 위는 다토에 속하고, 흙은 쟁기로 갈아야
생산을 하는데, 움직여주지 아니하면(갈아 주지 않으면) 거친 흙일뿐이다.
고로 걸음으로써 움직이는 것이다.
낭환기에 옛 노인이 식후에 반드시 산보를 한 것은 몸을 움직여
소화를 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니 후세 사람들이 산보로 소요를 삼았다.
준생전(遵生|글전)에 '무릇 걸음을 걸을 때는 말을 하지 말 것이며
말을 하려거든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실기한다고 한 것은, 걸은 것은 기를 움직이는 것인데,
다시 또 입을 열어 뱉으면 기가 끊어져 실조(失調)가 된다는 것이다.
비록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침식외에는 말하지 말 것이 한 구절 또 첨가한다.
산보란 흩어버리고 구애되지 않은 것으로서 걷다가 서고,
또 섰다가 걷는데,일종의 한가하고 자여(自如)한 모습을 지녀야 한다.
노륜의 시에서 말한 백운유수(白雲流水)와 같이 한가하게 걷는다는 것이다.
남화경(南華經)에서는, 물의 성질은 뒤섞이지 않으면 맑고,
막혀 갇혀서 흐르지 않으면 또한 맑을 수 없다고 하였다.
이것이야말로 양신(養神)의 도이니 산보로써 양신하는 것이다.
때때로 조금 멀리 걷고자 하면
반드시 자기의 족력을 잘 헤아려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멀리 가야 할 때에는 작은 배를 따르게 하여 갈 때 걸어갔으면
올 때 배로 돌아오고, 또 갈 때 배로 갔으면
올 때 걸어서 돌아오든지 뜻에 따라한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평상같은 곳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탕음으로 기를 조절한다.
원미지(元微之)의 시에, 잠시 힘쓴 후 돌아서 걸어오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몸을 살핀다고 햐였는데,
억지로 애써 걷는 것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봄에는 매화를 즐기고 가을에는 국화를 감상하는 것이
가장 멋있는 일이다.
맑고 시원한 바람 부는 날에 오랜 친구 둘, 셋과 지팡이 짚고 갈 만한
가까운 거리를 편히 걷거나 또한 수레를 차도 좋다.
경계해야 할 것은 흥에 겨워 걷다가 일시의 객기 때문에
피곤을 모를 수도 있지만, 앉으면 몸을 상한 것을
알게되니 그 때에는 후회해도 소용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