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 이맘때는 엄마의 가마솥은
텃밭에서 길러낸 채소들로 온통 푸른색으로 변하였다
호박잎. 애기 호박. 풋고추. 깻잎. 우엉잎. 등
밥 위에 삼베보자기를 펼쳐놓고 찐 푸른 잎은 얼마나 맛이 있는지
된장은 아궁이에 타다남은 잔불에다 보글보글 끓어냈다
그러면 엄마표 밥상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간혹 보리밥에 섞어나온 흰쌀밥 한톨은 꿀맛이다
평상에 둘러앉아 우리들은 입이 터지도록 쌈을 해서
다들 맛있게도 먹었다
나도 오늘 엄마처럼 보리밥에다
호박잎과 우엉잎. 깻잎을 채반에다 쪄서 먹어 보았다
식구라고는 달랑 셋 사람 그중에도 우리 신랑은 어릴 적
보리밥을 많이 먹어 보리밥은 먹기도 싫다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시어머님도 쌈은 싫다신다 참 맛을 몰라도 한참 모르신다
나 혼자 입을 벌리고 먹어보니 별 맛이 없다 왜일까
설거지를 하고 옛날이 그리워 동네 한 바퀴 돌고 밤하늘 쳐다보니 깜깜이다
그렇게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은 다 어디로 갔나
오늘이 열나흘인데 둥근 달이라도 있을 텐데 허전한 마음뿐이다
동그랗게 떠오른 달을 보면서 총총한 별을 헤면서
밤늦도록 도란도란 얘기 꽃을 피웠던 그 시절이 정말 그립다
엄마의 손맛과 엄마의 마음을 담아낸 밥상이 세월이 갈수록 그리워진다
나는 언제쯤이면 엄마의 손맛을 닮을까
무엇이라도 맛있게 척척 해내시던 엄마표 밥상
여름밤의 아름다웠던 추억이 항상 웃음꽃이 피어났던
어린 시절이 눈물이 나도록 그립다 오늘 밤에
용장군님
반갑습니다
그 시절 그 맛이 그립습니까
저도 그래요 반찬은 된장 뿐이라도
나물이면 모두 풍성하게 먹었지요
좋은 시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