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나무 갉아먹는 해충이에요
매미나방
봄이 오면 겨우내 잠자던 동식물들이 깨어납니다. 곤충들도 이때부터 활동성이 커지게 되죠. 산림청은 24일 "매미나방을 비롯한 주요 해충이 올봄에 크게 번질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매미나방은 지난해 전국 산림 60㎢가 넘는 면적에 큰 피해를 줬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어, 봄을 앞두고 매미나방의 알집을 제거하는 등 방제 작업을 하라고 산림청이 미리 경고한 거죠.
▲ 지난 여름 마트 주차장 가로등 스피커에 알을 깐 나방이 빽빽이 들어차 인근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았어요. /조인원 기자
2020년은 전 지구적으로 역대 둘째로 무더웠던 해입니다. 1901~2000년까지 평균기온보다 1.01도 더 높았어요.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가 1973년 이후 열째로 더운 해였답니다. 이 때문에 꽃매미나 매미나방, 붉은불개미, 열대거세미나방 등 해충의 습격이 유독 심했습니다. 이들 해충들은 주로 떼를 지어 다니며 피해를 일으키는 특성이 있어요. 이들이 크게 번성하면 산림의 수목이나 과수 등은 그만큼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 가운데 매미나방은 특히 먹성이 좋습니다. 참나무 같은 활엽수나 소나무 같은 침엽수를 가리지 않고 갉아먹을 정도라고 합니다. 사과, 복숭아, 옥수수 등 다양한 농작물에 달라붙어 달콤한 즙을 빨아들이는 바람에 농가 피해가 막심한 거죠.
매미나방은 여름부터 나무나 단단한 벽, 바위 표면 등에 알덩이를 붙여놓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 알은 1㎜ 안팎 크기로 이른 봄이면 이미 알껍데기 안에서 유충이 부화해 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알을 깨고 나와요. 올해도 작년만큼 날씨가 따뜻할 가능성이 있어 매미나방이 많아질 전망이에요. 그래서 봄이 되어 매미나방이 부화하기 전에 매미나방의 알집을 제거하는 기습 작전을 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거지요.
매미나방은 주로 우리나라와 일본에 분포하는 종으로, 애벌레의 털은 독성이 있어 접촉시 종기나 알레르기, 가려움증을 유발하니 주의해야 해요. 매미나방과 같은 해충의 습격은 광범위한 지역을 혼란으로 몰고 가기 때문에 국내 야생 생태계의 보호와 관리 차원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요.
각 지방자치단체는 봄을 앞두고 고압 살수포를 이용해 매미나방 알집을 제거하는 등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는 매미나방을 비롯한 다양한 해충으로부터 피해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래 봅니다.
최종윤·국립생태원 생태공간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