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전북 순창 광덕산 강천사(廣德山 剛泉寺) 가는 길
-관리소에서 일주문까지-
언제부터인가 강천사에 대해 궁금하여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20대 초반에 읽었 던 책에서 어느 행자가 강천사에서 행자생활을 하며 느낀 소회를 적은 글 때문인데 그때부 터 막연하게 강천사가 어떤 절인가 궁금증이 남아 있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강천사에 대하여 <전통사찰총서>에서 정보를 얻고 인터넷을 검색하여 알아본 결과는 참으 로 단출하고 규모가 작은 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 발걸음을 하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 로 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를 것이라 이번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 如一見)이라 했으니 직접 가보는 것이 생책이라 느껴졌습니다.
지난 4월 2일 일요일 2시 40분쯤에 기상하여 간단히 예불한 다음, 올릴 글을 올리고 나서 3시 15분경에 간단히 새벽밥을 먹고 3시 50분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집에서 강천사까지는 280.7km이고 소요시간은 대략 3시간 44분이라 했는데 중간중간 쉬다 보면 강천산 군립공원 제2주차장까지는 대략 8시 30분을 전후해서 도착되리라 생각되었습 니다.
날씨는 대체로 맑을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날씨에 대한 염려는 없었으나 경부선을 타고 가다 천안에서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안개가 얼마나 자욱하던지에서 앞차 깜박임 이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해도 뜨고 지역도 바뀌니 안개도 걷혀서 무사히 목 표지점인 강천산군립공원 제2주장에 정확히 8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기온은 예상보다 낮은 0도에서 -2도 정도를 헤아렸지만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2주차장 종합관광안내소 도착한 백우거
강천사주변 관광안내도
강천사가 있는 이곳은 강천산군립공원입니다. 순창에서 서북방 약 30리에 광덕산(廣德山 해발 600m)과 강천산(剛泉山 해발 584m)이 마주하며 협곡을 형성하여 20리에 걸쳐 병주 (竝走)하고 있습니다. 이 협곡을 강천계곡(剛泉溪谷)이라 합니다. 강천사로 가자면 오른 쪽이 광덕산이고 왼쪽이 강천산입니다. 강천사(剛泉寺)는 광덕산 아래에 있기에 '광덕산 강천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제2주차장에서 광덕교(廣德橋)로
제2주차장에서 상업ㆍ음식점거리로 바로 매표소로 올라갈 수 있지만 광덕교(廣德橋)로 해서 매표소로 가기로 했습니다.
호젓한 길을 걸으며 매표소로 향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매표소입니다.
강천산군립공원 매표소
어른은 3000원, 학생은 2000원입니다. 주차장은 제1, 제2 주차장이 있는데 무료입니다. 강천사까지의 거리는 약 2km입니다.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신선교(神仙橋)가 나옵니다.
강천산 일대는 신선과 관계된 전설이 많아서 신선봉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선교라 한 것 같습니다. 오전 8시 39분 신선교를 통과합니다.
8시 46분, 도선교(道詵橋)에 도착했는데 범상치 않은 폭포가 나타납니다.
도선교(道詵橋)에서
이 다리를 도선교라 한 것은 신라 말기인 진성여왕(眞聖女王) 때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강 천사를 창건하셨기에 지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다리를 자세히 보면 항아리를 형상화 하였음을 봅니다. 순창하면 떠오르는 것이 '순창고추장'이니 고추장을 담으려면 항아리가 있어야 하지요. 재미 있는 다리입니다.
도선교 바로 옆의 폭포가 장관입니다.
폭포가 있는 이 바위를 병풍바위라 하고 이 폭포를 일러 병풍폭포라 합니다.
이 폭포는 병풍바위를 비단처럼 휘감고 있는 폭포로 높이 40m, 물폭 15m, 낙수량이 분당 5톤이며, 작은 폭포는 높이 30m, 물폭 5m로 전설에 의하면 병풍바위 밑을 지나온 사람은 죄진 사람도 깨끗해진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폭포는 인공 폭포라 합니다. ^^
신선이 깜빡하고 잊었다는 갓... 바위 아래 폭포 옆에 있는 갓바위가 보입니다. ^^
병풍바위에 대한 안내문
병풍바위 병풍폭포에서 인증샷을 했지만...
오전 8시 52분에 만난 금강교(金剛橋) 모습
붉은고추 모양의 금강교(金剛橋)
앞서 도선교는 항아리였는데 금강교는 붉은고추를 형상화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다음은 무엇일까요?
금강교를 건녀면 연리목(連理木)이 나타납니다.
연리목(連理木) 안내문
강천산 일대는 유난히 사랑에 대한 전설이 많습니다. 어미바위와 아비바위의 전설, 구장 군 폭포의 거북바위 이야기 등....
연리목을 사랑나무라 합니다.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맞닿은 채로 오랜 세월을 지나다 보면 서로 합쳐져 한 나무가 되 는데 이를 연리지(連理枝)라 합니다. 두 몸이 한 몸이 된다 하여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을 이에 비유하곤 합니다. 또 연리지와 비견되는 애틋한 사람을 뜻하는 비익조(比翼鳥)도 있 습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당현종(唐玄宗)과 양귀비(楊貴妃)의 사랑을 읊은 장한가(長 恨歌)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七月七夕] '장생전'에서
여기서 비익조(比翼鳥)는 날개가 한쪽 뿐이어서 암컷과 수컷의 날개가 결합되어야만 날 수 있다는 새입니다. 요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사임당을 연모하는 의성군이 풍 류를 즐기는 예인이 머물도록 한 집인 비익당(比翼堂)은 그런 뜻이 있습니다.
500m 걸어 온 지점, 오전 8시 55분에 통과합니다.
강천계곡을 금강계곡이라고도 합니다.
강천산의 어미바위와 아비바위
어미바위와 아비바위에 대한 안내문
오전 9시 6분, 송음교(松蔭橋)에 도착.
송음교는 메주를 형상화하여 조성했습니다. 항아리가 있고 고추가 있고 메주가 있으면 고추장을 담글 수 있는 것이지요. 이곳을 찾는 사람으로 하여금 순창고추장을 알리고자 한 뜻을 읽을 수 있습니다.
거라시바위(거라시굴, 걸인바위)
송음교를 지나면 거라시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거라시바위에 대한 안내문이 있어 옮겨 봅니다.
거라시바위(거라시굴, 걸인바위)
「이곳은 예로부터 문전걸식 구걸해 온 걸인들이 이 굴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에게 동냥을 받아 강천산 스님에게 시주를 하고 부처님게 복을 빌었다는 나눔을 실천 했던 장소로 전해오고 있어 거라시바위(굴) 또는 걸인바위라 부른다.」
부도암유지(浮圖庵遺址)
거라시 바위를 지나 조금 올라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면 부도전이 나옵니다. 부도암유지 (浮圖庵遺址)라는 표지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부도암이란 암자가 있었는가 봅니다. 오전 9시 12분 부도전을 찾아 예를 올렸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없지만 도선국사(道詵國師)에 의해 창건된 강천사가 오랜 세월이 흘러 폐 허가 되자 조선 초기 중조(中照) 스님이 서원을 내어 시주를 모아 중창했는데, 부근에 부도 가 있으므로 절이름을 임시로 부도암(浮圖庵)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때 절은 비록 자그 마한 규모였지만 청정한 수도처로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절은 퇴락 하였고, 중조 스님은 설씨(薛氏) 부인의 도움을 얻어 중창을 이루었다고 하는데 좀더 자세 한 내용은 강천사에서 소개하겠습니다.
부도전(浮屠殿. 浮圖殿)
부도전(浮屠殿)은 부도전(浮屠田)이라 하기도 하고 부도밭이라고도 합니다.
부도(浮屠) 또는 부도(浮圖)는 원래 붓다(Buddha)를 음사한 말로 '부처님'을 이르는 말입니 다. 다른 음사어로는 불타(佛陀)지요. 이것이 붓다 스투파(Buddha stūpa) 즉 불탑(佛塔)ㆍ 솔도파(窣堵婆) 등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사리를 안치한 탑, 고승의 사리 를 안치한 탑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부도전 안내문
부도전(浮屠殿. 浮圖殿) 모습
이 부도는 문헌자료가 없어 어느 때 주석하신 분인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모두 석종형 부도입니다. 이 부도전은 강천사 일주문 300m 정도 아래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월당(伊月堂) 부도
월회당(月灰堂) 부도
금곡당(金谷堂) 부도
미월당(眉月堂) 부도
최근에 조성된 영월당(盈月堂) 부도
부도전 옆에 세워진 두 기 의 비
좌로부터 전주부윤 신말주 배위 정부인 순창설씨 송덕비(全州府尹 申末舟 配位 貞夫人 淳昌 薛氏 頌德碑)이고 대한민국지정 보물 제728호 부도암중창 설씨부인권선문비(大韓民國指定 寶物 第七二八號 薛氏夫人勸善文碑)입니다. 설씨부인 17대손에 의해 2010년 10월에 조성 되었습니다.
부도전을 물러나옵니다.
천우폭포(天雨瀑布)
부도전을 물러나와 조금 오르니 천우폭포라는 폭포가 있어 쉬어갈 겸 해서 15분쯤 쉬면서 커피 한 잔을 나누어 마시며 폭포를 감상했습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자연적으로 폭포 가 이루어진다고 하여 천우폭포라 부릅니다. 오전 9시 30분쯤에 일어났습니다.
전나무 숲길
전나무 숲길에 서서
천년의 향기, 옛 강천사를 찾아서
강천사로 가다가 만난 어여쁜 새, 어치.
어치를 잘 담아보려 했는데 자꾸 이리저리 날아서 겨우 한 컷 잡았네요. ^^
아랫용소
아래의 설명 안내문이 없으면 그냥 지나칠 일이었는데 아내문을 읽어보고 용소를 들여다보 고 지나갑니다. 아랫용소가 있으면 위에 윗용소가 있을 터인데....
아랫용소 안내문
극락교(極樂橋)엔 단풍이 있네요.
강천산은 가을단풍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봄에 왔으니 그 화려함을 느끼지 못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직 나무에 잎새도 없고 그렇다고 벚꽃도 피는 시절도 아니라서 어느 면 에서는 황량하기조차 합니다.
극락교를 지나면 바로 강천사가 나옵니다.
계곡 옆으로 일주문이 보입니다.
우리는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풍광을 즐기며 오전 9시 40분, 일주문에 도착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강천사까지는 불과 2km인데 1시간 10분 걸렸으니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 다. 그만큼 눈길을 잡는 곳이 많았습니다. 강천사는 전각이 별로 없어 단출한 사찰인데 이 에 대해서는 다음 2탄에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_(())_
감사합니다. 백우 _()_
|
첫댓글 역시, 백우님의 순례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품입니다...
직접 보는 듯 생생합니다.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석원님, 반갑습니다. 얼굴을 뵌 지 1년이 된 듯합니다. _()_ _(())_
성지순례를 하시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언제든지 소리에 응하는 메아리처럼 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여기까지 천천히 쉬면서 즐기면서 온다고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2텅을 기대합니다_()_
제2탄은 강천사인데 단출한 절이지만 스토리는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천사 순례기 2탄이 기대됩니다. _()_
강천사의 주변은 서울과 기온차가차이 없어 피는 속도가 반 차이가 없더군요.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_()_ _(())_
오히려 더 낮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서울은 0도였는데 주차장에 내릴 때 보니 영하 2도였으니...
그러니 나무에 잎새가 없고 벚
강천사는 대웅전 하나 밖에 없는 그야말로 초간단 고찰입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부턴가 강천사를 노래하기에 한번 가보자고 했지요.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안개가 어떻게 자욱하던지 애를 먹었지만 순창에 도착하니 안개는 자취도 없이 사라졌네요.
순창 땅을 처음 밟으며 꽃길을 예상했는데 그건 아니었네요. 좀 시기적으로 일렀나 봅니다.
아랫지방이라 꽃길을 예상했지만 기온이 서울이나 별반 다름이 없어 별다른 꽃은 없더군요.
그래도 강천사 가면서 마음은 가볍고 눈은 즐거웠습니다. ^-^* _()_
덕분에 이번 순례길이거웠습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유유자적한 것이 또한 좋았습니다. _()_ _(())_
감사합니다.
()()()
신새벽에 다녀갔네요. 감사합니다.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