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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파동’ PL보험(제조물배상책임보험) 활성화 계기로 |
선진국 보험가입 준의무화, 기업평가시 반영 |
멜라민 파동으로 인해 소비자단체들이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보상해주는 제조물배상책임보험(PL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보험가입률이 저조해 제조물책임법 등 관련법률 개정을 통해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PL보험은 지난 2002년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면서 독립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PL보험의 보험료는 FY’02 703억원에서 FY’07 850억원으로 시행초기에 비해 별다른 변동이 없을 정도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PL보험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비교해보면 PL보험의 가입률이 크게 저조한 실정이다. 현재 미국의 경우 전체 손해보험중에서 배상책임과 관련된 보험이 13.6%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3.9%에 불과하며 일반손해보험에서 배상책임보험이 차지하는 비율도 미국은 69.6%, 한국은 17.9%로 3배이상 높다.
또한 전체 손해보험중에서 단기성 PL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국은 1.9%인데 비해 국내 PL보험은 0.7%이다.
이처럼 국내 PL보험가입율이 저조한 것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보험가입을 소비자 안전에 대한 투자가 아닌 마케팅 홍보를 위한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관계자는 “PL법상 제조물의 범위가 너무 좁은 것도 보험가입이 저조한 이유”라며 “부동산의 경우 건축물의 결함에 의한 사고발생시 소비자의 피해구제가 곤란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가능성이 높은 의약품, 음식료품, 정수기류, 자동차부품 등의 경우 잠재리스크가 너무 커서 보험회사가 계약을 인수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탓도 있다.
이에 손보업계에서는 PL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조물책임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제조물책임법상 보험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의 한 임원은 “제조물의 경우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획일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소비자 피해발생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규제 가이드라인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미국 등 OECD회원국들의 경우 사업계약 및 양식 등에 제조물사고에 대한 PL보험가입을 규정해 준 의무사항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기업평가시 보험가입 여부를 반영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표준약관상에 PL보험조항을 삽입하고, 제조업체의 기업평가시 PL보험 가입여부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