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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공항 이용 늘자 보안사고 3년새 6건→14건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에서 실탄·흉기 등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반입되는 일이 3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공항 이용이 늘어나면서 보안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탑승구·기내에서 적발된 사례의 상당수도 흉기 소지자가 스스로 신고한 경우가 많았다. 항공 수요가 급격히 회복되고 있지만, 보안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지가 이날 입수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실탄·흉기 등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가 탑승구나 기내에서 적발된 건수는 2019년 6건에서 작년 14건으로 늘었다.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총 31건의 보안 사고가 있었는데, 이 중 코로나 이후인 2022~2023년 사건이 17건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특히 공항 보안 사고는 최근 더 심각해졌다는 평이다. 지난 12일에는 한 승객이 권총형 전기 충격기를 소지한 채 김포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 승객은 다시 김포로 돌아올 때 “전기 충격기를 갖고 있다”며 소지 방법을 스스로 문의했다고 한다. 6일에는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중국인 탑승객이 21㎝ 과도를 갖고 있다가 탑승 직전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에는 인천발 마닐라행 대한항공 기내에서 권총 실탄 2발이 발견됐다.
항공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보안이 느슨해지면서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공항에서 흉기 등을 걸러내는 유일한 관문은 엑스레이 보안 검색인데, 가방·캐리어에 담긴 각종 물품을 6~10초 내에 판독하고 위험성을 가려내야 한다. 검색 요원의 주의력이 떨어지거나 물건이 겹쳐져 있으면 위험 물품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2D 엑스레이가 주로 쓰이는데, 평면적인 화면에서는 길쭉한 칼이 선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코로나를 거치며 공항 경비 인력이 줄어든 탓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월 기준 인천공항 보안 검색 요원 정원은 1890명인데 실제 인력은 1515명으로 80.2%였다. 2019년 근무 인원(1878명)보다 360명 넘게 줄어든 상황이다. 황경철 항공대 항공안전교육원 교수는 “승객이 몰리는데 꼼꼼하게 시간 들여 검색하면 ‘쟤는 실력이 안 되나’라고 의심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검색 요원들이 자회사로 채용되며 근태가 느슨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토부는 최근 항공 보안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