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
얼마 전 부인이 난소암으로 돌아 간 친구가 있다. 내가 사는 일산에서 먼 곳인 창원에 사는.. 주 중이라 병원 문을 예고도 없이 갑짜기 닫을 수가 없어 부인상에 가보지도 못했었다. 미안한 마음에 지난 토요일 서둘러 일을 끝내고 창원에 사는 그 친구를 보러 무작정 길을 떠났다.
901. 고속 버스 터미널
오랜만에 가본 고속버스 터미널은 정말 많이 변해 내가 일산 촌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버스 표를 구하는 것도 그저 창구에 가서 돈을 주면 되겠지! 했었는데 좀 당황스럽게도 예매니 뭐니 무인 창구에서 하라고 하고 화장실그리고 주변에 가계들도 어찌나 인테리어들을 잘 해 놓았는지.. 아무튼 나같은 일산 촌사람과는 거리가 먼 신식 고속버스터미널이 무척이나 낫이 선 곳이었다. 버스 시간이 남아 까페같은 가계에 들어 가 커피라도 한 잔 하고는 싶었지만 선뜻 들어가기가 어쩐지 불편 할 정도로.. 고속버스 자체도 옛날 고속버스와는 전혀 구조가 달랐다. 아무튼 4 시간 넘게 아주 지루하게 달려서야 겨우 창원에 도착을 했다. 일산서부터 따지고 보면 거의 6시간이나 걸린 샘이었다. 6시간이면 태국까지도 가는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창원 버스터미널에 갔더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보이는 오댕집도 있고 입구가 허름한 순대국집도 있고.. "내 수준에 딱 맞는 버스터미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후! 일요일 아침 돌아 올 때는 버스 시간 보다 2시간이나 일찍 버스 터미널에 나와 어슬렁 거리며 오댕도 사먹어 보고 커피도 한 잔을 했다. 문득 예전에 봉화 버스 터미널에서 짬뽕을 한 그릇 사먹었던 기억이 났다. 시골 버스 터미널 짬뽕집 짬뽕이 어찌니 맛이 있었던지..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특이 하게도 사장님이 아주 나이가 든 할머니였었는데.. 아직도 살아 계시려나?! 후후!
힘들게 서울로 돌아 온 후 다시 내가 사는 일산으로 지하철을 한 시간이나 넘게 타고 돌아 오는데 어찌나 힘이 들던지.. "다시는 고속 버스터미널로 가지 않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딜 가든 내가 사는 일산에서 가까운 김포로 가 차라리 비행기를 타야겠다!" 하면서.. 후후!
글. 고 사리
첫댓글 일산엔 고속버스터미널이 없군요? 인구가 그렇게나 많은 곳인 데도...
있는데 창원 가는 직통 버스가 없어졌어요. 7월 부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