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한 달간 피정(1)
사순시기 간헐적 단식으로 성공적인 체중감량에 성공(7Kg),
간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여러가지 부대적인 선물을 받은 기쁨도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5월 형님가족이 다녀가고, 마태오형제 부부도 다녀갔습니다.
딸가족은 휴가(7월), 추석(9월) 두 번 다녀갔습니다.
세상이 좁다고 느낄수 있는 한달 제주살이 분들을 우연히 만나고
미국에서 찾아온 시래기 친구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조카와 사위를 만나 먹고 마시고 즐기는 가운데
체중이 요요현상으로 원위치가 되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나는 10월을 맞아 한 달간,
홀로 집에서 피정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목적
1. 체중조절
2. 한국의 성지순례 시작(아내와 함께)- 잎마늘 작업시작 전(12월 20일)까지
3. 그동안 포스팅을 하느라 소진된 영성 재충전 입니다.
▣ 방법
1. 카페에 포스팅 절제
2. 매일 운동(새벽 산책, 걸어서 새벽미사 참례, 올레길 걷기)
3.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4. 2년간의 영성일기 다시 읽고 정리
10월 1일(토)
새벽에 걷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5Km 이상을 목표로.
첫날은 신창풍차해안도로를 걸으며 아침노을을 카메라에 담으며
천천히 예열을 시작했습니다.
오후에는 노젓는 기구(Fitera)를 이용 30분 정도
긴호흡을 반복하며 노를 저었습니다.
성가부를 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천천히 길게 호흡하며~
10월 2일(일)
어제 모슬포 5일장에서 구매한 콜라비와 양배추를 심고
마늘밭에 검질을 맸습니다.
그리고 20년 전 2년간 쓴 영성일기장을 읽고 정리하면서
나의 신앙상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갖았습니다.
10월3일(월)
새벽미사 참례하기위해 5킬로 떨어진 성당까지 1시간동안 걸었습니다.
카페 포스팅을 하고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참고
법정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를 읽었습니다.
10월 4일(월)
한국천주교 성지순례책자를 용수성지에서 구입한 후 곧바로
제주도 성지를 아내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대정성지, 김기량 순교현양비, 관덕정 순교 터, 중앙성당,
새미 은총의 동산을 거쳐 집에 오니 5시가 넘었습니다.
제주성지 중 추자도에 있는 황경한 묘만 순례하지 못했습니다.
두번 방문한 경험이 있지만 순례도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제주도의 성지도 여러번 방문했지만
이번 순례는 순례도장을 받기위한 목적입니다.
육지의 성지는 11월과 12월에 걸쳐 순례할 계획입니다.
중앙성당앞 바오로서점에서 10월8일 견진받을 대자
레오형제에게 줄 선물을 샀습니다.
10월 5일(화)
민구(개)를 데리고 새벽에 당산에 올랐습니다.
일출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아침운동을 마쳤습니다.
오전에는 형님 산수연(傘壽宴)에 보낼 축하메시지 영상촬영을 했습니다.
10월 16일 모임에 참석하지만 조카가 가족메시지를 미리받아
편집한다고 하기에 촬영했습니다.
메시지만 보내기엔 너무 밋밋한 것 같아 축하곡도 한 곡 첨부했습니다.
10월 6일(목)
오늘은 비가 내려 새벽미사에 걸어서 가지 못했다.
매월 첫주 목요일은 저녁에 성시간을 하는 날이지만,
오늘 저녁 '교구 묵주 기도의 밤' 행사가 새미은총의 동산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있기 때문이다.
저녁에 묵주기도의 밤 행사에 가지않고
'사랑의 엘리베이터'라는 책을 읽었다.
소화데레사 성녀의 삶에 녹아있는 무수한 본보기를 이야기하면서
데레사가 실천한 신뢰를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어떻게 살아낼 수 있는지를 알려 주었다.
데레사 성녀의 자서전에서 성덕에 이르는 길을
'작은 길', '신뢰와 사랑의 길',
'단순하고 사랑가득한 신뢰의 길'이라고 했다.
전에 소화데레사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기에
그 내용의 일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설명을 해 이해가 잘 되었고
당시 느끼지 못했던 사실도 새삼 알게되었다.
▼ 묵주기도의 밤
5월에 실시하는 '성모의 밤' 행사와 비슷하지만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절차가 없는 것이 다른 점이다.
▼ 성모의 밤
10월 7일(금)
저녁미사 후에는 견진성사 총 예행연습을 했다.
대자에게 선물할 책들 중에서 '성령안에 머물러라'를
때 묻을까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읽어봤다.
나중에 대자가 책 내용을 말할경우 대답도 필요하기에.
내용이 조금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성령께서 잘 이끄시도록
성령의 활동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악마의 영을 하느님의 영으로 알고 따라가는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고집스러우며, 자만에 차 있고,
일을 벌이고 선동하는 사람들로서
열정이라는 구실로 모든 일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모든 이를 감시하며, 각 사람을 꾸짖고 모든 일을 비난한다.
그들은 하느님의 영예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자기애를 좇으면서
아무것도 인내하지 못하고,분별력도, 친절도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 신앙공동체에도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들을 다른 말로 '영적교만'이라고도 부른다.
나도 열정이라는 구실로, 하느님의 영예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평화의 고요함의 영인 하느님의 영을 따르지않고,
소란하고 거칠며 불안한 악의 영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성령의 영감을 식별해야겠다.
10월 8일(토)
오늘 13명의 견진성사가 있었다.
미사해설을 했기에 계속 대자와 함께 미사를 드리지 못하고,
주교님으로부터 크리스마 성유를 이마에 받을때만
대자의 어깨위에 손을 얹었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번 견진예식은 주교님의 여러가지 피치못한 사정때문에
주일 전야미사에 이루어졌지만,
나도 처음보는 밤에 이루어진 견진예식이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선물을 교환하고 아내가 마련한 꽃다발을 전달하고
주교님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밤이라 식사를 함께 할 수 없어서
견진받은 대자 부부와 대모님과 함께
우리집에서 생맥주 한 잔하면서
주님안에서 인연을 맺은 것에 대해 대화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대자는 성령특은의 날인을 받고 주교님 안수받을 때
전기에 감전된 듯,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찌르르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대자는 견진기념으로 독서단에 얼마 전 입단했는데
성가대에도 입단하여 봉사하기로 했다.
성령을 충만히 받은 날이었다.
10월 9일(일)
어제 토요일 주일저녁미사(견진)에 참례했지만,
성가대이기에 오늘도 미사를 다녀왔다.
며칠 동안 마늘밭에 검질을 매고 비료를 주었다.
오랫만에 단비가 내려 작물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비가내려 밖에 나가지 못하고
20년전인 2003년 10월 9일 일기를 보았다.
오늘부터 3일간 Strategic Communication 교육에 참가했다.
교육참가 전에 나를 잘 알고 있는 5명이
나에 대한 설문에 답한 결과를 받고 놀랐다.
나는 주도형인 줄 알았는데 결과는 분석형으로 나왔고
공감성, 유연성 모두 수준 2로 낮았다.
즉 상대보다 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더 집착하고,
말이나 신체 동작으로 거의 관심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그들의 시각으로 이해해야 할 때에는
그들이 나의 방식으로 보고 느끼기를 더 많이 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신실하게 그들의 의견을 들어주며,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그들의 실체로 용납함으로써
나의 공감성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 내용이었다.
또한 비교적 낮은 유연성(수준 2)을 가진 사람으로
그러나 어느 정도는 타협의 여지가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자신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하여,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며,
반응 또는 공감성을 보여주는 신체언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었다.
3일간 열심히 공감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배워
좀더 나은 communication을 하도록 해야겠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그때와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오늘부터 나의 말을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하는 말과 신체언어를 좀더 사용해야겠다.
10월 10일(월)
새벽미사에 참례하고 독서를 했다.
악한 세대는 주님께 표징을 요구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회개를 요구하신다.(복음)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봉사하며 살고 있어도
그 마음은 온갖 욕망에 사로잡혀 있거나
옹졸한 자기 생각에 빠져 있어서
정작 주님께서는 그 가운데 안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
남들에게서 비방당하고 질책당할까 하는 두려움,
복음적 가치로 위장한 권력욕 등,
하느님이 아닌 위장된 거짓이 우리 삶을 지배하여
성실한 신앙인처럼 자신과 남을 속이고 있는 경우입니다.
회개는 우리 안에 있는 거짓을 식별하고 이를 몰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님을 모시고 사는 것입니다.
거짓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십니다.
아직 우리 삶에 평화가 없다면
무엇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20년전 오늘 일기장에 적힌 글입니다.
인간으로부터는 결코 빼앗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Human Freedom)입니다.
주어진 환경속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
자신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바로 그것입니다.
<면도하고 기다린 사람>
준비하고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복이 있습니다.
히틀러의 그릇된 생각이 600만 유대인을 가스실로 몰고 갔습니다.
모두들 언제 죽일지 모르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한 유대인 의사는
이대로 죽을 수 없다는 고민 속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유리 조각 하나를 줍게 되었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그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하면서,
살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나치는 매시간 마다 가스실로 보낼 유대인들을 뽑았습니다.
그러나 매 번 새파랗게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을 하고 있는
활기찬 젊은 의사를 끌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가스실 행은 이렇게 하루 이틀 미루어지다가
마침내 독일 패망의 날을 맞았고 젊은 의사는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결코 도움을 늦추지 않으신다.
다만 우리가 너무 성급해서 하느님이 도와주실 때까지 참지 못할 뿐이다.”
이 젊은 의사 빅터 프랭클(Viktor Emil Frankl)의 말입니다.
첫댓글
언제나 아름다운
세 잎 클로버 님의 작품
와...
감동입니다
인생 삼막의 제주살이에 대 성공에 큰 박수를 드립니다
세 잎 클로버 님
옆에 딸내미 인가 봅니다
엄마 닮아서 미인입니다 ㅎ
이브몽땅의 목소리 참 오랜만에
듣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