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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포스터 속 '그곳'이다. 우선 포스터를 찬찬히 살펴보자. 돌다리 위 붓을 건네고 있는 김홍도와 신윤복이 결연한 표정으로 서 있다. 사제 지간이 된 두 천재화가의 모습이다.
하지만 물 아래 비친 둘의 모습은 딴판이다. 청초한 모습의 여성 신윤복과 그 여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꽃을 건네려는 남자 김홍도가 물결에 흔들리며 서 있다. 청아한 하늘 빛 까지 고스란히 품은 물결과 돌다리, 한 편으로 보이는 정자까지 눈으로 훑다보면 촬영지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감탄이 절로 흐른다.
있는 청암정이다"고 했다.포스터가 촬영된 청암정은 어떤 곳일까. 청암정은 충재 권벌(1478~1548)이 장자 권동보와 함께 건립한 정자로 그가 기묘사화에 연루돼 15년간 이곳 유곡에서 은거하며 도학연구에 몰두한 곳이다. 건축양식이 뛰어나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봉화 청암정에서 포스터 속 김홍도와 신윤복처럼 물 속에 비춰진 모습까지 사진에 담아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 하다. 포스터에 담긴 애틋함은 경북 봉화 닭실마을 청암정에서, 흥겨운 한판 잔치는 광한루원
촬영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광한루원(사적 제 303호)에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담긴 오작교를 비롯해 광한루를 중심으로 춘향사당 춘향관, 월매집, 완월정, 영주각, 삼신산 등 여러 정자와 누각들이 있어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흥행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첫 회부터 단박에 “저기 어디야?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 곳도 있다. 첫 회에 신윤복이 도화서 생도들과 외유사생을 나갔던 무릉계곡이 그곳이다. 물 속이 투명하게 비치던 강원도 동해의 무릉계곡은 “숨 막히게 아름답다”는 표현이 과장되지 않게 느껴질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계곡은 호암소부터 시작해 약 4km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를 아우른다. 특히 수백 명이 앉을 만큼 너른 무릉반석, 넓은 바위 바닥과 바위 사이를 흘러 모인 연못이 장관이다. 주위로 삼화사와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등의 비경이 이어진다.
△극중 도화서 생도들과 외유사생을 나온 신윤복 △외유사생 장면이 촬영된 무릉계곡 (무릉반석) 피해 부안 직소폭포로 첫회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또 있다. 유배를 당한 김홍도가 묘향산에서 호랑이를 그리다가 호랑이에게 들켜(?) 전속력으로 도망치다 끝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그것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호랑이 그림 <송하맹호도>를 염두에 둔 설정이었던 셈이다.
등산코스로도 유명하며 내소사 곰소항 등 주변 관광지가 많다.
조선화단 3대 거장의 만남이 이뤄진 '남양주 종합 촬영소' 한편 김홍도, 신윤복과 더불어 조선화단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장승업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도 화제다. 얘기는 이렇다. 장승업의 삶을 다룬 영화 <취화선>이 촬영된 남양주종합촬영소 취화선 오픈세트장에서 <바람의 화원>이 촬영됐던 것. 남양주종합촬영소 직원은 “현장에 ‘바람의 화원촬영지’라는 표시가 있지는 않지만, <취화선> 세트장에서 <바람의 화원>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취화선 오픈세트는 현재 제 1민속마을세트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1800년대 서울종로거리를 재현한 곳으로 당시 서울의 중심가였던 종로 모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각 골목 거리는 양반촌과 중인촌, 기생촌과 주막, 잡전, 저잣거리의 모습이 실감난다.
△ <취화선>의 장승업과 <바람의 화원> 김홍도, 신윤복이 만난 '남양주종합촬영소' △ 한국민속촌 남양주종합촬영소는 크게 영상제작시설과 관람체험 시설로 나뉜다. 관람객들에게 공개되는 관람체험시설은 야외세트장을 비롯해 영상문화관, 영상체험관, 의상소품실, 미니어처체험전시관, 법정세트 등 흥미를 끄는 공간이 즐비하다. 무료상영영화를 챙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다면 한국민속촌도 조선시대? 맞다. 한국민속촌은 조선후기의 한때를 재현한 것이다. 당대의 사농공상 계층별 문화와 세시 풍속 관람만으로 만족한다면 2% 부족한 여행이다. 각종 농악과 널뛰기 줄타기, 마상무예 등의 공연 행사 등을 챙겨보는 ‘욕심쟁이’가 되어야 민속촌의 진면모를 알 수 있다.
마음속 화원에 절경의 꽃을 그리는 여행
드라마는 끝났지만 드라마의 감동은 가슴에 남고, 감동은 시청자를 여행자로 변화시킨다. 두 천재화가의 그림 속 그곳처럼 아름다운 대한민국 절경은 사시사철, 일분일초, 찰나마다 다른 그림을 그린다. 비록 화원(畫員-조선시대 도화서에 속한 잡직)은 아닐지라도 마음 속 화원(花園)에 꽃 한 송이 그려 넣자. 절경의 감동을 그려넣는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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