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양곤서신-238호 240328)
오래 전에 중국단기선교를 가서 조선족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하고 축구경기를 하면 어느 쪽을 응원하겠니?” 저는 그 아이가 조선족이고,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고, 한국말을 쓰고, 한국문화를 지키며 살고 있길래 당연히 한국을 응원한다 라는 말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제 기대와는 정반대로 중국을 응원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아이의 대답에 의아해했고, 마음이 좀 씁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비록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그의 나라는 한국이 아닌 중국입니다. 그는 중국의 통치하에 있고 중국법에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중국 사람인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 사람이 중국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한 개인에게 나라는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외국에서 오래 살다보니 나라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어떤 일을 당했다고 하면 누가 보호해 줍니까? 미얀마 정부가 아닙니다. 미얀마정부는 한국정부의 요청에 따라 저를 보호해 주고 편의를 제공해준다고는 하지만, 미얀마 사람과 연류된 일에는 결코 저를 보호해 주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나서서 저를 보호해 줍니다. 대사관의 첫 번째 임무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게도 나라가 소중하고 제 나라가 잘 되기를 매일 기도합니다. 저는 태어나보니 제 나라는 자유 대한민국이었습니다. 1960년 전후 베이비붐 시대를 타고 태어나서 지독한 가난을 체험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저는 기도합니다. 첫째,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계속 발전해 가고, 둘째, 한국 경제의 부흥을 주셔서 세계선교를 감당하는 나라가 되고, 셋째, 한국교회가 열심히 선교함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누리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파송교회와 여러 협력교회들 그리고 양곤서신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오늘도 주님의 풍성한 은혜가 임하기를 기도하며 문안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헌신으로 저희들은 미얀마에서 생활하면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선교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예수복음을 전하는 영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기도가 더없이 필요한 것입니다. 선교는 제 개인의 노력이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기도와 헌신이 더 필요합니다. 여러 모양으로 선교에 동참하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복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1. 가족근황. 저와 아내는 지난 2월 29일 귀국했고, 약 한 달 반 정도 머물다 4월 15일 출국합니다. 저희는 귀국하자마자 제주도에 살고 있는 딸을 만났고, 남자친구 부모와 인사(상견례)를 나누었습니다. 딸의 결혼식은 예식장 등의 시정으로 내년 초에나 가능하리라 봅니다. 또한 저희 비자가 만료되어 다시 비자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초청하는 회사의 세금 규모에 따라 1년, 6개월, 3개월로 차등하여 비자를 내줍니다. 저희들에게는 세금이 많지 않다 하여 최대 6개월만 주겠다고 하여, 일단 입국 후 6개월이 지나면 현지에서 연장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저희 신학교가 어학학원으로 회사등록이 되어 있어서 세금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현지에서는 부과된 납세액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하고, 영수증도 제대로 발행하지 않아 1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밖에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연장하는 방법이 있으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저희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6개 교회를 방문하여 선교보고를 하게 되고, 또 개인적으로 후원자들을 만나게 되어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교회나 개인이나 저희들을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정성껏 섬겨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는 것은 바로 한국 교회가 선교하는 일에 열심이고, 선교사들을 잘 대해준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저희를 따뜻이 섬겨주신 교회들과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 사역현황. 작년 12월에 시작된 신학교 학기가 지난 3월 22일 기말시험을 끝으로 종료되고 5월 말까지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비자가 만료된 2월 29일에 귀국했지만, 제가 맡고 있었던 수업은 사전에 모두 끝내고 학점까지 주었습니다. 4월 중순에 다시 들어가면 M. Div. 반에서 1과목을 가르치도록 예정되어 있습니다. 비록 학부과정은 방학에 들어갔지만, 대학원 과정(M. Div.)은 미국 에반갤리아대학의 학사일정에 맞추다 보니 더운 날씨 가운데서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학생은 모두 11명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신학교는 교회를 개척할 목회자후보생을 기르는 곳이기에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목회자 한 사람이 최소 교회 1곳을 담당하게 되는데, 한 교회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을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찬 일입니다. 목회자는 바로 신학교에서 길러집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신학교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주님의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감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번에 귀국해서 여러 교회를 방문하면서 신학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사도행전 19장 말씀을 증거하면서 바울이 에베소에서 2년 3개월 동안 말씀을 강론하였던 결과로 에베소에 사는 유대인이나 이방인 모두 주의 말씀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말씀을 들은 자 중에서 헌신하여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한 자들도 많았으리라 봅니다. 기독교 부흥은 말씀을 가르치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보면, 신학교 사역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신학교에서 시작하여 교회들이 개척되고, 교회들이 모여 교단이 형성되고, 교단이 나중에 신학교에 학생을 보내고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순환적 역할을 감당함으로 미얀마에도 기독교가 크게 부흥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선교사들에게도 힐링이 필요합니다. 힐링캠프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서도 저와 아내는 한 번도 힐링캠프에 참석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게 유일한 힐링이 있다면 그것은 전기나 전자와 관련된 소소한 일들을 할 때입니다. 예를 들면 미얀마에는 자주 정전이 되어 집집마다 인버터를 쓰는데, 제가 저희 집 뿐만 아니라 다른 선교사들 집이나 현지 교회들에 인버터를 설치해주는 봉사의 일을 할 때 힐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미얀마에 들어가기 직전 3박 4일 동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힐링캠프가 있어 저희들도 참석하게 됩니다. 한국의 한 교회에서 선교사들을 위해 마련해 주는 자리입니다. 그 교회는 선교사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어 선교사들이 더 열심히 선교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많은 비용을 들여 선교사들을 초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4월 15일 출국하여 힐링캠프에 갔다가, 4월 20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바로 미얀마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제 서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번에도 저희는 귀국해 있는 동안 여러 교회와 개인으로부터 과분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미얀마와 같은 열악한 환경 가운데 사역하고 있는 저희들에게 충분한 위로와 힘을 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미얀마 사람들이 복음을 접하고 구원을 받는 일만큼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오늘날 미얀마 사람들이 군사독재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은, 심령이 가난할 때가 주님을 만날 수 있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에 지금까지 동참하셨던 여러분들이 계속해서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미얀마 선교를 위해 애써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여러분들의 가정과, 섬기는 교회 위에 주님께서 주시는 영육간의 복으로 충만하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손한락/안미숙 선교사 드림.
(기도제목)
1.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가 종교개혁과 성경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을 미얀마에 전파하는 차별화된 신학교가 되고, 미얀마를 복음화 시킬 마음으로 불타는 훌륭한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도록 (연중 동일).
2. 미얀마개혁장로교단 산하 49개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헌신위에 든든히 서고 성장해 가도록 (연중 동일).
3.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의 장기 비전인 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수들의 학문의 질 향상과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도록. 아울러 개설된 M. Div. 과정이 잘 운영되도록 (연중 동일).
4. 수년 내로 남자기숙사 신축과 현지인 교수사택(빌라형 8세대) 건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정을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도록, 여기에 더하여 강당증축을 위해서 (장기 기도제목).
5. 기독교 전파로 미얀마에 속히 평화가 임하고, 종족간에 화합할 수 있도록.
6. 심령이 가난한 많은 미얀마 청년들이 신앙을 갖고 신학교에 들어올 수 있도록.
7. 방학을 맞은 신학생들이 안전하게 귀가했다가 돌아올 수 있도록. 요즘 여행도 위험하다고 여겨 학교에 남는 학생이 많습니다.
8. 남은 학생들이 방학기간을 어학, 악기 등을 공부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도록.
9. 우리 교단에서 올해는 적어도 5곳 이상 교회개척이 되도록. (지난달에 이어)
10. 저희들이 힐링캠프에 잘 참석하고, 힘을 얻어 미얀마로 돌아갈 수 있도록.
11. 온 가족의 건강과 바울이와 동우, 하경이가 청년의 때에 하나님께 더 많은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