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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탄간(氷炭間)
얼음과 숯의 사이라는 뜻으로, 둘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氷 : 얼음 빙(水/1)
炭 : 숯 탄(火/5)
間 : 사이 간(門/4)
(유의어)
견원지간(犬猿之間)
대천지수(戴天之讐)
부공대천(不共戴天)
부공대천지수(不共戴天之讎)
부공대천지수(不共戴天之讐)
부구대천(不俱戴天)
빙탄(氷炭)
빙탄부상용(氷炭不相容)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원수지간(怨讐之間)
얼음 빙(氷)은 물이 얼 때 생기는 무늬 모양이다. 얼음 덩어리를 나타냈다고도 한다. 빙점(氷點), 빙하(氷河), 빙산(氷山), 빙상경기(氷上競技), 빙고(氷庫 얼음창고), 빙과(氷菓 아이스크림) 등 빙(氷)이 들어있는 글자가 많다.
얼음이 어는 것을 결빙(結氷), 녹는 것을 해빙(解氷)이라 한다. 빙고(氷庫) 또는 빙실(氷室)은 오늘의 냉장고(冷藏庫) 역할(役割)을 했으며 역사(歷史)는 BC 7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의 동빙고(東氷庫)와 서빙고(西氷庫)도 이런 빙고(氷庫)였다. 중매장이를 빙인(氷人), 중매장이의 말을 빙언(氷言)이라 하며 장인과 사위를 아울러 일컬을 때 빙옥(氷玉)이라 한다. 빙청옥윤(氷淸玉潤)의 줄인 말이다. 이때 빙청(氷淸)은 장인, 옥윤(玉潤)은 사위를 나타낸다.
얼음 녹듯이 의혹이 풀리는 것을 빙석(氷釋)이라 하며 얼음처럼 맑고 깨끗한 피부를 빙부(氷膚)라고 한다. 빙심(氷心)은 맑고 깨끗한 마음이다.
청색은 남색에서 나왔지만 남색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에서 생겼지만 물보다 차다. 순자(荀子)에 나온 말이다.
빙연(氷淵)은 매우 위험한 처지를 말한다. 여리박빙(如履薄氷: 얇은 얼음을 밟은 듯)과 여림심연(如臨深淵: 깊은 못가에 서 있는 듯)에서 끝의 두 자를 따와서 만들었다.
공존할 수 없는 상극관계를 빙탄간(氷炭間)이라 하는데 얼음과 숯불은 결코 공존할 수 없다는 말을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라 한다.
그래서 빙탄간(氷炭間)이란 얼음과 숯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의 성질이 정반대여서 도저히 서로 융합될 수 없는 사이를 빙탄간(氷炭間)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군자와 소인은 서로 화합할 수 없음을 뜻한다.
이 말은 굴원(屈原) 초사(楚辭)의 칠간 자비(七諫 自悲)에 나오는 말이다. 칠간(七諫)은 한무제(漢武帝) 당시의 문장과 해학으로 유명한 동방삭(東方朔)이 초(楚)나라 충신 굴원을 추모해서 지은 것이다.
초사는 굴원의 작품과 뒷사람들의 굴원을 위해 지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이 빙탄(氷炭)이란 말이 나와 있는 부분의 문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氷炭不可以相並兮(빙탄부가이상병혜)
吾固知乎命之不長(오고지호명지부장)
哀獨苦死之無樂兮(애독고사지무락혜)
惜予年之未央(석여년지미앙)
얼음과 숯이 같이할 수 없음이여, 내 처음부터 목숨이 길지 못한 것을 알았노라. 홀로 고생하다 죽어 낙이 없음이여, 내 나이를 다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노라.
우리가 말하는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이란 말은 이 글에는 상병(相並)으로 되어 있다.
서로 같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이 무생물의 자연법칙을 말하고 있는 데 반해, 서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불상용(不相容)은, 얼음과 숯을 의인화시켜 의식적인 대립을 강조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 불상병(不相並)이란 말이 불상용(不相容)으로 바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말인 이상 역시 그래야만 실감이 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이 글을 구체적으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굴원은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나라와 임금을 섬긴 일편단심을 안은 채 멀리 고향을 떠나 귀양살이 신세가 되었다.
자신을 모함하는 간신들과 나라를 사랑하는 자신은 성질상 얼음과 숯이 함께 있을 수 없는 그런 운명을 지니고 있다.
나는 내 목숨이 날 때부터 길게 타고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길지 않은 일생이나마 낙이란 것을 모르고 고생만 하던 끝에 결국은 그 길지 않은 나이마저 다 살지 못하고 객지에서 죽어갈 것을 생각하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읊은 것인데, 이 글 다음에 고향을 그리는 정을 다시 읊은 대목에서는 또 호사수구(狐死首丘) 란 말을 낳게 된다.
이 말은 여우가 죽을 때는 머리를 제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으로 돌린다는 뜻으로, 곧 죽을 때에도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음은 중국 명말(明末)의 환초도인(還初道人) 홍자성(洪自誠)의 어록인 채근담(菜根譚) 후집 132장에 있는 내용이다.
天運之寒暑는 易避나
人生之炎凉은 難除하며,
천운지한서는 이피나
인생지염량은 난제하며,
人生之炎凉은 易除나
吾心之氷炭은 難去니.
인생지염량은 이제나
오심지빙탄은 난거니.
去得此中之氷炭하면
則萬腔皆和氣라 自隨地有春風矣니라.
거득차중지빙탄하면
즉만강개화기라 자수지유춘풍의니라.
천지 운행의 추위와 더위는 피하기 쉬워도 인간 세상의 뜨거움과 차가움은 피하기 어렵고,
인간 세상의 뜨거움과 차가움은 피하기 쉬워도 내 마음의 변덕스러움은 버리기 어렵구나.
이 마음의 변덕스러움을 버릴 수만 있다면 가슴 가득 모두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하여 가는 곳마다 봄바람처럼 마음이 순조롭고 즐거우리라.
외환보다 내란이 더 무섭다는 말로 비유할 수 있겠다. 마음속으로는 그저니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그 다짐을 따르지 못한다. 즉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이며 자가당착에서 허덕이는 것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라고 했다. 그만큼 나를 다스리는 일이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지가 약한 사람일수록 남의 일에 기웃거리고 남의 말로 나의 희비를 삼는다. 얼마나 고민을 하여야 가슴에 봄바람이 절로 일어날까.
추우면 옷을 껴 입고 불을 피우면 되고, 더우면 시원한 계곡이나 에어콘 바람을 쐬이면 되고, 인간세상의 선악, 시비, 분별 등은 나 몰라라 하면 되나니, 문제는 내 마음의 빙탄(氷炭)일지니,
모든 것을 내 침대에 맞추어야만 하는 프로크러테스의 침대처럼 나는 빨간색을 좋아하니 너는 파란색을 좋아해서 싫고, 나는 단맛이 좋은데 너는 쓴맛이 좋다하니 싫고,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고 싫으니, 자연은 스스로 그러함이거늘 그 스스로 그러함 마저 원망하면 어찌하란 말인가?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 중 테세우스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인물이다. 테세우스의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와 같다.
테세우스는 아테나이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자라지 못하고 외가인 트로이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 전에 자기의 칼과 구두를 큰 돌 밑에 넣어 두었다. “장차 아들이 자라 이 돌을 움직여 물건들을 꺼낼 정도가 되면 나에게 보내시오!”
이렇게 분부하고는 아테나이로 혼자 떠났다. 테세우스가 자라자 어머니는 돌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돌을 들어 칼과 구두를 꺼낸 테세우스는 아테나이로 떠나기로 한다.
육지에는 수많은 괴물과 도둑들이 들끓고 있어요. 안전한 바닷길로 가세요. 사람들은 바닷길을 권했다. 하지만 젊은 테세우스는 영웅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는 저 유명한 헤라클레스처럼 도둑과 괴물들을 물리쳐 유명해질 겁니다. 그는 그의 말처럼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도둑과 괴물들을 물리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프로크루스테스이다.
프로크루스테스란 이름은 ‘늘리는 자’란 뜻이었다. 그는 포세이돈의 아들이며, 원래의 이름은 폴리페몬으로 다마스테스(조련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앗티카 지방에 살았다. 그는 자기 영지를 지나가는 나그네를 잡아 쇠침대 위에 누이고 결박했다. 그러고는 여행자의 몸이 침대보다 짧으면 몸을 잡아 늘여 침대 길이에 맞추고, 반대로 몸이 침대보다 길면 긴만큼 잘라버렸다.
테세우스는 프로크루스테스를 그가 여행자들에게 했던 똑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이것이 프로크루스테스 이야기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몇 줄에 불과한 분량의 아주 짧게 나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현대에 올수록 많이 사용하는 관용구처럼 되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을 가장 유효하게 썼고 보급시킨 사람은 막스였다.
그는 헤겔의 관념론적 방법을 비꼬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했는데 이때부터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노상강도를 말하는 프로크루스테는 ‘늘이는 자’ 또는 ‘두드려서 펴는 자’를 뜻하며 폴리페몬 또는 다마스테스 라고도 한다.
이 신화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및 프로크루스테스 체계 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융통성이 없거나 자기가 세운 일방적인 기준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억지로 맞추려는 아집과 편견을 비유하는 관용구로 쓰인다.
자기기준과 자기합리화에만 충실해서 모든 일들을 재단하고 사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공동체나 사회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가만히 관찰해 보면 의외로 이런 현상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나 사회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지나가는 행인을 잡어 침대에 눕혀본 뒤 침대보다 짧으면 늘려서 죽이고, 침대보다 그 길이가 길면 잘라 죽였다는 무서운 이야기처럼 말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나 사회에서도 자기 계산법에 익숙해서 자신이 세운 기준을 따라 공의와 진리 자체를 굽게 만들어 버리는 상황을 자주 만난다.
아무리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이라 하더라도 자기 계산법에 맞으면 합법이 되고 인정을 받지만, 자기 계산법으로 용납되지 않으면 그것이 아무리 투명하고 순수성을 담지하고 있어도 말살시키고 마는 풍토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황당한 자기 계산법에 익숙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공동체에는 미래도, 희망도 없다.
이 세상의 어떤 나라의 공동체와는 달리 우리 사회나 국가가 역사 앞에서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벗어나 하늘의 공명정대한 셈법으로 셈하는데 익숙한 사람들로 가득 차 새로운 희망을 열어 접히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氷(얼음 빙, 엉길 응)은 ❶회의문자로 冰(빙)은 본자(本字), 冫(빙), 仌(빙)은 동자(同字)이다.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와 水(수)의 합자(合字)이다. 물이 얼다, 얼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氷(冫)자는 ‘얼음’이나 ‘서늘하다’, ‘엉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氷자의 갑골문을 보면 무언가가 솟아오른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얼음이 깨지면서 부풀어 오른 모습을 표현한 冫(얼음 빙)자이다. 평평했던 강의 얼음이 깨지면서 위로 솟구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이것이 물과 관련된 글자임을 표현하기 위해 水(물 수)자가 더해진 冰자가 등장하였고 이것이 다시 간략화되면서 氷자도 만들어졌다. 다만 지금의 冫자는 얼음과 관련된 부수자 역할을 하고 氷자나 冰자는 단독으로 ‘얼음’을 뜻할 때 쓰인다. 그래서 氷(빙, 응)은 ①얼음, 고체(固體) ②기름 ③지방(脂肪) ④전동(箭桐) 뚜껑 ⑤식히다, 서늘하게 하다 ⑥얼다 ⑦깨끗하다, 투명(透明)하다 ⑧성(姓)의 하나, 그리고 ⓐ엉기다(한 덩어리가 되면서 굳어지다)(응) ⓑ얼어붙다(응)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숯 탄(炭)이다. 용례로는 얼음이 얼은 큰 강을 빙하(氷河), 대기가 영도 이하로 냉각되었을 때 대기 중에 생기는 작은 얼음의 결정을 빙정(氷晶), 한대 지방의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 위에 떠서 흐르는 큰 얼음 덩어리를 빙산(氷山),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빙붕(氷棚), 얼음판의 위를 빙상(氷上), 얼음과 안개로 아주 추운 곳에서 먼지처럼 자디잔 얼음 결정들이 안개처럼 서리는 것을 빙무(氷霧), 얼음과 눈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빙설(氷雪), 얼음 조각을 빙편(氷片), 추위가 들어 물이 어는 시기를 빙기(氷期), 매화를 달리 일컫는 말을 빙혼(氷魂), 얼음의 덩어리를 빙괴(氷塊), 의심 등이 얼음 녹듯이 풀림을 빙해(氷解), 얼음과 같이 맑고 밝은 달을 빙륜(氷輪), 얼음처럼 맑고 깨끗함을 빙결(氷潔), 얼음을 간직해 두는 창고를 빙고(氷庫), 얼음이 풀림을 해빙(解氷),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얼음덩이를 유빙(流氷), 굳게 엉기지 못한 얇은 얼음 또는 근소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박빙(薄氷), 물이 얼어 붙음을 결빙(結氷), 작은 얼음의 결정이 공중에 떠 있는 현상을 세빙(細氷), 단단하게 굳은 얼음을 견빙(堅氷),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됨을 동빙(凍氷), 겨울에 얼음을 떠서 곳집에 넣어 둠 또는 그 얼음을 장빙(藏氷), 얼음같이 투명한 모습과 옥과 같이 뛰어난 바탕이라는 뜻으로 용모와 재주가 모두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빙자옥질(氷姿玉質),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얼음 같이 맑고 옥같이 깨끗하다는 뜻으로 청렴결백한 절조나 덕행을 나타내는 말을 빙청옥결(氷淸玉潔), 빙산의 뿔이라는 뜻으로 대부분이 숨겨져 있고 외부로 나타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빙산일각(氷山一角),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흐르는 물도 겨울철에 얼음이 되면 쉽게 부러진다는 뜻으로 사람의 강유의 성질도 때에 따라서 달라짐을 이르는 말을 동빙가절(凍氷可折), 얼음이 얼고 찬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심한 추위를 이르는 말을 동빙한설(凍氷寒雪), 얼음을 두드려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의 불가능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빙구화(敲氷求火), 기와가 깨져 흩어지고 얼음이 녹아 없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산산이 흩어지고 사라짐을 이르는 말을 와해빙소(瓦解氷銷), 여름의 벌레는 얼음을 안 믿는다는 뜻으로 견식이 좁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충의빙(夏蟲疑氷) 등에 쓰인다.
▶️ 炭(숯 탄)은 ❶회의문자로 산(山)의 언덕 동굴(厂; 굴바위, 언덕)部에서 불을 피워(火) 나무를 태운 것이라는 데서 '숯'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炭자는 '숯'이나 '목탄', '석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炭자는 山(뫼 산)자와 厂(기슭 엄)자,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숯은 높은 온도에서 나무가 타면서 수분과 불순물만 연소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은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인류가 처음 접했던 숯은 산불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그러니 炭자는 나무가 있는 산(山)과 기슭(厂), 그리고 불(火)을 결합해 숯이 처음 만들어졌던 장소를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炭(탄)은 (1)석탄(石炭) (2)연탄(煉炭)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숯, 목탄(木炭) ②숯불 ③석탄(石炭) ④재 ⑤탄소(炭素)⑥먹물,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얼음 빙(氷)이다. 용례로는 비금속성 화학 원소의 하나를 탄소(炭素), 석탄을 파내는 광산을 탄광(炭鑛),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서 생기는 극히 약한 이염기산을 탄산(炭酸), 석탄을 파내는 구덩이를 탄갱(炭坑), 석탄 가스의 기운을 탄기(炭氣), 오랜 옛날의 식물질이 지각 속에 묻혀 쌓여 점차 분해 탄화된 고체 연료로 땅에서 캐 내는 돌같은 숯을 석탄(石炭), 무연탄 가루를 점결제와 함께 가압하여 덩어리로 만든 연료를 연탄(煉炭), 그림을 그리는 데 쓰는 결이 좋고 무른 나무를 태워서 만든 숯을 목탄(木炭), 땔나무와 숯 또는 석탄 따위를 시탄(柴炭), 네모진 연탄을 각탄(角炭), 구멍이 많이 뚫어져 있고 공기 중의 습기를 잘 흡수하며 흡착성이 강한 것으로 동물의 뼈를 태워서 만든 숯을 골탄(骨炭), 땔나무와 숯을 신탄(薪炭), 흰 재의 가루로 덮여 희읍스름하며 불의 힘이 가장 센 참숯을 백탄(白炭), 석탄을 저장함 또는 그 석탄을 저탄(貯炭), 품질이 낮아 화력이 약한 숯을 검탄(黔炭), 덩이로 된 석탄을 괴탄(塊炭), 석탄을 채굴함을 채탄(採炭), 질이 단단한 석탄을 경탄(硬炭), 체굴된 석탄을 분류하여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정탄으로 만드는 작업을 선탄(選炭), 얼음과 숯이라는 뜻으로 둘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빙탄(氷炭), 진흙탕에 빠지고 숯불에 탄다는 뜻으로 생활이 몹시 곤궁하고 고통스러운 지경을 이르는 말을 도탄(塗炭), 얼음과 불은 성질이 반대여서 만나면 서로 없어진다는 뜻으로 군자와 소인은 서로 화합하지 못함 또는 상반되는 사물을 일컫는 말을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진흙이나 숯불에 떨어진 것과 같은 고통이라는 뜻으로 가혹한 정치로 말미암아 백성이 심한 고통을 겪는 것을 이르는 말을 도탄지고(塗炭之苦), 몸에 옻칠을 하고 숯불을 삼킨다라는 뜻으로 복수를 위해 자기 몸을 괴롭힘을 이르는 말을 칠신탄탄(漆身呑炭), 얼음과 숯이 서로 사랑한다는 뜻으로 세상에 그 예가 도저히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빙탄상애(氷炭相愛), 숯불을 안고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행동과 목적이 상치됨을 이르는 말을 포탄희량(抱炭希凉),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준다는 뜻으로 급히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줌을 이르는 말을 설중송탄(雪中送炭), 얼음과 숯불은 그 성질이 반대여서 서로 어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상반되어 화합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빙탄불상병(氷炭不想竝) 등에 쓰인다.
▶️ 間(사이 간)은 ❶회의문자로 簡(간)과 통자(通字), 閒(간)은 본자(本字)이고, 间(간)은 간자(簡字)이다. 옛날엔 門(문)속에 月(월; 달)을 쓰거나 또는 門(문)속에 外(외)를 쓰기도 하였다. 중국에서는 집의 대문이나 방문을 모두 門(문)이라 한다. 閒(한)은 방문으로 달빛이 비치다에서 틈을 말하고, 후에 間(간)자가 생겨 間(간)은 사이, 閒(한; 閑(한)은 '여가' 또는 '조용함'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❷회의문자로 間자는 '사이'나 '틈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間자는 門(문 문)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과 소전에서는 月(달 월)자가 들어간 閒(틈 한)자가 '틈새'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閒자는 어두운 밤 문틈으로 달빛이 비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어두운 밤에야 달빛을 통해 문틈이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으니 閒자가 '틈새'라는 뜻을 더 잘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후에 閒자가 시간에 틈이 있다는 의미에서 '한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자 해서에서는 間자가 만들어지면서 '틈새'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間(간)은 (1)집 간살의 수효(數爻)를 세는 말 (2)집 간살의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보통 일곱 자(210cm) 평방 또는 여덟 자(240cm)나 아홉 자(270cm) 평방을 이름 (3)여섯 자 곧 180cm를 단위로 하여 거리를 세는 이름 (4)성(姓)의 하나 (5)둘의 사이 (6)주로 간에로 쓰이어 어느 경우든지 가릴 것 없이의 뜻을 나타내는 말 (7)무엇이 존재하거나 또는 무엇으로 사용되는 곳이라는 등의 뜻으로 ①사이 ②때 ③동안 ④차별(差別) ⑤틈, 틈새 ⑥간첩(間諜) ⑦혐의 ⑧사사로이 ⑨몰래, 비밀히 ⑩간혹 ⑪사이에 두다, 끼이다 ⑫섞이다 ⑬이간하다(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헐뜯다 ⑭간소하다 ⑮검열하다 ⑯엿보다 ⑰살피다 ⑱틈을 타다 ⑲섞이다 ⑳참여하다 ㉑범하다 ㉒차도(差度)가 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이 뜰 격(隔), 틈 극(隙), 한가할 한(閑)이다. 용례로는 한 작물 사이에 딴 작물을 심어 가꿈을 간작(間作), 어떤 한 곡 도중에 삽입하여 연주하는 것을 간주(間奏), 물건과 물건과의 거리를 간격(間隔), 군음식을 먹음을 간식(間食), 주기적으로 그쳤다 일어났다 함을 간헐(間歇), 어쩌다가나 가끔을 간혹(間或), 잠깐 끊임이나 쉴 사이를 간단(間斷), 군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을 간식(間食), 사물 사이의 틈을 간극(間隙), 하루 또는 며칠씩 거름을 간일(間日),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극히 짧은 시간을 순간(瞬間), 어느 일정한 시기에서 어떤 다른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를 기간(期間),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의 동안을 저간(這間), 일정한 지점 간의 사이를 구간(區間),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여러 세대를 통하여 드물게 나는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간세지재(間世之材),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세상에 드문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을 간기인물(間氣人物),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을 순식간(瞬息間),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일컫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복수 강가의 뽕나무 숲 사이라는 뜻으로 음란한 음악 또는 망국의 음악을 일컫는 말을 상간복상(桑間濮上), 손짓하여 부르면 대답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일컫는 말을 지호지간(指呼之間), 서로의 차이가 썩 심함 또는 썩 심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천양지간(天壤之間),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좀처럼 잊지 못함이나 이룰 수 없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함을 이르는 말을 몽매지간(夢寐之間),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풀 사이로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