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엘시티 75평 35억 부산 신고가 경신…두 달 만에 4억 5000만 원 올라
신세계가 그랜드조선 네이밍을 검토 중인 노보텔앰배서더부산과 6성급 시그니엘 부 산 이 들어설 엘시티. 부산일보DB
취득, 보유, 처분 등 주택 거래 전반에 걸친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무색해졌다. 부산의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부산 부동산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잇달아 허물어뜨리고 있어서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최고층 아파트인 ‘해운대 엘시티 더샵’ 전용면적 186.0㎡(75평)가 지난달 21일 35억 원에 팔렸다. 이는 펜트하우스를 제외하고 일반 아파트 매매가로는 부산 역대 최고가. 종전 최고가인 30억 5000만 원에서 두 달 만에 4억 50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남천동 삼익비치 16평 ‘8억 원’
평당 5000만 원, 1년 새 두 배
집값 ‘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져
‘부산의 강남’ 부의 편중화 우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98~100층 3개 층에 자리한 ‘부산엑스더스카이(BUSAN X the SKY)’ 전망대. 부산일보DB
해운대 미듬부동산 이 모 소장은 “해당 매물은 뛰어난 광안대교 조망권을 갖춘 ‘RR(로열동, 로열층)’로, 인테리어 비용만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인 4억 원이 들었다고 알고 있다”며 “엘시티는 부산 최고가 아파트라는 상징성에다가 희소성, 향후 상가 입점 등에 따른 추가 상승 기대감 등이 더해져 수요가 끊이지 않으면서 별반 정부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엘시티 RR 75평 매물의 경우 이달 들어 호가가 40억 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는 지난해 11월 입주와 함께 최고 29억 원에 매매되면서 그간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심리적 상향 저항선이었던 30억 원대에 육박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40억 원 선까지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부산 재건축 최대어’인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면적 42㎡(16평)는 지난달 25일 8억 원에 매매되면서 평당가로는 부산 역대 최고액인 3.3㎡당 50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같은 평형이 3억 9500만 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값이 배로 뛴 것이다.
남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삼익비치는 바다와 접해 있는 300동 54평이 매매가로는 가장 비싸지만, 16평형의 경우 입주권이 주어지는 가장 싼 평형대라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평당가가 가장 높다”며 “7·10 대책 이후 한두 달은 ‘눈치보기 장세’가 계속되면서 거래가 주춤했지만, 그간 웬만큼 손바뀜이 일어난 때문인지 현재는 정부 규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양대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엘시티와 삼익비치가 나란히 밀고 끌며 가격 한계치를 높여 나가면서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중심으로 한 신축 아파트와 유망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처럼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정부 규제나 시장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 소수 자산가 위주로 재편되는 등 ‘그들만의 리그’ 현상이 더 뚜렷해지면서 ‘부산 내 강남’으로 대변되는 부의 편중화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이는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아파트값 상승지역과 소외지역 주민 간 갈등은 물론, 구·군별 도시 인프라 경쟁력 격차도 심화시키는 요인이 돼 적지 않은 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