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부회장, 왜 하이닉스 대표까지
지난 30일 SK하이닉스 이사회는 박정호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전격 선임했다.
현재 SK텔레콤 대표이사인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부회장 직함만 갖고 닜었는데 대표이사까지 밑게 된 것이다.
기존 이석희 대표이사(사장)는 제품 개발.생산에 집중하고,
박 부회장은 경쟁력 강화 전략과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등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안팎에서는 갑자기 이뤄진 이 같은 인사 배경에 관심을 쏟고 있다.
우선, 이르면 4월 중순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 회사는 SK텔레콤과 그 자회사인 SK하이닉스로,
박 부회장이 이 두 회사의 CEO를 겸임하도록 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올해 내에 반드시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그는 지난 25일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를 갸편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고민했고, 올해 반드시 실행하겠다.
준비를 다 했고, 조만간 따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동통신 사업을 담당하는 T1(가칭)과 투자회사인 T2로 인적 분할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T1'은 유선통신 사업을 하는 SK브로드밴드 등 통신 관련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T2'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중심의 사업을 자회사로 두는 것이 큰 그림이다.
이렇게 되면 T2는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T2가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와 합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지분 구조와 관련 법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도 박회장이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맡는 데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까지 맡았기 때문에 그룹 내부 경영과 관련한 일에 대해
박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