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
친구님들이 다들 바쁘시나 ?
아님 날씨가 너무 춥다고 꼼짝 안하고 엎드려 있나 ?
우리 카페 일용할 양식(글)이 똑 떨어졌네요.
모처럼 놀러 온 친구들 심심 할텐데 ????
하여, 오늘은 날씨도 엄청 춥고하니,
뜨끈한 추어탕 이바구 함 해 볼까 싶으네요.
예나 지금이나 집집마다 즐겨 먹는 음식이 있기 마련이지요.
명절이나 기타 집안 행사, 혹은 제례용으로 해 먹는 음식이야
거의 대동소이 하지만 특별히 별식으로 먹는 음식은 집안 풍습이나
어머니들의 음식 솜씨등에 따라 각각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집에는, (적어도 어머님이 건강하시던 시절에..)
명절날이나 그외 특별한 일로 객지에 나가 살던 가족들이 모이는 날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밥상 위에 오르던 음식이 추어탕이었습니다.
식구가 많다보니 아예 큰 가마솥에 한 솥 끓여서
두 끼, 혹은 세 끼 연달아 먹으면서도 물리지 않던 구수한 추어탕.
아침 해장으로는 더 없이 시원하기도 했죠.
좋은 재료. 아끼지 않고 투입된 양념. 게다가 어머님 손맛까지 보태졌으니
그 맛이야 두 말 할 필요가 없었지요.
지난 12월 말 경이었을까 ?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후배) 한 분이 전화를 주셨겠다.
"우리 동네 남X 추어탕집이 새로 생겼던데, 오늘 저녁 때 별 일 없으면
추어탕에다 막걸리 한 사발합시다."
그래 ? "알았어."
가진거라고는 시간 뿐인 내가 별 일이 있을 턱이 있나 ?
무조건 "콜 !!" 했지요.
둘이서 찾아 간 추어탕집.
무슨 체인점인가 ?
넓직한 내부에 인테리어 까지 아주 고급스럽게 꾸며 놓았더구만요.
이쁜 아줌마의 안내로 따뜻하게 데워 놓은 온돌방에다 방석 깔고 자리에 앉아서
막걸리 한 순배 돌리고 있자니 추어탕이 나왔는데,
헐렁한 국물에 우거지 외에는 다른 채소는 그다지 보이지도 않고.....급 실망.
비쥬얼에 실망했는데 맛이야 보나 마나지요.
안주 삼아 막걸리 몇 잔 더 하고는 일어서고 말았지요.
또 상당히 오래 전에,
경북 청도 남산으로 등산 갔다가 귀로에 청도에서는 제법 알아 준다는
모 추어탕집에 들렀을 때도 맹탕 멀근 국물에 몇 가닥 둥둥 뜬 우거지를 보고
엄청 실망했었는데...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듯,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그런 맛으로 어떻게 장사를 하는지 들.....
쪼잔하게 남자가 무슨 음식 투정이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무던한 식성인 내 입맛으로도 별 맛을 못 느꼈으니.....
아마도 옛날 어머님이 끓여 주시던 추어탕 맛에 길들여진 탓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우옛던, 역시 추어탕이란 ?
고성식(혹자는 남도식이라고...) 이 최고 아니던가요 ?
미꾸라지(혹은 장어) 푹 삶아서... 주물러서....체에 걸러 뼈는 건져내고,
그 국물에 우거지,고사리, 토란 대, 숙주, 대파, 등등등.....
거섭(채소 나부랭이 건더기) 제대로 넣어서 좀 뻑뻑하다 싶을 정도로 끓여 낸 다음,
큼직한 대접에 엄지 손가락이 푹 잠길 정도로 한 그릇 퍼 담고,
거기다 고명으로 박살 낸 마늘, 땡초 다진 것, 방아 잎 듬뿍 얹어서.....
(츄 릅 !!!) 새실하면서도 그냥 군침이 돕니다 만,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그저 수수한 추어탕이라고 명함이나 내 보는 것 아닌가요 ?
그렇게 차린 밥상 모티에 막거리 한 병 곁들이면 금상첨화고요.
오늘 꿀쭉시리 왜 추어탕 이야기를 하냐면,
첫째로 날씨가 엄청 추워서 뜨끈한 국물 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둘째로는 어제 밤 특별한 주(酒) 사랑(?)의 후유증.
셋째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갓 치대어 온 아삭한 김장 김치 한가지로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기 일도 아니었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어느새 그 상큼한 맛도 한 물 가버려서
좀 식상하기도 하고...
해장국으로 뜨끈한 추어탕에 막걸리 한 잔 생각나서 그럽니다 만,
추운 날씨에 행장 채려서 나서기는 싫고,
"앉은뱅이 앉아서 용 쓴다." 더니,
내가 딱 !! 그 짝입니다. 에이고......
친구님들,
곧 점심시간입니다.
날씨 춥다고 기 죽지 말고, 뜨끈한 국물 한 그릇 잡수시고...
오늘도 힘차게 남은 오후 시간.
즐겁게 사입시다.
모두 "화이팅 !!!!" 입니다.
글 쓰고 있는 중에 허 행도 친구가 "점심은 ?" 하는 글을 올렸네요.
이심전심인가요 ?.....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오늘은 "추어탕" 강추합니다.
* 참고로, 어떤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무우청을 "시래기"라 하고,
배추 겉잎을 "우거지" 라 한다던데....(맞는지 모르지만...)
첫댓글 하단에 있는 추어탕 집은 맛이 좋아 내가 부산.가면 자주간다네.
하단은 내 나우바리라서 좀 아는데.....
어느 집이던고 ???
점심을 추어탕으로 해 봐? 나름대로 한다고들 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 집에서 한 것 같을까이.
거제 고현도 감로수집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