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계절이 홍역을 앓는 듯
시원한 장맛비가 아침부터
사납게 온 세상을 흥건히 적시고 있다
그동안 가뭄에 목말랐던
이 땅의 모든 존재들에게는 실로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수이리니
비 오는 날의 왠지 모를 허무함이나
쓸쓸함도 그저 감정의 사치가 아닐까
그러므로 한여름의 태양처럼
뜨겁게 사무쳤던 이런저런 고독으로의
인생사도 잠시나마 내리는 빗줄기에
스르르 허물어져 시원한 빗줄기와
하나가 되고 싶다. 아무 조건 없이 벗이여
그렇게 한 세상을 살아야 하는
우리네 존재의 굴레 속에는 때로는
충만함보다는 조금은 아쉬운 듯한 감정의
부족함들이 삶의 의미와 깊이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인생의 시원한 청량재 이리니
벗이여 고독하다 한들 쓸쓸하다 한들
그것이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인생의 부끄러움이나 초라함은 결코 아니기에
혹여 지금 이 순간 운명이란 인생의
상처로서 흘러가는 빗줄기처럼 그저 맥없이
절망이라는 인생의 저지대로 흐르지는 말지니
계절의 흥취가 때로는 우리의 바람과
다를지라도 그것에 굴복하여 우리의
영혼 가장 깊은 곳에 아주 작은 희망의
씨앗 하나마저도 발아시키지 못한다면
혹여 장마가 물러간다 하여도 우리는
절망과 고독이라는 가난한 존재가 되리니
그러므로 사랑하는 나의 벗이여
혹여 이 장맛비가 너와 나 우리네
고독하고 쓸쓸한 영혼에 우울이라는
습기를 덧칠한다고 하여도 존재로서의
마지막 에고는 언제나 밝게 빛나는
그렇게 서로에게 환하게 빛나는 존재임을
영원히 약속하며 또 영원히 기억하기를!!!
--- 한미르 ---
첫댓글 물은 아래도 흘러 겸손 함을 보이지안 사람은 위를 향하는 일이 맞다고 만못하겠네요
멋진 음원과 멋진 한미르님의 글과 `한마음이 되어 흥에 취해봅니다
가라 앉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어요
감사합니다 한미르님
좋은글과 함께 좋은음악 잘 듣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한미르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