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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서 펌
1. 들어가기.... 모의지명자로서의 딜레머
모의지명이 실제로 벌어지는 2차지명에 대한 정보를 스카우터를 비롯한 구단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입수해서 최대한 가까운 결과가 나오도록 능력껏 천기누설을 해야 하는 행사인지...
아니면 아마야구를 그래도 많이 접해보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판단한 좋은 선수를 소개하는 기회로 가야하는건지...
모의지명이 7년째 시행이 되면서 이 행사의 취지는 후자에 가깝다고 역설을 하고 변명을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전자쪽으로 인식이 되고 그러면서 모의지명에 임하는 구성원들을 더욱더 전문가집단으로 몰고가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저희가 의외에 지명을 하면 구단관계자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일부러 비껴서 지명을 하고, 때로는 스카우터들이 아야사의 모의지명을 이용하여 역정보를 흘린다는 소문까지 돌았으니까요...
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의지명은 그냥 모의지명입니다...
정보가 없어도 어느정도 이상으로 아마야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최소한 72명이상의 선수를 알고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이고...
굳이 그러한 정보를 입수한다고 해도 그것은 실제 2차지명 종사자들이 신경쓸 일이고 모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의 우선순위, 자기가 맡은 팀의 현 실정을 감안하여 가장 적합하다 싶은 선수를 호명하면 되는 거라고 일단 결론을 낸 것이 제 개인적으로도 어제 저녁의 일이었습니다...
2. 최원제인가, 정찬헌인가
모의지명을 수없이 해봤지만 1라운드 첫번째 이름을 호명할 기회는 처음 얻습니다...
막연하게 첫번째 팀을 맡게되면 고민할 필요도 없고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역시 고민되지 않는 자리란 없더군요...
얼마전에 최원제가 미국행을 포기하고 엘지와 입단에 합의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아마도 사실이겠죠...
최원제가 미국에 가기위한 협상이 지지부진하여 국내잔류를 택할 가능성이 높고, 엘지 역시 최원제가 남아있다면 1라운드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최원제로 가야 할겁니다...
그러고 나니 더이상 정보도 아닌 사실에 가까운 상황을 보고 엘지의 모의지명 1라운드 역시 최원제라고 못을 박고 가는 것이 좀 억울했습니다...
나름대로 한달여전부터, 정확하게는 기아가 전태현을 선택했던 순간 이후부터 모의지명 1라운드감으로 내심 점찍었던 선수가 있었기(물론 당시에는 최원제의 미국행이 기정사실이었습니다만...) 때문이죠...
정찬헌이 최원제보다 낫다고는 말못하지만, 최원제보다 못하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타자로서의 최원제까지 감안하면 좀더 격차가 벌어지겠지만 어차피 한쪽을 버려야 하는 프로에서는 타격능력겸비라는 항목은 플러스요인이 아니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대안일 뿐입니다...
전 기아가 왜 정찬헌을 1차로 선택하지 않았는가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구속이 140이상을 보장하는 동시에 간결한 투구동작과 제구력, 유연성 등에서 모두 정상급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광주일고 출신들의 야구에 대한 마인드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으로 실제 어느 팀의 선택을 받게 되더라도 지금보다 더 구위향상이 가능한 재목이라고 생각됩니다...
최원제 역시 개인적으로 매우 기다리고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고 비록 모의지명에서는 다른 결과를 내놓았지만 실제 기사대로 엘지에 입단해서 이형종과 함께 엘지의 원투 에이스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3. 엘지의 보완요소... 좌완 & 포수
굳이 좋은 아마선수들을 소개하면 그뿐이라는 취지의 모의지명에서 8개구단 담당자를 나누는 이유는 그팀의 스카우터의 입장이 되어 문제점을 보완해보라는 의미에서겠죠...
즉 아마야구팬이면서 어느 한 프로팀의 팬이기도 한 분들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고 봐도 될 겁니다...
하지만 저변이 좁아지면서인지 최근들어 프로 8개구단의 고민거리는 대략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좌완투수 기근, 포수부족, 거포부족...
최대어를 뽑아야하는 1라운드는 제외하고라도 (작년 1라운드 박용근지명은 아직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엘지 역시 투수가 모자라고 포수가 급필요한 팀이라고는 하지만 엘지만의 문제가 아닌 이상 어떤 특정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실제 지명에서도 한순번 앞선 행보가 필요할 겁니다...
한때 좌완이 넉넉한 팀이 엘지였지만 최근에 엘지경기를 보고있자면 심각한 좌완기근현상이 보입니다...
이승호와 봉중근을 어차피 선발로 키워야 한다면 중간이후를 책임질 좌완셋업이 유택현뿐이죠...
유택현이 워낙에 뛰어난 좌타 스페셜리스트라 큰 균열없이 잘 나가고 있지만 그의 나이는 이미 30대 후반이고 그의 뒤를 이어야할 김재현, 민경수가 영 미덥지가 않습니다...
포수는 더더욱 심각하죠... 조인성을 받쳐줄 수 있는 능력은 둘째치고라도 현재 1.2군 합쳐서 엘지의 포수는 5명뿐입니다...
엘지는 돌아오는 지명에서 필연적으로 좌투수와 포수를 보완해야 합니다...
연속해서 두명을 부를 수 있기에 2-3라운드가 별로 의미없는 상황에서 이상훈(성남고-단국대)과 이희근(중앙고-성균관대)라는 좌투수와 포수를 각각 호명했습니다...
일단 대졸선수가 고졸선수들에 비해 우위에 있는 부분은 즉시전력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단국대 이상훈은 체격도 크지않고 구속 자체가 빠른 것은 아니지만 폼이 까다롭고 공이 무겁다는 특징이 있어서 포스트 유택현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내려봅니다...
성대 포수 이희근은 사실 단한번도 제눈으로 본적이 없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공수가 어느정도 안정되어 있고 특히 최근 포수의 능력중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송구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들었습니다...
포수라는 특성상 고교선수보다 대학선수를 더 선호하는 최근에 풍토에 입각해서 경성대 이지영과 함께 현 대학최고의 포수라고 지칭되는 이희근을 조금 서둘러서 보강했습니다...
4. 중반전의 필수전략... 남은 선수 체크하기
당초 목표로 했던 좌투수와 포수를 한명씩 확보한 상황에서 이제 큰 자리욕심없이 남아있는 선수들을 봐야 하는 자리가 4~5라운드입니다...
어차피 두명을 호명할땐 좋았지만 한번 지명한후 14명이 불리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자리입니다...
욕심나는 어지간한 선수들이 앞에서 다 걸려나가게 되어있죠...
아니나다를까 4라운드 돌아오는 길목에 김준, 임창민, 정대훈 등 이쯤에서 생각해놓았던 좋은 대학투수들이 모두 바로 앞에서 불려나가고 그렇다면... 하면서 생각했던 홍상삼 마저 바로 앞에서 호명됩니다...
사실은 타임을 불러서 전략을 수정해야 할 시점입니다만 제가 생각한다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라 바로 남아있는 선수중에 가장 구위가 있는 선수로 보이는 성남고 황인준으로 결정했습니다...
팀내 에이스가 따로 있는 관계로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저학년때부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로 향후 기량발전이 매우 기대되는 선수중에 하나입니다...
곧바로 시작되는 5라운드에서는 광주일고 내야수 서건창을 선택했습니다...
경쟁자인 장충고 김경모가 1라운드에 불린 것에 비하면 꽤 늦은 순번까지 남아있더군요...
부상이후 유격수가 아닌 2루로 출장하기 때문에 평가가 많이 낮아졌지만 날카로운 타격에 무난한 수비능력을 감안하면 이 선수는 어중간한 전천후 내야수가 아닌 전문2루수로 큰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다시 돌아온 6라운드와 7라운드는 사실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난감했는데...
고교최고의 포수라는 인천고의 김재환과 배재고의 실속있는 좌투수 윤기우가 왜 아직까지 남아있는지 의아해 가면서 주저없이 호명합니다...
포수와 좌투수가 어차피 필요한 저로서는 아주 감사한 일이죠...
고졸포수가 작년부터 영 지명에서 약세를 보이는데, 굳이 포수보강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거포보강의 순번이라고 보면 김재환의 호명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마무리로 돌아온 8~9라운드에서는 이제 제 식견상 아는 선수가 별로 남아있지가 않아서 조금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언더핸드 투수는 한명정도 뽑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정대훈이나 고창성, 홍효의는 어차피 남아있을 거라고 기대도 안했고 이 순번까지 남은 선수가 강릉고 홍성민과 중앙고 노진용이었는데 사실 큰 차이를 모르겠던 상황에서 기왕이면 서울출신으로 변화구 각도가 뛰어났던 기억을 살려 노진용으로 결정했습니다...
9라운드 마지막에 원래 노리던 선수는 유신고 김주였지만 의외로 앞에서 불려나가는 덕분에 한명도 선택하지 않은 외야수를 뽑아 봤습니다...
지난해 지명한후 대학으로 진학하는 바람에 지명권을 날렸지만 그래도 엘지와 인연을 맺을뻔 했던 나성용의 동생이라는 사실이 선택에 전혀 무관했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좌타자인 나성범은 나성용과는 스타일도 다르고 또 올해는 부진하지만 2학년시절에 오히려 형을 능가했던 날카로운 타격을 높이 샀습니다...
5. 끝내면서...
올해처럼 모의지명을 수월하게 한적은 처음인듯 합니다...
지명이 만족스럽다거나 준비가 철저했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년에 비해 지명할만한 선수층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어느정도 이름만 알려지만 대충 중간이후에 호명하면 큰 무리는 없을 정도로 5라운드 이후에 선수들의 기량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모의지명이 아니라 실제지명으로 저희들이야 억지로라도 9라운드까지 맞추기는 했지만 실리를 생각해야 하는 프로구단은 자칫 4~5라운드 이후에 지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올해 모의지명에서 대졸선수들이 무척 많은 호명을 받은 것도 그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도 보였기 때문이지만 그만큼 고교야구에 선수층이 얇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죠...
이 부분은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는 부분이라 더더욱 우려가 되는군요...
아무튼 조용히 치뤄진 올해 모의지명을 끝내면서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고 다른 일곱분께도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 LG트윈스 모의지명선수
다른 분들이 깔끔하게 선수들을 정리해서 설명해드린 것에 비해 제 지명선수들을 문장중에 두루뭉실하게 집어넣은 감이 있어서 다시 선수만 정리합니다...
1. 정찬헌 (광주일고 투수) 우/우, 185-90
2. 이상훈 (성남고-단국대 투수) 좌/좌, 180-78
3. 이희근 (중앙고-성균관대 포수) 우/우, 180-85
4. 황인준 (성남고 투수) 우/우 185-78
5. 서건창 (광주일고 내야수) 우/좌 180-72
6. 김재환 (인천고 포수) 우/좌 183-84
7. 윤기우 (배재고 투수) 좌/좌 182-83
8. 노진용 (중앙고 투수) 우/우 178-75
9. 나성범 (진흥고 외야수) 좌/좌 180-76
응원 횟수 0
첫댓글 근데 사실상 최원제 선수를 피해가는일은 없을듯 합니다.. 전 어제 최원제 선수 야구장에서 봣습니다.. 물론 못알아보긴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