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는군요.
요즘 우리나라에 두가지 게임이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야구의 코리안 시리즈와 양당의 정치게임.
4승을 먼저하는 팀이 대망의 왕관을 쓰게 되는데,,,
베어스가 초기 파죽지세로 3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이제 1승이 남았는데,,,절치부심한 라이온스가 한게임 한게임 따라잡다가 결국 3:3 균형을 이루어 버렸습니다.
어제 하루...두 팀은 배수진을 치고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한판을 겨루었습니다.
결론은 라이온스가 이겼는데, 3패 후 4승하는 삼성이나, 4위가 결승까지 올라 온 베어스 모두 대단합니다.
둘 다 승자입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부터 지금까지 4전 4패의 전적을 갖고있습니다.
통상 우리나라 국민은 대선에서 패한 정당에게 다음 선거 즉,국회의원 선출.보궐선거 등에 표를 몰아 줍니다. 집권당을 견제하기 위한 민심의 현명함이지요. 그런데 민주당이 대선 이후에도 연전연패를 거듭하고 있는데,무엇보다 우려스런 점은 그들은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누가 말했듯이 사사건건마다 국민을 팔(賣)기는 잘 했지만,국민을 사(買)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집권당을 견제하는 강한 야당이 필요한데,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우리들의 이야기나 할랍니다.
당서(唐書).배도전에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란 말이 나옵니다. 병법에 나오는 이것을 우리의 삶으로 말하자면 인생만사새옹지마(人生萬事塞翁之馬)와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전장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나, 세상사 잘 난 일도 못 난 일도 없는 것이나 우리 모두 그리 마음에 두지 말고 앞으로 닥쳐 올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미래지향적인 말이겠습니다. 또한 유구한 역사에 못지 않은 한 인생의 유구한 인생을 일희일비하며 자학을 하지 말자는 말이기도 합니다.
최근들어 우리 이웃들의 삶이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요 몇년간 청도를 떠난 이웃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정착하려 들어오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구요.이것은 이제 칭다오가 국제적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기에 어지간한 인적 능력으로는 경제활동의 틈새가 사라졌기 때문일 겁니다. 이제 일반적인 능력으로는 발 붙일 땅이 없어졌습니다.
한중수교 20년을 지나면서,,,
92년 칭다오의 국민소득은 200불 정도였는데, 작년 2012년에는 11,000불이 되었습니다. 무려 50배나 성장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7,500불에서 22,000불로 3배 정도 성장했습니다. 단순계산으로 만약 92년에 칭다오에서 1만 위엔의 월 소득을 올렸다면, 당시에는 황제대접을 받을 만 했습니다만. 그 대접을 지금 그대로 받기를 원한다면 월 소득이 50만 위엔은 되어야 예전 정도의 수준으로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
근데, 청도 진출기업이나 개인 모두 수년간 그 반대로 활동해 왔습니다.
예를들면, 90년대 초. 주재원으로 파견된 총경리급이라면 월 평균 5만위엔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중간관리자급도 3만위엔정도였지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총경리급이 3만위엔 이상 받을 수 있는 기업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외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지금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여기는 중국입니다. 인민폐를 벌어 인민폐로 지불하는 동네입니다. 한국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그냥 마음속 계산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현지경제가 쑥쑥 올라가는 격동적인 환경에서는 우리들의 삶 자체가 상대적 위축으로 자리매김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90년 초기 진출한 기업은 십수년동안 꽃놀이 패를 즐겼습니다. 경쟁할 만한 로칼기업이 적었던 시기였으니 할 만 했습니다. 더불어 순익도 환상적이었지요. 그러다 2천년 초부터 서서히 로칼기업의 약진이 두드러 지더니 나중에 원가경쟁 싸움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이길려면 원가절감을 해야하는데, 외국기업으로서는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당연한 결과로 순익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종국엔 생산원가에도 맞추기 힘들게 됩니다. 로칼기업의 홈그라운드의 잇점이 얼마나 무섭고 큰 지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지요. 한동안 야반도주 기업이 하루 한 개씩 나오기도 했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지난 20년의 우리기업이나 교민들의 괘적을 보면 승패병가지상사란 말이 떠 오르는군요. 한때 잘 나가던 기업이 쫄딱 망해서 야반도주를 해 버리지 않나, 한인회를 위협할 정도로 자금력이 빵빵하던 기업집단이 황량한 단체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구조조정이나 현지화로 굳굳이 버티는 기업도 있고, 예전엔 별 볼 일 없던 기업이 내적으로 더욱 탄탄해 진 기업도 있습니다. 대기업은 사회적으로 금방 눈에 띄이지만, 중소기업은 내부를 들여다 보지 않으면 그 처절한 전쟁상을 다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요즘 교민사회 식당이 어려운 건 기업들의 단체회식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교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동안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큰소리 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리지 않나, 어깨 힘 잔뜩 주고 큰 소리 뻥뻥치던 사람이 점점 소심해지고 위축되더니 심하게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긴 사람도 생겼습니다. 잘 나갈 때 온 동네를 휘젓고 다녔던 사람들이었지요. 반면에 예전에 그리 나서지 않고 힘들게 살면서도 자신의 분수와 가치를 지키며 누가 뭐라해도 굳굳하고 열심히 살던 사람중에 요즘 잘 나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잘 나가지는 않더라도 규모는 조금 축소 되었다고는 하나 안정감 있게 지속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지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슬며시 몸에 배 듯 들어 온 정신이라, 그리 내 놓고 표시를 내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하는가 봅니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하다는 말은 1,2년의 단기적 시각으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0여년의 교민역사에서 기업이나 개인 할 것 없이 강한 자가 처절하게 죽어 나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아 왔습니다.
몇년전 MB가 청도방문할 때..저는 청도 교민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뀔것이라 말한 적 있습니다.
앞으로 수년 후 제조업 위주의 한국투자기업이 서서히 물러나고, 그 자리에 또 다른 세대의 기업군이 들어 올 것이라, 그래서 교민수는 몇년간 줄어들다가 어느싯점을 지나면서 점차 늘어 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 때 그 판단에 자신이 없습니다. 칭다오 중국 현지인의 경제활동을 등한시했습니다. 그들이 그대로 있을 줄 알았나 봅니다. 또 외국인의 정착에 근원이 되는 비자정책을 무시했었습니다. 이제 수정해야 할 듯 합니다. 생활로서 정착하는 교민수는 점점 줄어들고 종국엔 소수의 진정한 외국인만 남을 것이라고, 2005년을 피크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물론 여행자와 방문객은 갈수록 늘어갈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합니다만,,,한편으론 이 판단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수 년 전부터, 청도시에서 청양으로 넘어 간 교민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천태 올림픽타운을 중간다리로 해서, 청양은 이제 코리아타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한 달에 두 세번 퇴근후면 청양으로 넘어가 벗들과 즐기며 돌아가는 사정을 듣기도 하고, 이웃들의 환경변화를 눈여겨 보려고 했습니다. 금방 오신 분들은 눈치를 못 채겠지만, 안타깝게도 몇 년 전과 비교해서 갈수록 참 많이 위축되어 가는군요. 경제적인 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말입니다. 예전 심양의 석탑거리를 지나면서 청도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 생각 했었는데....
인생지사새옹지마란 말은 어느 사회에서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지금 좀 잘 나가고 있다고 과유해서도 안되고, 지금 환경에 좀 압박을 받고 힘들더라도 위축될 필요는 없겠습니다. 세상사 앞 일을 누가 압니까. 내일 이자리에 있다면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어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우리 당당하게 열심히 부딪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환경에서도 비겁하고 비굴하게 살아서는 안되는 것이,한 개인의 인생사는 짧은 듯 해도..
이 또한 유구한 것이기에, 본인 존엄에 대한 최대의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중국인의 눈으로 보면, 여기 살고 있는 우리들은 아직은 값비싼 수입품입니다.
오랜만에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 하나 올립니다.
(이 노래는 90년도 초...중국 인기가요 톱 10 중 하나입니다.홍콩에서 수입한 노래)
이 노래 가사 중에서 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내용은...
"誰知算來算去算自己"
(누가 알겠는가! 오며가며 계산하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자기가 자기를 계산하고 있는 것을..)
첫댓글 전반적으로 한인 사회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모두 화이팅합시다!
갈수록 정착보다 나그네의 정서가 팽패합니다.
유구무언입니다.
북경입니까? 아님 천진?...
좋은 말씀 감사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니다 연락쳐 남겨 주시면 감사 하겠 습니다
제 전화는 010 3350 8585
피아노 선생님이시군요. 연락처는 도처에 깔려있는데요.^^
한 10년후 청양 난탄에서 지금의 벗님중에 누구를 만날 수 있을런지요...
오래도록 만나며 살려면 건강하시고,
돈도 만들어가야지요~^^
ㅎㅎ 10년 금방입니다.
노래속에 가사을 보면서 이 아침에 만감이 교차 합니다
97년도 중국 진출해서 지금 제 자신을 봅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화고
변화는데 진정 변화지 않을려고 하는 제 자신 말입니다
감동있는 글 고맙게 잘 보왔습니다
중국생활 오래하셨군요. 삶의 지식과 경험을 얻고자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잘 지내시제?
나는 이제부터 한번 붙어볼라고 그러는데.... 아항~~~... 나는 비엣남이지... ^^* 험험
비엣남이나 중국이나,,,큰 차이 없지 아입메?
적절한 관찰이라고봅니다. 지나간 과거에는 몰라서 실수를 했다면 앞으로는 좀더 굳은 각오로 덤벼야 하겠습니다
이런때일수록 교민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상호 존중하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흥청망청보다는 지금도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계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화이팅!!!
위하여님은 가까이서 더 잘 아시리라 봅니다./화이팅~해야지요.
강한 자로 살아가기 위하여 정신 바짝 차리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보약과 같은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예.저도 정신 바짝 차리도록 하겠습니다.건강한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