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 / 이상교
머리가 좀
아팠어요.
화가 좀
났어요.
기분이 좀
나빴어요.
엄마, 제가
좀, 조금이라고 말하는 걸
그대로 믿지 마세요.
'아주 많이' 슬프고 속상하고
짜증나는 걸
'좀'으로 줄여 말하는 거예요.
털어놓으니 좀
나아요.
이제는 괜찮아요.
거울 / 이상교
금간 벽거울이
밖으로 나와
담벼락에 기대 있다.
거울에
하늘이 뜨고
해가 뜨고
구름이 뜨더니
새가 날아간다.
날마다 바쳐들던
빛 바랜 커튼 대신
찌든 때 벽 모서리 대신
자건거가 들어 왔다
나간다.
아기가 왔다
간다.
금간 뒤
밖으로 나와
번뜩 되살아난다.
-문학웹진 <비유> 46호
카페 게시글
건넌방
엄마께, 거울 / 이상교 ( 문학웹진 <비유> 46호)
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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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
21.10.05 09:3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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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 문학 웹진에 실린 동시와 동화~
스크립이 되지 않아서 동화 <어둔리> 는 올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ㅎ
올려주어 고마워요. 동화 <어둔리>는 고양이 유이야기지요. 중편 .^^*
선생님이 올리신 사이트 통해
<어둔리> 읽었어요.
조금 쓸쓸하면서도
애잔한 동화였어요.
실화를 바탕에 둔 이야기라오. ㅠㅠ 내 마지막 고양이 핑코 이야기.
감동적으로 읽었어요..
선생님과 핑코의 일상이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