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중대는 연대 직할중대다
아직까지 벙커 바깥에서는 적들의 포가 산발적으로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헬기에서 떨어뜨려 주고 간 물과 보급품을 제1중대소속 여러 전우들과 보급계와 함께 날아오는 포탄을 요리조리 피해 가면서 주워 모으고 있었다.
수색중대원들은 제1중대 보급계와 감정이 많았다.
제1중대 보급계가 보급품을 주워 모으던지 말든지 도와주지 않았다.
다만 벙커 안에서 콜라와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떠들어 대고 있었다.
앞으로 이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여 마음이 불안하였다.
연대본부에서 수색중대 부관과 같이 올라온 신참들은 최전선으로 제일 먼저 탐색, 수색작전을 나가는 수색중대 제2소대 3분대로 특명이 난 것을 더럽게 운이 없다고 투덜거렸다.
겁을 잔뜩 집어먹고 하얗게 질려 있었다. 불안해하며 울먹이었다.
겁에 질려 있는 천 병장과 박 병장에게 분대장 김 종일 하사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수색중대는 연대 직할중대니까.
모든 작전명령은 연대장으로부터 하달 받는다. 그리고 무전기 주파수도 다른 보병중대와 달리 대대 급의 무전기 주파수와 같은 급이다.
보병중대에 있는 전우들보다 수색 중대원들은 같은 전술기지 안에서도 전투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때문에. 작전 수행에 유리한 입장에 있는 중대라고 장황하게 설명하였다.
앙케 작전에 투입되어 운수 사납게도 제1대대로 배속되었다.
서자 취급은 받고 있는 것이 자존심이 몹시 상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수색중대원들은 상황실에 보고되지 않은 정보와 첩보도 소상히 알고 있다고 자랑했다.
앙케 고개 19번 도로 주변과 제1중대 책임 전술기지 주변, 638고지 주변 일대에서 전개된 공격작전과 사단장과 주 월 부사령관 일행의 경계와 경호작전 임무를 마치고, 중대와 소대에까지도 보고되지 않은 첩보들도 다 알고 있다.
김 종일 하사가 이끄는 제3분 대원들만 알고 있는 1급 비밀인, 물을 찾아 헤매다가 포살된 적들의 시체 3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직접 몸으로 느낀 전투상황을 그 누구 보다 많이 체험하였다. 또 많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19번 도로 Q.커브에서 전사한 수색중대 전우들의 시신수습작전과 행방불명된 전우들의 구출작전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 수없는 노릇이었다.
신임 중대장 한 종 석 대위의 인사말과 훈시가 끝나자마자 곧 바로 상황실로 올라갔다.
수색중대장은 소대장들은 인솔하여 작전지시를 받으러 갔다.
기갑연대 수색중대는 제1대대로 배속되어 있었다.
때문에, 소도산 전술기지 상황실에 있는 제1대대장 한 규 현 중령에게 수색중대가 수행할 작전지시를 받으러 올라갔다.
중대원들은 중대장의 훈시에서 …….
이제!
‘이 한 몸 다 바쳐서 국가를 위해서 충성을 다 할 때라는 말을 듣고, 중대원 모두가 잔뜩 겁을 집어먹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전개될 전투상황과 상부의 명령을 나름대로 잘 예측하는 최 지원 병장은 이렇게 진 단 했다. 이제 우리 수색중대도 신임 중대장과 소대장도 부임해 왔으니까.
지금까지 방치하다시피 한 19번 도로 Q-커브지점 공터에서 전사한 중대원들의 시신수습작전과 행방불명된 중대원들의 구출작전을 제일 먼저 하러 나갈 것이라고 하였다.
최 병장 나름대로 추측하였다. 또,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러나, 한참 후에 상황실에서 돌아온 수색중대장 한 종석 대위가 중대원들에게 말했다.
“어제(4월13일) 제3대대 예비중대인 제11중대가 투입되어 지금쯤 시신수습작전과 행방불명된 중대원들의 구출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있을 것이다.”
“이제 시신수습작전과 행방불명된 중대원들의 구출작전은 하지 않아도 된다.”
처음에는 수색중대를 19번 도로 Q커브지점에서 전사한 수색중대원 시신수습작전과 행방불명된 중대원들의 구출작전에 투입하려고 작전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638고지와 소도산 전술기지 주변에 있는 적들이 수색중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가 시신 수습하러 가는 길목에 또다시 매복해 있다가 기습공격을 해 올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때문에 계획된 작전을 1급 비밀에 부쳤다. 그리고 작전을 변경하였다.
적들이 관측이 불가능하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 칸 푸 미 마을에 주둔해 있는 기갑연대 제3대대의 예비중대인 제11중대를 어제(4월13일) 투입하였다.
제11중대를 치누크 대형헬기로 앙케 고개 개활지에 랜딩 시켰다.
전사한 수색 중대원들의 시신수습작전과 행방불명된 수색중대원들의 구출작전을 수색중대 대신, 11중대가 수행했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수색중대원들은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저 세상으로 먼저 간 전우들에게 내내 미안해하고 괴로워했던 마음이 조금은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자기들 대신 전사한 수색중대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해 준 제11중대 전우들에게도 한 없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제11중대가 시신수습작전과 행방불명된 수색중대원들의 구출작전으로 투입된다는 정보는 어제 (4월13일) 제1대대장 한 규 현 중령과 몇몇 높은 분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보안상 말해 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시신수습작전이 다 끝나갈 무렵에 수색중대장의 부임 신고식에서 제1대대장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수색중대원들은 오늘 오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던 적들의 82mm박격포와 75mm직사포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따라서 탄약 운반을 중단하고 벙커 속에 대기하고 있던 중대원들에게 또다시 탄약 운반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중대장 한 종석 대위의 지시에 의해서 배구장으로 사용하는 공터에 치누크 대형헬기에서 떨어뜨려 놓은 탄약을 또다시 탄약고로 운반하고 있었다.
모두들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또 볼이 잔뜩 부어 있었다.
106mm 무반동총에 사용하는 큰 포탄은 엄청나게 무거웠다.
수색중대는 완전히 노무자와 같은 신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