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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어떻게생각하십니까? ---(실명토론) 스크랩 차의 이름짓기에 대하여
고려다원(려춘가수) 추천 0 조회 276 13.07.30 17:07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어떤 사물의 이름은 그 형식과 용법이 그 사회의 언어체제에 적합하고, 그 정서와 의미가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전달공유되어야 합니다. 바꾸어 말해, 거칠고 껄끄럽거나 비틀리고 부풀린 이름들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사회에 혼란과 손해를 끼칩니다.

 

 차는 그 역사적 연원이 길고 여러 곳에서 많이 만들어지며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입니다. 그래서 신화와 전설, 사료와 사적, 시문, 미술, 공예, 다례, 다예, 다도 등에 쌓여있는 문화유산과 학술적 연구성과는 가없이 방대심오합니다. 때문에, 차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모자란 차의 이름짓기는 견강부회하거나 위록지마하여 정저지와와 아전인수의 꼴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매실을 설탕에 절여 만든 매실청이나 인삼을 다려낸 인삼탕을 매실차나 인삼차로 부르는 이들이 있는데, 찬물은 냉수차이고 끓인 물은 맹탕차인가?

 

이에 맞서, 차나무의 어린 잎으로 만들어 끓인 물에 우려낸 것만을 차라고 부르자는 원칙론자(?)들도 있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명나라 이전에는 차가 없었고, 말차나 밀크티 등은 차가 아닌가?

 

우치옥로는 일본의 대표차이고 중국에도 은시옥로가 있다. 둘 다 이름난 찐녹차인데, 더욱이 우치옥로는 해가림한 원료엽으로 만든다. 이래저래 옥로(玉露)는 우리 덖음녹차에 어울리는 차이름이 아니다.

 

작설(雀舌)은 송 휘종의 대관다론에 실려있는 말이다. 참새의 혀라는 뜻으로 매우 어린 차의 잎을 이르는데, 현재 중국 차계에서도 원래의 뜻으로 통용된다. 매월당의 시에서도 그 원의(原義)가 지켜지나, 조선후기에 이르러서는 우리차의 통칭으로 그 뜻이 확장된다. 오늘날 우리 차계에서는 중하급 차를 작설이라 부르는가 하면, 우리 차의 적통은 작설이고 그 본류는 홍차라면서 홍작설을 들먹이며 곡학아세하는 이들마저 생겨났다.

 

우리 발효차를 통칭하여 잭쌀 또는 우리황차라 부르는 이들이 있다. 잭쌀은 작설의 화개지역 사투리이고, 군산은침, 몽정황아 등의 황차들은 민황(悶黃)이라는 특유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약발효차이다. 황차, 청차, 홍차, 흑차 등이 모두 다 황차라고?

 

한 술 더 떠서, 자기가 만든 차를 벽라춘, 철관음, 보이차, 다질링 등으로 부르는 이들도 있는데... 웃기지도 않는다!

 

시후롱징(西湖龍井), 우지교구로(宇治玉露), 리산우롱(梨山烏龍), 다질링(Darjeeling), 우바(Uva),...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이름난 차들은 지명이거나 지명을 앞세웁니다.

 

어느 지역의 독특한 자연조건에 적합한 품종과 재배 및 채취방식 그리고 최적의 제다법이 한두 사람이 하루아침에 이룬 것일까요?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잘 안되고, 말발이 서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 공자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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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7.30 23:49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3.08.01 14:41

    감사합니다.
    예전에 '강'이라고 하면 '양쯔강'을 '하'는 '황하' 만을 의미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한강, 낙동강, 만경강 등, 수천, 수만의 강이름에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차는 그리 인색한지요? 유자차에도 이름 좀 내주고 인삼차에도 이름 좀 내주는게 어떻다고 차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열번를 토하며 '탕'이라고 강요하는 모습에 마치 종말론을 들먹거리는 목사에서 느끼는 이질감을 느끼곤 합니다. 또 '한국보이차'도 '운남보성차' 만큼 어색하고, 한편으로는 nike와 nice 처럼 안타까움이 듭니다.

  • 작성자 13.08.01 22:49

    교리를 앞세우는 종교인이나 논리를 강조하는 학자들이 가끔 우리의 판단을 강제하기도 합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은 세상에 하나 뿐이라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이름을 갖습니다. 그런데, 시장경제체제에서의 상품은 생산자가 제맘대로 붙힌 이름을 달고 돌아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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