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문경산악체전] ☆… 새재사랑산악회의 주흘산(主屹山) 등정 2011.10.16. [1]
☆… 오늘, 우리 ‘새재사랑산악회’는 대한산악연맹 경상북도 문경시연맹이 주최하는 <제9회 문경산악체전>에 참가했다. 새재사랑산악회는 그 창립의 연원을 문경 새재에 두고 있는 모임이다. 우리 산악회는 새재 일원의 산봉에서 뿜어내는 아름다운 산의 정기(精氣)를 지향하는 취지로 창립되었으므로 우리가 <문경산악체전>에 참가하는 것은 그 의의가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문경새재는 백두대간의 남한 구역 중 산맥의 남북(南北)과 동서(東西)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장엄한 산군(山群)들이 곳곳에서 용립(聳立)해 있는 기세가 아주 빼어나다. 맑고 수려한 강산, 천혜의 산세를 자랑한다. 하늘을 향하여 솟아오른 새재의 암봉에는 기골이 강건한 인간의 기상이 서려 있고, 연면히 이어지는 산의 능선은 줄기찬 인간 정신의 표상으로 다가온다. 그 규모 못지않게 조령계의 맑고 깨끗한 물은 영남지방 사람들의 생명과 정신의 원천이다. 그렇다. 백두대간 새재를 분수령으로 하여 북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은 한강(漢江)의 원류가 되고, 남으로 흘러가는 물줄기는 낙동강(洛東江)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새재사랑의 마음으로 주흘산 등반대회에 참석했다.
☆… 아침 8시, 서울 군자역에서 3대의 버스가 새재를 향하여 내려갔다. 1호차는 ‘새재사랑산악회’ 산우들이 타고, 2·3호차는 ‘우천산악회’ 산우들이 분승했다. 예년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1호차는 김의락 총무와 민창우 산행대장이 주도했다. 오늘 장병국 회장은 외유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2·3호차는 유영철 고문이 주도하여 회원들을 이끌었다. 어제 오후는 번개와 천둥이 치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오늘 새재는 비록 구름이 끼어 있지만 밝게 갠 날씨였다.
☆… 문경산악축전 ‘주흘산(主屹山)’ 당일 산행
▶ 제1관문(주흘관) 출발- 여궁폭포- 혜국사의 송림- 대궐터(약수)- 주봉- (점심)
▶ (하산길)- 꽃밭서들- 단풍 절경- 제2관문(조곡관)- -제1관문 광장(행사장)- 주차장
☆… 10시 30분, 복장을 가다듬고 주흘산 산행에 돌입했다. 기점은 제1관문(주흘관)이다. 산향기 고문과 라일락 님을 비롯한 일군의 산우들은 ‘새재길 걷기 행사’에 참가했다.… 대원들은 제1관문에서 오른쪽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맑은 공기가 신선하다. 햇살이 밝아서 아주 쾌적한 날씨였다. 계곡 길을 타고 올라 여궁폭포에 도착했다. 여궁폭포(女宮瀑布)는 위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오랜 세월을 두고 단단한 절벽을 침식하여 바위가 깊게 파여서 이루어졌다. 이유제강(以柔制强), 부드러운 물줄기가 강고한 바위를 깎아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형상이 여궁(女宮)의 오묘함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높이가 20m에 가까운데 오늘은 그 수량(水量)이 적어 빈약한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언제였던가, 비가 왔을 때 보았다. 수량이 많아진 폭포, 수천수만의 수정알을 튀기며 떨어지는 장대한 폭포의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했었다.
☆… 여궁폭포에서 계곡 길을 타고 계속 오르면 혜국사(惠國寺). 혜국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直指寺)의 말사이다. 846년(신라 문성왕 8년) 체징(體澄)이 창건하였으며, 창건 당시에는 법흥사(法興寺)라고 하였다. 고려 말에 홍건적의 난이 일어났을 때 공민왕(재위 1351∼1374년)이 이곳으로 피난하였다고 한다. 1592년(조선 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이 절의 승려들이 크게 활약하여 나라에서 절 이름을 혜국사로 바꾸었다. 임진왜란 당시에 청허(淸虛)와 송운(松雲)·기허(騎虛) 등이 이 절에 머물며 승병을 지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혜국사 주위에는 하늘을 찌르는 장대한 금강송(金剛松) 군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청정송림의 진경을 보여준다. 솔숲 사이로 난 산길을 올랐다. 서서히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비 갠 뒤의 산속의 공기는 쾌적했다.
☆… 그런데 주흘산은 아직도 여름의 푸른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설악산에는 지금 단풍이 절정이라는 데 이곳은 아직 계절의 길목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혜국사에 대궐터에 오르는 길목에 몇 그루의 단풍이 물 고운 주홍빛으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청정한 공기가 흐르는 초록의 산림 속, 지금 막 번지고 있는 단풍의 홍조가 어찌 이리 고운가… 맑은 햇살을 머금고 있는 붉은 잎들이 눈부시게 화사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저 순결한 빛깔이 참으로 절묘하여 마음의 탄성이 절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다시 완만한 오름길, 대궐터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고 주능선에 올랐다. 앞서간 산조미 님이 정상에 선착하고 ‘새재사랑산악회’ 깃발을 배낭에 꽂은 베토벤과 호산아가 뒤이어 주흘산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전평국 님, 엄태원 님이 당도하고, 김의락 총무님을 비롯한 우리 대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산악체전을 진행하는 요원들이 올라오는 대원들의 팔목이나 참가증에 확인 도장을 찍어준다.
☆… 그런데 산의 오름길, 대궐터에서부터 잔뜩 흐려진 하늘에서 간간이 차가운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주흘산의 정상(頂上)에 올라보니 차갑고 세찬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산의 정상은 한겨울이다. 땀에 젖은 몸에 한기가 스며들고 추위가 엄습했다. 평지의 바람이 백두대간의 높은 산을 넘어오면서 발생하는 기상현상인 것이다. 모두들 방한복을 챙겨 입었다.… 잠시 고개를 남쪽으로 돌려 내려다보니 짙은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문경읍 마을을 서광처럼 비추고 있었다. 잠시 어떤 신앙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 같은 징후가 느껴지는 정경이었다.
정상의 표지석 아래에 <문경산악축전 주흘산등산대회>라고 쓴 걸개가 키 큰 나무 사이에 걸려 있다. 그래서 1,079m의 주흘산 주봉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등산대회에 참여한 산꾼들이다. 속속 도착하는 대원들을 위하여 정상 등정의 기념사진을 찍고, 후미의 우복 대장이 올 때까지 차가운 바람을 피하여 주봉 아래 영봉으로 갈라지는 지점에 내려가서 대원들을 기다렸다. 잠시 후, 우복 대장과 함께 합류한 대원들이 집결하여, 원래 계획한 대로 영봉(1,108m)으로 나아갔다. 음산한 날씨, 차가운 바람의 기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영봉으로 향하는 길목, 낙엽이 깔린 산록에서 점심을 나누었다.
☆…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