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읽자고, 귀찮다고 하도 보채서 읽게 된 책이다.
국어 수행평가로 독서신문 만들기를 하는데 책을 선정하고, 주말 동안 읽어와야 한다. 유진고 유진 은 원래 1학년 필독도서라서 대출불가인데 내가 도서관을 자주 찾는
편이고, 사서 선생님이 정말 착하셔서 월요일에 반납한다는 전제하에서 빌려주셨다.
속독을 해서라고 이틀 동안 끝내겠다는 오기를 가지고 나는 몰입을 했고, 2시간만에 끝내게 되었다. (대~박!) 청소년 필독 도서이기도 하고, 애들이 다 재미있다고 해서 그냥 별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난 순식간에
유진과 유진이라는 늪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시간상으로 내용은 대충 요약만 하겠다:
예전에 어느 유치원에는 2명의 유진이가 있었다. 둘은
큰 유진과 작은 유진으로 구별됐다. 그 유치원의 원장은 아이들이 낮잠을 잘 때 깨어있는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놀이’를 했는데, 그 재미있는
놀이는 아이들은 한 명씩 데리고 들어가서 성추행을 하는 것이었다. 큰 유진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넘어가게 되었지만 작은 유진에게는 가족의 서포트도 없었고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아예 그 사건을 통째로 잊어버리게 되었고, 이사를 가게 된다.
둘은 중2가 돼서 다시 만나게 되지만, 작은 유진은 큰 유진을 기억해내지 못한다. 큰 유진의 도움(?) 으로 다시 기억을 하게 된다.
여러가지 기억들과 상처가 몰려오고, 작은 유진은 그 고통을 잊기 위해서 춤과 담배를 하기 시작한다. 춤에는 소질이 있고 흥미를 느끼게 되지만 집안은 그걸 받아주지 못하여 미국으로 보내기로 하고, 작은 유진을 집에 가둔다. 작은 유진은 큰 유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큰 유진은 절친인 소라의 도움으로 작은 유진을 탈출시키고 셋은 가출했다가 부모님에게 잡혀서 다시 돌아온다. 소라와 큰 유진의 부모님은 정상적으로 사건을 맞이하지만, 작은 유진의 엄마에게
시간이 더 있어야 했다. 결국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줄거리에서는 언급만 한
캐릭터이지만, 난 두 명의 유진보다는 큰 유진의 절친인 소라에게 더 관심이 갔었던 것 같다. 소라는 소설에서만 나올법한, 최고의 절친이다. 큰
유진의 감정도 이해해주고, 언짢은 걸 토로 하는 것에 대해서 주저하지 않는다. 큰
유진에게 남친이 생겼을 때 유진이를 최대한 많이 돋보이게 해주려고 애쓰고, 친하지도 않은 작은 유진을 곤경에서
구해줄 뿐만 아니라, 감정을 정말 잘 헤아려 주고 공감을 해준다. 어쩌면
소라 라는 이물 속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담겨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된다. 이야기를 두 명의
유진을 중심으로 썼지만, 은근슬쩍 소라라는 제 3자를 집어넣어서 갈등
해소에 도움을 주게 하는 것 같다. 소라와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누군가에게 소라 같은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글을 끝마무리 지으며...... 알고 있겠지만 현재 소설을 쓰고 있다. 유진과 유진을 읽으면서 글의
짜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내용전개는 어느 속도로 해야 할지 등 글 쓰는 것에 대한 여러가지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메인 스토리와 함께 독자의 머리를 잠시 쉬게 하는 사이드 스토리가
있으면 더 재미있다는 것이다. 유진과 유진은 정말 아름다운 성장소설이고, 필기해가면서
읽을 정도로의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이 책을 책꽂이에 꽂아놓으라고 하고 싶다.
첫댓글 작가의 눈으로 독서하고 있군요.
오랜만에 독후감을 쓰게 되었네요 ^^;; (하은)
소라같은 절친을 롤모델로 정해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