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사
“선생님, 눈앞이 흐리고 잘 안 보여요. 약국을 찾아서 우선 시내로 나왔어요.”
합동연수 마치고 퇴근한 늦은 저녁, 집에 있는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아프다는 주영 학생의 전화에 몹시 걱정했습니다. 혼자서 잘 모르는 동네를 헤매며 얼마나 무서웠을까 싶었습니다. 이때 다짐했습니다. 아프고 힘들 때 고민이 있을 때,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든든한 실무자가 되어야겠다고요.
다음날 병원 가서 진료받으니 장시간 착용했던 렌즈 때문에, 눈에 무리가 갔다는 걸 알았습니다. 합동연수 기간에 눈이 충혈되어도 새벽까지 공부하던 주영 학생이 떠올랐습니다. 이옥순 씨를 잘 돕고 싶은 마음을 느꼈습니다. 좋은 학생이 오길 손꼽아 바랐는데, 정말 좋은 학생을 만났습니다. 주영 학생과의 인연에 감사했습니다.
첫날에 액땜한 덕분일까요? 주영 학생은 활동 내내 건강했습니다. 스스로 건강관리 했습니다. 과식하지 않고 식사 양을 조절했습니다. 매일 저녁 산책하며 운동했습니다. 토요 활동으로 선유도에 다녀온 날에도 빠트리지 않고 걸었습니다. 체력을 기른 덕분에 발바닥으로 거닐며 사회사업 했습니다.
특별히 이번 단기사회사업을 통해 바라는 점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하는 ‘걸언’을 잘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활동하며 주영 학생은 스스로 답을 찾아갔습니다.
당사자가 잘 알고 선택 결정하시도록 의논할 자료를 공들여 준비했습니다.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일 때 편안해하는 이옥순 씨를 위해 일정을 미리 의논했습니다. 이옥순 씨에게 질문했을 때 바로 답이 없다면 기다렸습니다. 기다려도 답하기 어려워하시면 내일 다시 여쭤보겠다며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드렸습니다. 다음날에 다시 여쭈면 이옥순 씨가 편안하게 답했습니다. 이옥순 씨와 의견이 다를 때는 더욱 경청하며 들었습니다. 나를 앞세우기보다 이옥순 씨의 상황을 먼저 고려했습니다.
이옥순 씨와의 만남을 귀하게 여겼습니다. 성의정심 하려는 마음을 느꼈습니다. 주영 학생은 따뜻한 눈빛과 경청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이옥순 씨는 언제나 내 대답을 묵묵히 기다려주는 주영을 보며 느끼셨을 겁니다. ‘나를 진정으로 위하는 학생이 왔구나’ 하시고요.
별가살이 기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두 번의 이사, 심방 예배, 비누 공방 선생님과의 집들이, 다락방 권사님들과 집들이, 언니와 집들이, 비누 공방 선생님과의 나들이를 도왔습니다. 주영 학생 덕분에 이옥순 씨의 한 달이 풍성했습니다. 별가살이 집에서 추억이 많습니다.
주영 학생은 이옥순 씨와 감사 인사를 잘 의논했습니다. 함께 영상과 사진 보며 지난 일을 추억했습니다. 이렇게 감사를 나누니 이옥순 씨가 손 편지에 하고 싶은 인사를 직접 적었습니다. ‘다락방 집들이해서 고마워요. 같이해서 즐거워서 말해서 좋아요. 이옥순 올림’ 저는 이옥순 씨가 혼자서 손 편지 쓰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무척 놀랐습니다. 변주영 학생이 잘 도운 덕분에 새로운 강점을 발견했습니다.
주영 학생은 좋은 사람입니다. 따뜻하고, 솔직합니다. 내 이야기를 나눌 줄 압니다.
좋은 사회사업가가 될 겁니다. 실천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기록합니다. 다시 깨내어 성찰할 줄도 압니다. 당사자와의 만남을 귀하게 여깁니다. 주영 학생을 만나는 당사자는 사회사업가가 나를 귀하게 여겨준다고 느낄 겁니다.
혼자서는 돕기 어려운 일을 주영 학생 덕분에 잘 도왔습니다. 이옥순 씨와 둘레 사람에게, 저에게 큰 힘이었습니다. 기쁨과 감동에 벅차서 함께 울고 웃는 날도 많았습니다. 시설 사회사업의 매력을 주영 학생도 흠뻑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 달간 주영 학생과 함께라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기쁜 소식 전하고 싶을 때, 고민 있을 때 주저 말고 연락해요. 주영 학생의 복지 인생을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2024년 7월 18일 변주영 예비사회사업가에게
첫댓글 이다연 선생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