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편집: 묵은지
이번 글은 제목(題目)에서 느끼듯이 심약(心弱)한 사람들에게는 약간은 심장의 근육(筋肉)을 팽창(膨脹)시키면서 으스스한 느낌을 받게되는 얘기가 될 것 같아 살짝 긴장을 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다름아닌 귀신을 쫒는 '엑소시스트' 나 '퇴마사' 얘기인데 묵은지는 믿지도 않는 귀신(鬼神)이란 존재(存在)에 대해 사실 두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이 세상 어느 곳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귀신이란 존재를 향해 사람으로써 자신의 특별한 능력(能力)으로 귀신과 대화(對話)를 하고 귀신하고 싸워 쫒아내기도 한다니 그런 사람들이 과연 있기는 하는걸까?라는 호기심이 은근히 발동(發動)을 합니다. 이들을 사람들은 이르기를 '퇴마사(退魔師)'나 혹은 '구마사제(驅魔司祭)' 영어로는 'Exorcist'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무당(巫堂)'과는 귀신을 다루거나 쫒는 방법에서 다른 차이(差異)가 있습니다. 무당은 귀신과의 대화(對話)를 통해 그 존재의 한(恨)을 풀어주고 달래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퇴마사는 주술(呪術)이나 어떤 사물(事物) 등을 이용하여 귀신과 싸움을 하여 그들을 물리칩니다.

오래전 묵은지가 영화를 통해 본 것으로 그당시 귀신을 소재(素材)로한 영화로는 내용이 엄청 공포(恐怖)스럽고 쇼킹하여 지금도 기억(記憶)에 남아 있을 정도인 영화 '엑소시스트'를 떠올려 봅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히트를 하여 후속작(後續作) 몇 편이 시리즈로 상영(上映)되기도 하였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소녀의 몸 안으로 악령(惡靈)이 들어와 갖은 공포와 괴기(怪奇)로 괴롭히다 엑소시스트인 신부(神父)의 능력에 의해 악령(惡靈)을 물리친다는 내용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의 내용이었고 비록 영화를 보면서 공포감을 느끼기도 하였지만 아직까지도 묵은지의 머리속에 '귀신은 없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따금씩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나 초자연적(超自然的)인 현상같은 일이 알려질 때는 솔직히 '혹시?'라는 두려운 생각을 지울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귀신이란 존재는 오래전부터 있다고 하는 쪽과 없다고 하는 쪽으로 나뉘어 왔습니다. 귀신의 존재를 인정(認定)하는 쪽에서 본다면 그들 나름대로도 논리를 가지고 있는데 음기(陰氣)가 차면서 그늘져 있거나 어딘가 음산(陰散)하고 두려운 느낌을 일으키는 곳에 귀신이 있다고 하는 거의 추론적(推論的)인 생각이 들게하는 정도입니다. 특히 어떤 종교(宗敎)든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귀신의 존재를 거의 받아들인 반면 무신론자(無神論者)들은 대부분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려 들지를 않습니다. 하지만 문명(文明)과 과학(科學)이 발달(發達)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귀신은 원시신앙(原始信仰)에서부터 비롯한 범신론적(汎神論的)인 존재였으며 죽은 사람이나 동물(動物)의 영혼(靈魂)으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比物質的)인 존재로 엄연히 그 시대의 사람들과 어우러져 많은 이야기를 만들며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렇듯 귀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認識)은 대부분이 호불호(好不好)가 극명(克明)하게 갈라집니다. 귀신에 관한 인식은 관련된 사항에 따라 많은 차이를 나타내는데 각 종교에 따라서도 귀신의 입지(立地)는 상당히 다른 시각(視角)을 갖고 있으며 크게 우주에서부터 하늘과 땅으로 나뉘는 음양론적(陰陽論的)으로 귀신의 존재나 해석(解釋)에서도 많은 차이점(差異點)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세계 어디에서나 종교의식(宗敎儀式)과 생활방식(生活方式)에서 발생하는 귀신에 대한 사실왜곡(事實歪曲)도 심해서 어떤 것이 허구(虛構)이며 또는 사실인지 파악조차 하기도 매우 힘듭니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는 귀신을 상대하는 퇴마사의 이야기로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무속에서의 귀신에 대한 정의(定義)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대략적(大略的)으로 간략(簡略)해 보면 사람이 죽으면 '혼(魂)' 과 '귀(鬼)'와 '넋' 세가지로 그 존재가 나뉘게 되는데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넋은 땅으로 가며 귀는 공중(空中)에 떠돌게 되는데 이때 귀신은 보통 생명체(生命體)가 죽어 혼이 원한(怨恨)이 서려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떠돌며 생긴 것으로 이들이 오래도록 승천(昇天)하지 못하면 성정(性情)이 맹목적(盲目的)으로 악(惡)해져 해(害)를 끼친다고 합니다. 이러한 귀신들은 사람의 양기(陽氣)를 빨아들이려 하는데 흔히 기(氣)가 허(虛)한 사람에게 붙어서 기를 빨아 들이며 이때 사람들은 기를 빨린 사람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무당은 이 귀신들을 다스리며 접하는 굿을 여러가지 형태의 굿으로 나뉘고 있는데 '청춘망자혼인(靑春亡者婚姻)굿'이나 '지노귀굿', 또는 '천도(薦度)굿'이나 '제살굿' 등과 함께 그 귀신의 상대에 따라 굿의 형태가 달라집니다. 무당은 귀신을 다스리기 위해 신명(神明)을 부르는데 신명은 성질이 원만하고 맑고 깨끗하며 밝고 환한 것을 좋아하는 좋은 존재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신명은 귀신을 부릴수 있고 명령할 수도 있으며 귀신의 생사여탈(生死與奪)까지의 권한(權限)을 지닌 능력의 존재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무당들은 신명의 힘을 빌어 한을 품은 귀신으로부터 해꼬지를 못하도록 막아내곤 하였습니다.

귀신은 음한 속성(屬性)이 있는 반면 밝은 빛을 극렬(極烈)하게 꺼리기 때문에 음기(陰氣) 보다는 양기(陽氣)를 싫어하며 썩은 것을 좋아하고 신선(新鮮)한 것을 꺼리고 칙칙하고 탁한 것을 좋아하고 맑고 깨끗한 것을 꺼리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을 좋아하는 습성(習性)이 있어 원기(元氣)가 왕성(旺盛)한 강한 사람보다는 병들고 허약(虛弱)한 사람을 선호(選好)한다고 합니다. 또한 귀신은 매운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에 마늘은 물론 고추를 태우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하여 귀신을 쫒을 때는 매운 고추를 태우기도 합니다. 어쨌던 귀신이 사람에게 붙어서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이 많아 귀신은 결코 사람에게 좋은 존재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본래 엑소시스트는 악령을 쫒는 신부를 말합니다. 퇴마사라 부르기 보다는 '구마사제'로 불리는데 뭐 그말이 그말입니다만 카톨릭에서는 일본에서 만화(漫畵)나 소설(小說)로 급제조(急製造)된 용어인 퇴마사란 호칭(呼稱)을 별로 좋아하지 않나봅니다. 카톨릭에서 악령의 기원(紀元)은 천사(天使)라고 하여 이 또한 묵은지는 깜짝 놀랄일이었습니다. 천사야 말로 무조건 착한 존재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가 봅니다. 천사가 하나님 명령을 거역(拒逆)하고 반역(叛逆)을 할 때 악령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귀신은 사람이 죽어서 생기는 존재이지만 카톨릭에서의 악령은 하나님의 뜻에 반역하는 천사를 말한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천사가 악령으로 변하여 사람의 육신(肉身)으로 파고든 서양(西洋)의 귀신과 우리의 사람이 죽어서 구천(九天)을 떠돌게된 귀신은 여러가지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로마 교황청이 '국제퇴마사협회(혹은 세계구마사제협회)'를 인정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높아졌습니다. 이에 필받은 우리나라에는 무당이나 승려(僧侶), 교회(敎會) 목사(牧師)까지 너도나도 영험(靈驗)한 퇴마사를 자처하며 사이비의 극치(極致)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검증(檢證)되지 않은 귀신을 쫒는 의식(儀式)을 하고 있으니 실로 걱정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에 반하여 카톨릭에서는 신학교(神學校)에서 정규수업(定規授業)으로 가르치지는 않지만 연례적(年例的)으로 세미나 형식을 빌어 구마식(驅魔式)을 전파한다고 합니다. 결국 카톨릭도 귀신들림 현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처(對處)가 필요하였으며 구마사제협회를 창설(創設)한 이래 어느 신부는 무려 7만건이 넘는 구마의식을 행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또 바티칸의 교황청(敎皇廳)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퇴마의식에 관련한 논란(論難)에 휩싸이기도 하였는데 교황까지 가세(加勢)한 퇴마의식은 결국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귀신들림 현상으로 고통(苦痛)을 받고 있는지를 짐작케한 것으로 현대와 과거, 또는 동서양(東西洋)을 막론하고 귀신들림은 일상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해 주는 것입니다. 교황청에서도 인증하는 국제퇴마사협회에는 지금도 무려 250여명의 사제들이 30여개 국가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公式的)인 구마직분(驅魔職分)을 사제에게 내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음알음 알려진 사제들에게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는 소식(消息)은 들리고 있습니다.

인천의 최봉○ 신부나 진천의 김웅○ 신부 등은 구마사제로 자처한 일이 없었어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미사에 참여하거나 기도를 받는 등으로 구마를 받으려 합니다. 지금도 대기자들이 밀려있는 상태라고 하는데 이런 과열된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아 한국 카톨릭에서는 구마의식을 꺼리며 멀리하려는 입장입니다. 또한 서울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교구의 '성령쇄신봉사회'는 봉사회(奉仕會)에서 여는 성령기도회(聖靈祈禱會)에서 구마기도를 시행하기도 한다는데 도움을 청했던 많은 사람들이 기도회를 통해서 어느정도의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악령에 의한 것인지 단순한 의학적(醫學的) 문제인지 알 수는 없기에 일단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診斷)을 받으라며 권고(勸告)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퇴마사나 엑소시스트들의 활동은 계속되겠지만 세상에 수많은 마음과 육신의 고통을 받고있는 사람들이 하루속히 정상적(正常的)인 삶을 찾아 안정된 생활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누구라도 귀신에 의해 고통스런 심령의 흔들림과 부딪힘은 사라져야 하고 더 이상 굿이나 부적(符籍), 그리고 구마의식이 필요없는 평온(平穩)한 삶이 이어지기를 묵은지는 간절히 기도할 뿐입니다. 또한 자격(資格)이 의심되는 자칭 퇴마사에 의해 사람들의 눈과 정신을 속이며 귀신을 쫒는다는 구실로 재물(財物)을 탐내는 등 이른바 사이비 퇴마사들의 난립(亂立)은 정작 불행을 당한 당사자들에게 더 큰 치명적(致命的)인 상처를 안겨주고 있기에 모두가 시야(視野)를 넓혀 냉정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그들로부터 입을수 있는 피해(被害)를 적극 막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