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공영사(憑公營私)
공적 일을 기대어 사익을 만든다는 뜻으로, 관청이나 공적일을 빙자해 개인의 이익을 꾀한다는 말이다.
憑 : 기댈 빙(心/12)
公 : 공변될 공(八/2)
營 : 경영할 영(火/12)
私 : 사사로울 사(禾/2)
바둑판은 가로 19줄, 세로 19줄, 바둑돌을 놓을 수 있는 곳은 361곳이다. 그러나 아무데나 돌을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돌을 아무데나 놓는다고 바둑이 되는 것이 아니다. 바둑은 사활(死活)을 알아야 하고 정석(定石)을 알아야 한다. 돌을 놓을 수 있는 곳은 361곳이지만 실제 놓을 수 있는 곳은 아주 제한적이다.
사활(死活)의 이치에 맞고 정석(定石)의 이치에 맞게 돌을 놓아야 바둑이 된다. 내 마음대로, 내 멋대로, 내 고집대로 바둑을 둘 수는 없는 것이다. 바둑의 이치에 맞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그렇다. 문제를 대처하는 경우의 수는 많은 것 같지만 사리에 맞고 순리에 맞는 경우의 수는 아주 제한적이다. 제 고집으로, 아집으로 밀어붙여서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일상에서도 보는 바이지만, 개인사에서건 사회적 문제이건, 문제를 푸는 당연하고도 분명한 길이 있고 상도가 있다. 그런데도 그 길을 무시하면서도 그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착각한다. 당연한 길이 보이지 않고 순리를 거슬러 문제를 풀겠다고 하는 것은 다 아집 때문이다.
'나'를 앞세우기 때문에, '내 생각', '내 방식'이란 것 때문에 또 아집에 기묘한 자존심을 걸기 때문에 순리를 거부하고 사리를 무시하게 된다. 남의 충고나 비판에 귀를 막게 된다. 그래서 일을 망치고 모든 것을 다 잃게 된다.
정말 일의 성패를 고민한다면 사리와 순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일의 성패는 뒷전으로 가고 아집을 지키려는 자존심 때문에 사리와 순리를 버리게 된다. 정작 지켜야 할 것은 버리고 버려야 할 것은 지키는 것이다.
개인사야 아집으로 망하든 흥하든 일신의 문제일 뿐이다. 민폐는 끼치지 않으니까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사회적, 국가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이들의 아집과 아집의 자존심은 민폐를 초래한다.
높은 자리라는 것이 정말 공직임을 자각한다면, '내 방식', '내 스타일'을 굳이 고집하지 않는다. 일 같은 일을 하고 공적인 가치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 문제일 뿐 누구의 생각이든 누구의 방식이든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자존심을 앞세워 아집으로 밀어붙이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순리다.
그러나 요즘 시절은 그렇지가 않다. 자기 방식을 고집하고 그것을 고집하는 데 자존심을 걸기 때문에 순리와 사리는 안중에 없다.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것보다 아집의 자존심을 더 중히 여긴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높은 사람들의 주변에는 그 사람의 아집에 순종하는 '내 사람들'로 채워진다.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자리에 오르기 전에는 하나 같이 "여러분을 섬기겠습니다", "여러분의 말씀을 듣겠습니다"라고 한다. 그러나 일단 자리에 오르면 하나 같이 "내 말을 들어라" 한다. "내 방식에 따라"라 한다. 그리고 권력의 힘을 빌려 아집을 관철한다.
이야말로 빙공영사(憑公營私)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공적인 일을 아집으로 경영하는 것, 그것이 빙공영사(憑公營私)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여기에 무슨 공개념이 자리할 여지가 있을까?
인물을 관찰하는 5가지 기준
여씨춘추(呂氏春秋) 제19장 거난편(擧難篇)에서 보면 인물을 관찰하는 5가지 기준에 관하여 기술한 것을 읽을 수 있다. 거난(擧難)이라는 것은 용인(用人)과 거현(擧賢)이 어렵다는 뜻이다. 용인(用人)은 사람을 등용한다는 뜻이며, 거현(擧賢)은 어진 인물을 찾아서 임용한다는 뜻이다.
인물을 등용한다는 것이 왜 어렵다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물고불가전야(物固不可全也)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뜻은 즉 인물이든 사물이든 100% 완전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자 남직한 나무가지에도 반드시 마디가 있고(尺木必有節目), 작은 옥에도 반드시 티가 있다(寸玉必有瑕疵)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물이든 사물이든 널리 살피되 가장 값진 것 하나를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擇務博而貴取一也).
그 하나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인물 또는 사물이든 완전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자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꾸어서 말하면 완전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그 상대가 지니고 있는 가장 귀한 것(그 하나)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말할 것이다. "그 사람의 장점 하나만을 보고 등용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 됨됨을 보지 안 했을 때 기술행정은 가능할지 몰라도 덕치정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지닌 하나를 본다는 것은 그의 인격과 식견과 전문성 등을 두루 살펴서 그의 종합 평점이 이른바 선비 수준에 다다른 사람이라는 전제 하에서 남다른 한 가지 장점을 더 본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전체를 본다는 것은 그의 장점 하나를 찾아내어 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와 같은 관찰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다음 5가지 기준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거시기소친(居視其所親)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그 사람이 가장 친근하게 지내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도토리 키 재기 식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어울리는 이른바 평선결합(平線結合)의 부류는 정략이나 당리 등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정치 사회적 속성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그러나 경륜과 덕성과 정체성을 뚜렷이 지닌 사람들이 서로 종선(縱線)을 이루면서 그들의 사회관계가 글로써 서로 모이고(以文會友), 모여든 사람들끼리 보람 있는 일을 도모(會友輔仁)하려는 교우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존경받을만한 현능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부시기소여(富視其所與)이다.
여유있는 처지에 있었을 때 잘 베풀곤 했는가? 그 베푸는 의도가 순수했는가? 빙공영사(憑公營私)하는 수법으로 국고를 축내고 국민을 속이고 적에게 보탬을 주기 위하여 국내의 기업경제를 어렵게 만든 잘못을 범하지는 안 했는가?
다른 한편으로는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봉사활동, 이웃돕기운동, 재해의연금 기부 등등, 자진 참여하는 국민과 더불어 애환을 함께하는 정성을 표한 적이 있는가? 이러한 관점에서 여유있는 생활을 어떻게 영위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달시기소거(達視其所擧)이다.
이는 나름대로의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지내게 되었을 경우 그의 일상적인 행동거지를 면밀히 살펴보라는 뜻이다. 즉 일거수일투족이 얼마만큼이나 사회적 인식기준에 부합하고 있는가를 보라는 것이다. 특히 오만한 자들의 행태는 자신이 처해 있는 사회적 지위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행동하려 한다.
넷째는 궁시기소불위(窮視其所不爲)이다.
사람이 곤궁하게 되면 탈선하기 쉽고 요행을 바라기 쉬우며, 온갖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궁색하게 된 때일수록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자제하면서 극기 노력해 가는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궁색한 처지에 있을 때 일수록 그 사람의 의지와 신념과 도덕성을 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빈시기소불취(貧視其所不取)이다.
가난하게 지내는 때일수록 일반적으로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욕심 부리지 안해야 할 일을 주제넘게 덤벼들지는 않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가난은 모든 사회적 병리의 원인이라 한다.
가난으로 인하여 배태(胚胎)되기 쉬운 사회적 병리에 감염되지 아니하고 도리어 맑은 물이 샘솟는 청수원(淸水源)처럼 살아가는 가를 살펴보면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할 줄 아는 선비 기질의 유무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5가지의 그 것이라는 것은 친(親) 여(與) 거(擧) 불위(不爲) 불취(不取)이며, 그것을 특히 관찰하기 위한 환경적 기준은 거(居) 부(富) 달(達) 궁(窮) 빈(貧)의 경우를 말한다. 그 5개 기준을 요약해서 표현한다면, 거시기(居視其), 부시기(富視其), 달시기(達視其), 궁시기(窮視其), 빈시기(貧視其)이다.
빙공영사(憑公營私)
관청이나 공공의 일을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빙공영사(憑公營私)라는 말이 있다. 공적(公的)인 일을 핑계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것이다. 근래의 탄핵사태를 보면서 떠오르는 사자성어이다. 조금만 대통령이 인재선발하는 안목이 있었던들 어찌 오늘의 비극이 있었을까? 참으로 안타깝다. 인재선발의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참사일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광적인 지지자들은 항의를 한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설사 자신이 사익을 취하지 않았더라도 비선실세들과 일부 공직자들이 빙공영사를 해 나라를 이 지경에 몰아넣은 죄는 별의별 이유를 대도 가당치 않은 일이다.
관청이나 단체에서도 공공(公共)의 일을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꾀함은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이나 단체가 경영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의 일을 공직(公職)이라 한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공중의 물건이나 재산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나 공중의 이름을 빌려 자기만을 이롭게 하는 모든 일은 '빙공영사'라고 볼 수 있다.
세상에 각종 비리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항상 자기를 살피지 않아서 자기도 모르게 빙공영사의 유혹에 빠지기 때문이다. 최근 빙공영사 즉, 공적인 일을 빙자해 개인의 이익을 도모한 대통령의 국정실패에 대한 수많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의 업무역량 부족인 듯하다.
언론을 통해 본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현실인식은 무능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이는 곧 리더십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국가공직 사회의 기본 윤리와 체계가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적인 관계를 동원해 공적라인을 가동했다. 사실과 진실은 깊이 묻고 왜곡된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탕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사전에 충언하기 보다는 이제 와서 몰랐다는 거짓말만 하고 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올바르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공조직에서는 업무 능력보다는 정(情)이나 이해관계가 우선시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공과 사를 분별하는 것은 사회인의 덕목이자 공정사회의 시작이다. 정(情)에 이끌리지 않는 공정한 사회문화를 만들어 가야 나라가 바로 서지 않을까?
'대학(大學)'에 "덕은 근본이요, 재물은 맨 나중이라, 그 본말을 뒤집게 되면 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빼앗게 된다(德者本也, 財者末也. 外本內末, 爭民施奪)"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인재를 등용했던들 오늘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나라나 회사나 모든 조직에서 올바른 인재를 뽑는 기준은 무엇일까?
'여씨춘추(呂氏春秋)' 거난편(擧難編)에 보면 '거난'이라는 것은 '용인(用人)'과 '거현(擧賢)'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한다. 용인은 사람을 등용한다는 뜻이며, 거현은 어진 인물을 찾아서 임용한다는 뜻이다.
인물을 등용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인물이든 사물(事物)이든 100% 완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자 남짓한 나뭇가지에도 반드시 마디가 있고, 작은 옥에도 반드시 티가 있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인물이든 사물이든 널리 살피되 가장 값진 것 하나를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완전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그 상대가 지닌 가장 귀한 것(그 하나)을 알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 사람 전체를 본다는 것은 그의 장점 하나를 찾아내어 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지도자가 이와 같은 관찰을 할 수 있으려면 다음 5가지 기준을 중시해야 바른 인재를 등용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거시기소친(居視其所親)이다.
일상생활에서 그 사람이 가장 친근하게 지내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소인배들과 어울리는지, 아니면 경륜과 도덕성, 정체성을 뚜렷이 지닌 덕인(德人)들과 어울리는지 보는 것이다.
둘째, 부시기소여(富視其所與)이다.
여유 있는 처지에 있을 때 잘 베풀었는가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베푸는 의도가 순수했는가? 또한 빙공영사하는 수법으로 국고를 축내고 국민을 속이지 않았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또 얼마나 베풀고 살았는지도 살펴보는 것이다.
셋째, 달시기소거(達視其所擧)이다.
이는 나름대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지내게 되었을 때 일상적인 행동거지를 자세히 살펴보라는 뜻입니다. 즉 사회적 인식기준에 맞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남을 멸시하고 오만한 갑질을 하는 사람은 등용하면 안 됩니다.
넷째, 궁시기소불위(窮視其所不爲)이다.
사람이 곤궁해지면 탈선하기 쉽고 요행을 바라기 쉽다. 그리고 온갖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그래서 궁색해진 때일수록 극기노력(克己努力) 해가는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궁색한 처지에 있을수록 그 사람의 의지와 신념과 도덕성을 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다섯째, 빈시기소불취(貧視其所不取)이다.
가난하게 지내는 때일수록 일반적으로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난으로 말미암아 생기기 쉬운 사회적 병리에 감염되지 아니하고, 도리어 맑은 물이 샘솟는 것처럼 안빈낙도(安貧樂道)할 줄 아는 도인이나 선비기질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어떻습니까? 이렇게 보면 대통령은 인재를 볼 줄 아는 눈도 기준도 없었던 것 아닌가? 자업자득이다. 이런 기준으로 인재를 천거해야 하는 민정수석 같은 사람은 그 직분을 망각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빙공영사를 일삼아 자기가 모시는 대통령까지 파멸로 몰아 놓은 사람 같아 영 마음이 씁쓸하다.
▶️ 憑(기댈 빙)은 형성문자로 凭는 간체자, 慿는 속자, 𠙖, 凴는 동자, 馮는 통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기댄다'는 뜻을 가진 馮(빙)으로 이루어졌다. '마음의 지주(支柱)로 삼다', '의지하다(依支--)'의 뜻이다. 그래서 憑(빙)은 ①기대다 ②의지하다(依支--) ③의거하다(依據--), 전거로 삼다 ④성하다(盛--: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대단하다 ⑤의탁하다(依託ㆍ依托--), 맡기다 ⑥크다 ⑦차다, 가득하다(분량이나 수효 따위가 어떤 범위나 한도에 꽉 찬 상태에 있다) ⑧붙다, 귀신(鬼神)이 들리다 ⑨건너다, 걸어서 건너다 ⑩증거(證據), 증서(證書) ⑪의거할 곳, 의거하는 대상
⑫크게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据(근거 거), 據(근거 거, 할퀼 극), 擬(비길 의), 藉(깔 자, 짓밟을 적, 빌릴 차) 등이다. 용례로는 남의 힘을 빌려서 의지함을 빙자(憑藉), 다른 것에 몸이나 마음을 기댐 또는 영혼이 옮겨 붙음을 빙의(憑依), 증거로 빙거할 만함을 증빙(證憑), 어떤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 또는 그럼 근거를 댐을 빙거(憑據), 사실의 정확성 여부를 여러 가지 근거에 비추어 상고함을 빙고(憑考), 어떤 근거에 의하여 표준을 삼음 또는 어떠한 근거에 비추어 해 나감을 빙준(憑準), 남을 믿고 의지함을 빙신(憑信), 믿어서 근거나 증거로 삼음을 신빙(神憑), 남에게 기대어서 의뢰함을 빙시(憑恃),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들음을 빙문(憑聞), 증거로 삼을 만한 문서를 문빙(文憑), 증거가 되는 것을 빙증(憑證), 여행 허가증을 빙문(憑文), 옛날 포탄의 한 가지인 비격진천뢰 속에 넣어 채우는 삼각형 모양의 쇳조각을 빙철(憑鐵), 사실이 정확한가 아니한가를 근거에 의거하여 조사함을 빙사(憑査), 원인을 밝혀 낼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자세히 실피어 알아 냄을 빙험(憑驗), 범죄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실상을 조사하여 밝혀 냄을 빙핵(憑覈), 증빙이 될 만한 서류를 교부함을 부빙(付憑), 범죄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죄인을 추문함을 빙추(憑推), 증거를 대며 물음을 빙문(憑問),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일의 실상을 따져 물음을 빙힐(憑詰), 쥐가 토지신의 사당에 들어가서 몸을 숨기는 것과 같이 권세 있는 사람을 믿고 못된 짓을 자행함을 이르는 말을 빙사(憑社),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맞추어 봄을 빙준(憑准), 망상의 하나로 신불이나 여우 같은 것이 자기 몸에 접했다고 믿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빙의망상(憑依妄想), 관청이나 공공의 일을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빙공영사(憑公營私) 등에 쓰인다.
▶️ 公(공평할 공)은 ❶회의문자로 마늘 모양의 사사로운, 나(我)의 뜻인 마늘 모(厶)部 일과 서로 등지고(八)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그 반대의 의미로 공변되다를 뜻한다. 公(공)의 옛 모양은 무엇인가 닫힌 것을 여는 모양인 듯하다. 옛날의 쓰임새는 신을 모시고 일족(一族)의 사람이 모이는 광장을 나타내고 그후부터 거기에 모셔지는 사람, 일족의 長(장), 높은 사람이란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公자는 ‘공평하다’나 ‘공변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공변되다’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公자는 八(여덟 팔)자와 厶(사사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厶자는 팔을 안으로 굽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사롭다’라는 뜻이 있지만, 갑골문에서는 八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사실 갑골문에 쓰인 口자는 ‘입’이 아니라 단순히 어떠한 사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公자는 사물을 정확히 나눈다는 뜻이었다. 소전에서는 口자가 厶자로 바뀌게 되면서 치우침 없이 공정하게 나눈다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公(공)은 (1)여러 사람을 위하거나, 여러 사람에게 관계되는 국가나 사회의 일 (2)공작(公爵) (3)남자(男子)의 성이나 시호(諡號), 아호(雅號) 또는 관작(官爵) 뒤에 붙이어 경의를 나타내는 말 (4)공작(公爵)의 작위(爵位)를 받은 사람의 성이나 이름 뒤에 붙이어 부르는 말 (5)공적(公的)인의 뜻을 나타내는 말 (6)2인칭(二人稱) 남자(男子)에 대해서 당신, 그대의 뜻으로 쓰는 높임말 (7)3인칭(三人稱) 남자(男子)에 대해서 당신의 뜻으로 쓰는 높임말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공평(公平)하다 ②공변되다(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 ③공평무사(公平無私)하다 ④숨김없이 드러내 놓다 ⑤함께하다 ⑥공적(公的)인 것 ⑦상대를 높이는 말 ⑧벼슬(관아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 또는 그런 일) ⑨존칭(尊稱) ⑩귀인(貴人) ⑪제후(諸侯) ⑫관청(官廳), 관아(官衙) ⑬널리 ⑭여럿,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사 사(私)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에게 개방함을 공개(公開),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의 사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공무원(公務員),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함께 함을 공공(公共), 세상이 다 알도록 뚜렷하고 떳떳한 방식을 공식(公式), 사회의 일반 사람들이 추천함을 공천(公薦), 공중 앞에서 약속함을 공약(公約), 일반에게 널리 알림을 공포(公布), 여러 사람들의 휴양을 위하여 베풀어 놓은 큰 정원을 공원(公園),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정(公正), 공직에 있는 사람을 공직자(公職者), 어느 한 쪽에 기울이지 않고 공정함을 공평(公平), 국가 기관이나 공공단체가 설립하여 경영하는 기업을 공기업(公企業), 여러 사람 앞에서 연극 등을 연출하여 공개함을 공연(公演), 마음이 공평하고 사심이 없으며 밝고 큼을 공명정대(公明正大),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아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음을 공평무사(公平無私), 공(公)은 사(私)를 이기지 못한다는 공불승사(公不勝私) 등에 쓰인다.
▶️ 營(경영할 영)은 ❶형성문자로 営(영)의 본자(本字), 营(영)은 통자(通字), 营(영)은 간자(簡字)이다. 집을 뜻하는 呂(려)와 음(音)을 나타내며 둘러싸다의 뜻을 갖는 呂글자 이외의 글자 𤇾(영)으로 이루어졌다. 사방을 둘러싼 주거(住居)의 뜻이 전(轉)하여 집을 만들고 영위(營爲)하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營자는 ‘경영하다’나 ‘계획하다’, ‘짓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營자는 火(불 화)자와 宮(집 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宮자는 큰 대궐을 그린 것으로 ‘집’이나 ‘가옥’이라는 뜻이 있다. 營자는 이렇게 ‘가옥’을 뜻하는 宮자에 火자를 결합한 것으로 집에 불을 켜고 밤새워 일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래서 營(영)은 영문(營門)의 뜻으로 ①경영하다 ②짓다 ③꾀하다 ④계획하다 ⑤두려워하다 ⑥변명하다 ⑦오락가락하다 ⑧재다 ⑨현혹하다 ⑩갈다(주로 밭작물의 씨앗을 심어 가꾸다) ⑪고을의 이름 ⑫별의 이름 ⑬진영 ⑭주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날 경(經)이다. 용례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영업(營業), 재산 상의 이익을 얻으려고 활동하는 일을 영리(營利), 무슨 일을 해 나감을 영위(營爲), 군대에서 규율을 어긴 자를 가두는 건물 또는 거기에 가두는 처벌을 영창(營倉), 농업을 경영함을 영농(營農), 집 따위를 짓거나 물건을 만듦을 영조(營造), 삶을 누림을 영생(營生), 병영 밖을 영외(營外), 일정한 울이나 지경의 안을 영역(營域), 지형을 변화시키는 힘을 영력(營力), 병영의 문을 영문(營門), 군대가 주둔하는 곳을 영소(營所), 조직이나 기구 따위를 운용하여 경영함을 운영(運營), 규모를 정하고 기초를 세워 일을 해 나감을 경영(經營), 군대가 집결하고 있는 곳을 진영(陣營), 나라에서 경영함을 국영(國營), 정부에서 직접하는 경영을 관영(官營), 통제하고 경영함을 통영(統營), 병사들이 먹고 자고 하는 집을 비롯한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일정한 구역을 병영(兵營), 직접으로 영업함을 직영(直營), 시에서 하는 경영을 시영(市營), 군대에 들어감을 입영(入營), 공공단체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경영함을 공영(公營), 둘 이상의 사업을 겸하여 경영함을 겸영(兼營), 이권에 아득바득하여 떳떳하지 못함을 영영구구(營營區區), 관청이나 공공의 일을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꾀함을 빙공영사(憑公營私), 토끼는 숨을 수 있는 굴을 세 개는 마련해 놓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안전을 위하여 미리 몇 가지 술책을 마련함을 비유하는 말을 토영삼굴(兔營三窟) 등에 쓰인다.
▶️ 私(사사 사)는 ❶형성문자로 厶(사)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둥글게 에워싸다, 자기 것으로서 거두어 넣다의 뜻을 가지는 글자 厶(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수확할 때 자기 몫으로 한 것, 나, 몰래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私자는 ‘사사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사사롭다’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뜻이다. 私자는 禾(벼 화)자와 厶(사사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厶자는 팔을 안으로 굽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사롭다’라는 뜻이 있다. 팔을 안으로 굽히는 행위가 물건을 독차지하려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厶자가 사사로움을 뜻했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禾(벼 화)자가 더해졌는데, 이것은 곡식의 소유주가 나 자신임을 뜻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금의 私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나 이기적임을 뜻하는 글자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私(사)는 (1)자기 한 몸이나 집안에 관한 사사로운 것 (2)일을 처리할 적에 정실(情實)에 흘러 공정치 못한 일 등의 뜻으로 ①사사(私事; 사삿일), 사삿일(私事; 개인의 사사로운 일) ②가족(家族) 3집안 4간통(姦通) 5편복(便服) 6은혜(恩惠) 7가신(家臣) 8사처(私處) 9오줌 10음부(陰部) 11총애(寵愛)하는 것 12자매의 남편 13사사롭다 14간통하다 15사랑하다 16편애하다 17오줌 누다 18홀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평할 공(公)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사로운 학설을 사학(私學), 사삿 사람을 사인(私人),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배우거나 따름을 사숙(私淑), 개인에게 관계되는 것을 사적(私的), 개인이 설립함 또는 그 시설을 사설(私設), 사사로이 만나는 자리를 사석(私席), 제 욕심을 채우려는 마음을 사심(私心), 사삿일이나 사사로운 일을 사사(私事), 개인의 소유를 사유(私有), 개인의 저택을 사저(私邸), 예전에 한문을 사사로이 가르치던 곳을 사숙(私塾), 사사로운 개인의 의견을 사의(私意), 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사익(私益), 개인이 사사로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사재(私財), 개인이 사사로운 일로 저지른 죄를 사죄(私罪), 공공의 물건을 사사로이 씀 또는 그 물건을 사용(私用), 개인 소유의 논밭을 사전(私田), 개인의 의견을 사설(私說), 개인 소유의 집을 사택(私宅), 개인이 부담하고 지출하는 비용을 사비(私費), 사사로 하는 편지를 사신(私信), 사사로운 이익과 욕심을 사리사욕(私利私慾), 몰래 사사로이 하는 망령된 생각을 사사망념(私思妄念)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