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후춘(옥호촌:玉湖村) 구경을 마치고 다시 리장으로 돌아옵니다.
리장에 도착하니 아직 7시가 되지 않아 고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표를 끊든지 아니면 문을 지키는 직원이
퇴근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고성 안으로 들어가는 문표가 자그마치 80원이나 됩니다.
물론 예외 규정에 70세 이상은 무료로 나와 있습니다.
이 문표로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 헤이롱탄(흑룡담:黑龙潭)도 들어갈 수 있지요.
물론, 이곳도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지만...

한번 끊으면 1주일간인가 사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고성 안의 숙소에 머문다고 이야기하며 휴대전화로 온 예약확인서 메일을 보여주면 됩니다.
우리는 당당하게 고성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문을 지키는 사람이 한글로 온 내용을 어찌 알겠어요.
그냥 호텔 예약 앱을 검색한 내용을 휴대전화에 내려받아 보여만 주어도 되겠네요.
좌우지간, 리장에서 4박을 하는 동안 한 번도 표를 사고 들어간 적이 없었네요.

리장은 골목마다 흐르는 수로가 있어 중국의 베네치아라 한다네요.
사실, 여기 리장보다는 상하이 부근의 수향마을이 베네치아와 비슷하지 이곳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만 흐른다고 모두 베네치아가 된다면, 세상은 베네치아 천지겠네요.
배가 다닐 수 없는 수로는 베네치아가 아니죠.

리장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수로가 있고 수로를 따라 꽃을 가꾸고 화분을 장식해
리장을 찾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걷는 재미가 있죠.
걷는 재미가 아니라 떠밀려 다니는 즐거움인가요?

보는 즐거움도 있죠.
그리고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혼잡한 골목보다 뒷골목이 훨씬 걷기 편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곳 리장은 그 수로가 어느 집 방 구들 밑으로도 흐르죠.
아! 여기는 온돌이 없기에 방 구들이 없겠네요.
그리고 베네치아에서도 방 구들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보지 못했습니다.

리장은 원래 사람이 살지 못하는 습지였다고 합니다.
위룽쉐산을 넘어 남하한 나시족은 제일 먼저 나시족 말인 우루컨(무노긍:巫鲁肯)이라고 부르는
쉐숭춘(설숭촌:雪嵩村)에 자리 잡았다 합니다.

쉐숭춘은 쉐산(설산:雪山) 아래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랍니다.
쉐숭춘이 지금의 위후춘(옥호촌:玉湖村)이라고 하네요.

이들은 설산 아래 위후춘이 자갈밭임을 알고 점차 살기 좋은 기름진 곳을 찾다 보니
지금의 바이샤 마을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다시 수허마을로 내려오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리장이 나시족의 가장 큰 마을이지요.
그러나 당시에는 리장은 위룽쉐산으로부터 흘러온 물이 리장을 지나며 사람이 살기 어려운 습지였다고 하네요.

이곳을 목(木) 씨 성을 가진 지도자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습지를 수로를 내고 나머지 땅은 농사를 짓거나
사람이 살 수 있도록 개척하기 시작하며 지금의 리장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네요.
인간의 힘이 대단하네요.

지금도 헤이룽탄에서 흘러온 위허(옥하(玉河)는 지금 리장을 대표하는 대수차가 있는 곳에서
세 갈래로 갈라지며 이 물은 다시 여러 갈래로 갈라져 골목마다 흘러갑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세 갈래 중 가운데 중하(中河)만 흘렀다고 하네요.
목 씨는 사자산 아래 무푸(목부:木府)를 만들며 이곳에서 무푸로 이어지는 새로운 물길을 내게 되었답니다.
그 물길이 지금 무푸 앞을 흐르는 서하(西河)가 되었지요.

그리고 주민이 대부분 거주하는 동쪽으로 또 새로운 물길을 내며 이름을 동하(東河)라고 부르며 지금에 이르렀다 합니다.
그러니 가운데 물길을 제외하고 양쪽으로 흐르는 물은 인공수로인 셈이겠네요.
이렇게 하나의 물줄기가 세 갈래로 갈라지며 다시 작은 물길을 만들며 골목마다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리장이 되었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런 풍경을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유 여행만의 특권이죠.
물론, 단체로 함께 구경할 수 있지만, 함께하는 일행과 서로 의견일치를 해야 하지요.
그러나 먹고 자고 이동하는 문제는 단체여행에 비해 자유 여행이 무척 불편하고 힘이 듭니다.
그러나 힘든 가운데 스스로 찾아가고 결정하는 문제도 즐겁다 생각하면 즐거운 일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많이 가지 않았던 곳도 찾아가는 즐거움이 또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자유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수고며 고충이며 동시에 즐거움입니다.
첫댓글 전혀 생면부지의 장소를 어렵게 지도나 작은 정보로 찾아가서 그곳을 맞닥드리게 되면 마치 인디아나존스가 찟어진 양피지 지도에 낙서처럼 휘갈겨진 지도를 이용해서 보물이 묻힌곳을 찾아가서 보물을 손에 넣는 기분이지요. 그런기분은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기분" 참 당연한 말이네요. 아는 사람만 알지 모르는 사람이 어케 알겠어요? ㅎㅎ
아무튼 힘들게 찾아가서 그곳을 발견하면 기분 째집니다. ㅎㅎ
지금 언급하신 말 속에 지기님이 언뜻 떠오릅니다.
인디아나 존스.....
늘 새로운 세상으로의 호기심에 여기저기 기웃거리시는 모습이 아직도 청년이십니다.
언제나 그렇게 젊게 사셔야 합니다.
세상은 자꾸 우리의 젊음을 조금씩 갉아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찢어진 새로운 양피지의 지도를 맞추어 보세요.
설령 보물이 없다 하더라고 찾아가는 과정도 소중하고 즐거운 일이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