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화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자 집에서 키우던 애완견이 범인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개 입열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6일 새벽 서울 송파구 삼전동 다세대주택에 괴한이 침입해 박모씨(46)의 아들 전모씨(25)와 딸(22), 그리고 딸의 약혼남 김모씨(29)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후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혈흔·족적·지문 등 초동수사의 실마리가 될 단서는 화재진압 때 모두 물에 씻겨나갔다. 또 가재도구의 배치 상태도 방화호스 수압에 밀려 뒤죽박죽이 돼 버려 피살자들의 반항 흔적 등을 전혀 추정할 수 없게 됐다.
사건 당시의 정황을 추정할 단서조차 없어 좀처럼 수사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경찰은 피해자 가족이 "사건현장에 애완견이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사건 해결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이 애완견은 숨진 박씨의 딸이 기른 4년생 시추다. 이 애완견은 멀리서도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구별할 만큼 청각이 예민하다고 한다.
경찰이 시추가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는 "아는 사람에게는 절대 짖지 않는다"는 피해자 어머니 박씨의 진술과 "사건 발생 당시 개가 짖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이웃 주민들의 진술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절도범의 우발적 범행보다는 피해자 주변인물에 의한 범행에 비중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까운 2∼4명을 용의선상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어 선뜻 범인으로 지목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 시추는 당시 살해와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후 집을 뛰쳐나갔다. 경찰은 1주일째 온 동네를 뒤진 끝에 시추를 찾았다. 현재 시추는 '살인의 추억'을 잃어버렸는지, 범인을 안다는 표현인지는 몰라도 경찰관만 보면 계속 짖는다. 경찰은 시추의 짖는 소리를 '범인을 알고 있다'는 일종의 암시적 표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찰은 시추를 용의자와 대면시킬 경우 분명 어떤 특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판단, 시추의 심리상태를 보고 '대화'할 수 있는 애완견 전문가를 찾고 있다.
경찰은 시추가 자신을 길러준 주인이 처참히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했다면 개의 뇌 속에 분명히 범인이 인식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범인과 대면하면 불안감을 나타낸다든지, 혹은 증오심이 생겨 마구 짖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주인을 죽인 범인을 본 개가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범인을 잡았던 사례도 있다.
애완견 전문가 윤신근 박사는 "시추는 1주일이 지나면 기억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주인이 처참하게 죽는 장면을 목격했다면, 그 개의 뇌 속에는 범인이 인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박사는 "개와 용의자를 대면시킨 후 거짓말탐지기를 통해 용의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면 범인을 짐작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댓글 저두 영화는 봤지만 그런 생각까지는 못했어요...정말...시추로 인해서 범인이 밝혀질 수 있을까? 음.....궁금하내요.....
근데 시츄가 범인을 밝혀냈다고 해도 범인이 개말을 어떻게 믿냐고 뻗대면 어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