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조약 - '슈어드의 냉장고'와 '빅토리아의 갱년기'> 얼음의 땅, 알래스카는 어느 나라 영토에 속하는지 아시나요? 바로 ‘미국’ 영토입니다. 딱 보기에도 미국과는 동떨어진 느낌의 알래스카. 사실 아직까지도 여러 사람들이 알래스카가 미국의 땅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알래스카’가 어떻게 미국의 땅이 되었는지 이를 알기 위해서 1867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1867년 주미 러시아 공사 ‘에두아르트 스테클’과 미국의 국무 장관 ‘윌리엄 슈어드’, 이렇게 둘 사이의 명령으로 성사된 알래스카 매매 거래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영토매입’ 사건이었습니다. 사실 당시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팔아치운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무턱대고 쓸모없는 땅이라고 자신의 영토를 팔만한 바보는 아니란 얘기지요. 러시아는 당시 영토 확장을 위해 남하정책을 실시합니다. ‘발칸반도’, ‘오스만트루크 제국’과 전쟁을 벌였던 것이죠. 이러한 러시아를 영국과 프랑스가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전쟁에 가담해 러시아를 패전시킵니다. 결국 패전한 러시아는 막대한 전쟁 배상금과 심각한 재정난으로 허덕이게 됩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영국은 러시아의 영토인 ‘알래스카’를 배상 조건에 포함시키려 하죠. 특히 영국 내각의 강경파들은 ‘알래스카’ 접수를 러시아를 압박할 좋은 카드기 때문에 꼭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대로 일이 술술 풀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영국의 여왕이었던 빅토리아의 승낙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단순하였죠. 빅토리아 여왕은 자신의 남편을 잃은 상실감으로 인해 정치, 외교적 사안 등 국정현안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시종일관 무기력한 상태로 세월을 보냈죠. 이를 보고 영국인들은 <빅토리아의 갱년기>라고 부르며 아직도 냉소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자 이러한 영국의 ‘알래스카’ 접수 계획을 러시아는 저지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죠. 그때 미국이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알래스카의 땅이 영국의 손에 들어간다면, 그 영향권에 속하게 될 지도 모른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미국의 입장에선 달가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867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의 명령으로 알래스카를 720달러에 매입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조원쯤입니다. 당시 국무장관인 슈어드와 앤드류 대통령은 많은 이들에게 질타를 받습니다. 쓸모없는 땅을 샀다는 이유가 가장 컸죠. 당시 알래스카는 불모지였고, 유럽 열강들과 맞붙어있는 땅이기 때문에 굳이 살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막 성장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폐쇄주의적인 국가였죠. 이때 미국인들은 <슈어드의 아이스 박스>, <북극곰 정원>이라 부르며 맹비난을 하였습니다. 결국 ‘슈어드’는 국무장관의 자리에서 사임되었고, ‘앤드류’ 대통령 역시 탄핵 위기까지 가는 수모를 겪습니다. 그런데 이 알래스카 매입이 ‘미국의 보물창고’로 변하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매입이 성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57만 kg의 어마어마한 금광이 발견되었고, 1971년 45억 베럴의 유전이 발견되었죠. 석유의 양은 중동과 베네수엘라를 제외하면 최대치에 해당하는 양이었습니다. 또한 냉전이 도래하면서 이 알래스카는 러시아의 골치 덩이가 되었습니다. 알래스카의 북쪽이 바로 소련의 영토였기 때문입니다. 바로 옆에서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군사 훈련이 벌어진다니 소련으로서는 몹시 괴로운 상황이었죠. 냉전시기 이 ‘알래스카’가 소련의 전진을 봉쇄하는 훌륭한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래스카’의 가치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집니다. 결국 이러한 보물단지를 러시아는 쓸 대없는 영토전쟁으로 인해, 영국은 군주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인해 놓치게 되고 만 것이죠. 사실 당시 미국의 슈어드 장관과 앤드류 대통령이 이러한 ‘알래스카’의 가치를 예상했다고 하기엔 많은 무리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단순히 당시 국제 정세가 그렇게 되도록 흘러갔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었죠. 물론 결정에 있어 결과적으로 훌륭한 선택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첫댓글 러시아가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았다.
오늘에 와서는 피를 토하고 통곡할 일이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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