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재명 '육사 안동 이전' 공약에 양승조 "실망스럽다"
중앙일보
입력 2022.02.03 11:53
업데이트 2022.02.03 14:03
신진호 기자
양승조 "충남도민 충격에 빠지는 소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육군사관학교(육사) 안동 이전’ 공약에 대해 양승조 충남지사가 “실망스럽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충남도가 2년 가까이 추진해온 ‘육사 논산 이전’이 물거품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지난 1일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경북 7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양승조 지사는 3일 오전 10시40분 충남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의 육사 안동 이전 공약은 반드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지사는 “도지사로서 먼저 당혹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충남도가 모든 자원을 활용해 육사 이전 유치활동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음력 새해 첫날부터 발표된 소식은 저와 충청남도에게 충격에 빠지는 소식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황명선 이재명 특보단장 "정책본부 잘못"
그는 “논산은 국방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로 삼군(三軍)본부와 육군훈련소, 국방대가 바로 충남에 자리하고 있다”며 “육사는 국가균형발전, 국방교육의 연계성, 이전의 성공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충남 논산이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제시된 지역 선심성 공약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며 “육사 이전 공약을 다시 한번 생각해 줄 것을 충남도민 이름으로 정중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의 특보단장과 충남 선거대책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책본부에서 이런 내용 관리를 잘못했다”며 “한 번 나온(발표된) 일이라 쉽지 않겠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후보를 설득해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14일 충남도청에서 육군사관학교 유치추진위원회 출범식이 열렀다. 사진 충남도
충남 논산(계룡·금산)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국회의원은 “국가적 관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입장을 정리한 뒤 자료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충남도, 2년 전부터 '육사 논산 이전' 추진
이재명 후보는 지난 1일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 육사 안동 이전이 포함된 7가지 공약을 내놨다. 그는 “수도권에 있던 국방대학교가 논산으로 이전한 바 있다. 육사 역시 서울에 있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전제한 뒤 안동 이전을 발표했다.
충남도는 2020년 7월 행정부지사 기자회견을 통해 “육사 이전이 확정되면 유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반드시 충남 논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충남도는 육사 유치를 위해 TF팀을 꾸리고 민·관으로 구성된 육사유치위원회도 출범했다.
2020년 7월 김용찬 충남도 행정부지사가 육군사관학교 충남이전을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충남도
육사 이전 문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 2020년 7월 태릉골프장과 인접한 육사 부지에 아파트 등 대규모 주택 건설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충남도 등이 육사 유치에 뛰어들었다. 육사 지방 이전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수도권 발전대책 방안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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