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표정으로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며 검색, 쇼핑, 증권 등의 정보를 보던 이가 이내 복잡한 것은 어려워 못하겠다는 듯 리모콘을 통해 양방향 TV 방송을 즐기며 외치는 한마디
"난 TV로 한다" 독특한 캐릭터인 가수 J씨가 나오는 조금 당황스럽게 재미있던 이 CF를 기억할 것이다. 이 CF는 양방향 TV의 특징을 간단, 명료하게 아주 잘 보여주고 있으며, PC에 익숙하지 못한 가정주부와 노인층까지도 포용하는 종합정보매체로서의 "양방향 TV"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려준다.
■ 양방향 TV는 무엇인가? 90년대 이후 폭발적 성장을 이룬 인터넷과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TV중심의 영상미디어와 컴퓨터 중심의 정보미디어의 경계를 허물어 미디어 환경과 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더 이상 TV는 없다"라고 예상되기도 했던 그 즈음 PC화면을 TV로 보여주어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를 TV와 무선 키보드를 통해 즐길 수 있다는 Internet TV가 등장하게 되었으나 여러 가지 요인으로 호응을 얻지 못하였다. 그 후 새로운 서비스로 등장한 것이 바로 양방향 TV 이다.
먼저 양방향 TV의 정의를 내려본다면
방송국에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정해진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시청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 일반 TV 서비스와 달리, 시청자가 TV 화면을 보고 있는 그 순간 자신에게 전달될 프로그램을 선택하며 요청된 프로그램이 요구 즉시 송출되어 해당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인스턴트식 서비스하고 할 수 있다.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를 이 양방향 TV가 이미 유럽에선 8백만 가구 이상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에도 5백만 가구 이상이 다양한 형태의 "양방향" 디지털 TV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90년대에 시도된바 있으나 본격적인 서비스는 최근 디지털 위성방송 S사가 디지털방송 시범서비스를 송출함에 따라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럼 양방향 TV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양방향 TV가 제공하는 서비스 -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EPG)
- 개인화 TV 서비스
- 페이퍼뷰 (PPV) *
- 비디오 온 디맨드 (VOD)
- 인핸스드(enhanced) TV와 Internet TV서비스 **
- TV 상의 양방향 광고 및 원 투 원 마케팅
- TV를 이용한 인터넷 액세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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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PV (Pay-Per-View)란 극장 개봉작 및 비디오로 출시된 국내/해외 신작영화를
비디오 대여점을 이용하지 않고 가정에서 TV를 통해 24시간 시청할 수 있는
영화 시청방식
** 인핸스드 TV : 관계적 서비스 (실시간 투표, 퀴즈, 경쟁, 고객 만족도 조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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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비스들을 우리가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주중에 보지 못했던 드라마 재방송이 나올 경우 동시에 두 채널을 모두 볼 수가 있다.
TV앞에서 E-mail, SMS, 화상채팅도 가능하고, 드라마 속 주인공의 프로파일도 볼 수 있고, 촬영장소에 대한 정보도 검색이 가능하다. 또 셋탑박스에 신용카드만 꽂으면 언제든 상품 주문도 가능하다. 게다가 가격비교까지 가능하니 인터넷에서 유용하게 이용하던 기능은 대부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올 봄에 컨설팅을 진행했던 ㈜휴웰테크놀로지 ‘테라비(Terabee)’ 서비스의 경우 자체 개발한 인터넷 IP 셋탑박스를 이용해 실시간 전자화폐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방향 TV를 통해 실시간 결제까지 가능한 VOD 서비스가 상용화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이는 홈쇼핑 등을 이용 시에 카드나 개인 정보의 유출을 걱정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렇게 유용하고 편리한 서비스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어렵고 불편하면 양방향 TV의 대중화는 불가능하다. 양방향 TV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이런 다양한 서비스들을 사용자가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 매체의 특성이 주는 UI/GUI 설계의 한계 그럼 양방향 TV의 매체 특성에 맞는 편리한 UI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가장 먼저 매체의 특성이 갖는 제한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여 한계점을 최대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의 UI 및 GUI가 필요하다.
TV 환경이 지닌 대표적인 취약점은 다음과 같다.
UI 측면의 제약사항 - 입력장치의 부족 (리모콘 버튼 수의 한계)
- 화면 내의 제한적인 네비게이션
GUI 측면의 제약사항 - 화면 떨림 현상으로 인한 컬러사용의 제약
- Font 사용의 어려움
- 유동적인 "Safe Area"
어떻게 하면 이러한 한계점을 해결해 나갈 것 인가?
■ 양방향 TV를 위한 interactive UI 설계 TV의 가장 큰 장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숙함과 신뢰감을 주고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익숙하다라는 점이다. 이런 특성을 살린 친화적인 UI 및 GUI 설계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 쉬운 네비게이션 TV의 친숙함은 ‘쉽다’라는 부분과 연결되어있다.
TV 사용은 학습시간이 짧고 학습 후에는 반복을 통해 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양방향 TV의 다양한 서비스도 쉽고 단순한 네비게이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각 화면에서의 일관된 네비게이션 스타일을 사용해야 한다. 각 단계별 화면을 네비게이션 할때 동일한 인터렉션 방식을 취해 첫화면에서 학습된 조작 방식을 그 다음 화면부터는 새로운 학습없이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둘째, 어느 위치에서라도 상위 메뉴 또는 최초 메뉴로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런동일한 기능은 모든 화면에서 같은 위치 및 같은 조작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셋째,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메뉴에 대해서는 별도의 단축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메뉴/검색과 같이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일 경우 리모컨 버튼으로 한번에 이동 가능해야 한다. 특히 화면 내 메뉴 컬러와 리모콘 버튼 컬러를 동일하게 하여 시각적으로 직관적이게 연결해 주는 것도 기초적인 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며, 메뉴에 번호를 부여하여 리모컨의 숫자키로 네비게이션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 명확한 메뉴 그룹핑 웹에서의 메뉴이동은 마우스를 이용해 화면에서 메뉴를 클릭하면 되기 때문에, 어디서나 이동이 편리하다.
하지만 TV에서는 많은 메뉴를 한 화면에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메뉴 선택 시 자신이 원하는 화면이 아닐 경우 처음으로 돌아가거나 이전으로 돌아가서 다른 메뉴로 이동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결국 이는 사용자가 버튼을 몇 번 누르는가와 직결되는데,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네비게이션 방법을 변경하기 이전에 사용자들의 멘탈모델을 고려한 명확한 그룹핑과 레이블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두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이 메뉴의 수이다.
TV에서의 대부분의 네비게이션은 방향키와 숫자키를 이용하여 진행된다. 숫자키의 이용은 주 메뉴에 대해 한번의 액션으로 네비게이션을 제공하는 것이므로 9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고, 9개가 넘을 경우는 메뉴를 속성별로 그룹핑하여 숫자키와 방향키 등으로 분산하여야 한다.
방향키 이용의 경우에도 상,하 / 좌,우로 이동할 메뉴의 수는 7개 내외 (7+-2)로 구성되어야 한다. 사용자는 동시에 기억할 수 있는 메뉴의 개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메뉴가 많을 경우 장기적으로는 메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결과가 파생될 수 있다. 또한 방향키를 이용할 경우에는 메뉴의 수에 따라 버튼 조작 횟수가 결정되므로 메뉴가 많을 경우 불편함과 반복에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 리모컨의 활용 : 버튼 사용의 일관성 TV는 마우스나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리모컨만을 사용하므로, 리모컨에 대한 사용성이 전체 서비스의 사용성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양방향 TV에 대한 UI 시에는 화면과 리모컨과의 인터페이스 연계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설계해야 한다.
리모컨의 버튼은 크게 숫자버튼, 방향버튼, 기능버튼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기능버튼은 각 버튼마다의 특수한 기능실행이 지정된 버튼이라고 볼 수 있다.)
UI 설계 시는 이 버튼들을 일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관건인데, 먼저 네비게이션에 숫자키 이용이 가능한지, 방향키를 이용할 경우 상하키와 좌우키를 어떻게 일관적으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상하키와 좌우키를 혼용하여 사용할 경우 사용자에게 매우 혼동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되므로 일관성을 유지해서 사용자의 학습시간 단축과 이용 편의성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해야 한다.
■ 양방향 TV를 위한 GUI 설계 지금까지는 양방향 TV의 UI설계 시 고려사항을 보았다.
그렇다면 GUI 설계 시에는 어떤 고려사항이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 화면에 따른 정확한 ‘Safe Area’ 측정 TV는 화면의 크기에 따라, TV의 종류에 따라, 심지어는 제작 브랜드에 따라도 화면에 보여지는 영역이 다르다. (TV를 볼 경우 상하좌우가 잘려 보이는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화면에서 잘리지 않고 모두 전달하게 하기 위해서는 ‘Safe Area’를 측정해야 한다.
이는 그래픽 제작 이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공통적인 ‘Safe Area’가 수치화되면 디자이너는 실제 전체 영역이 아닌 ‘Safe Area’ 내에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정보를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다.
아래의 그림 중 회식으로 표현된 부분은 TV에 따라 화면에서 안 보이는 영역이라고 판단하면 된다.
- TV에 맞는 Font 사용 TV의 경우 작은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독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하드웨어에 따라 비트맵 폰트를 쓰는 경우와 트루타입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비트맵 폰트의 경우 떨림은 덜하나 깨져 보이는 단점이 있고, 트루타입 폰트의 경우 안티알리아싱으로 인해 작은 사이즈일수록 떨림의 정도가 심해져 18 포인트 밑으로 내려가면 뭉개짐이 심해서 알아보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ex) 트루타입 폰트와 비트맵폰트 단, HDTV 의 경우는 컴퓨터 화면과 거의 동일하게 보이므로 타겟 대상이 HDTV 사용자들이라면 이러한 문제는 크게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TV환경에 맞는 폰트 제작
실례로 디지털 위성방송 S사의 경우 자체 폰트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S사의 폰트의 경우 가독성은 높으나, 가독성은 높이기 위해 안티알리아싱을 없애 심미적인 면이 많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둘째, 폰트에 테두리 사용
간단하게는 텍스트에 테두리를 주는 방법이 있다. 테두리를 주어 떨림을 예방하고 가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위의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양방향 TV에 적용할 폰트에 대해서 다양한 TV 환경에서의 반복적인 테스트 결과 최적의 폰트를 제작하여 적용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 컬러사용의 고려 TV의 경우 다른 매체보다 사용자가 머무는 시간이 많고 대상의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눈에 피로가 없도록 최적의 화면배색이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TV는 적색 계열일 때 화면 떨림이 심하고 흰색의 경우는 경계면에서의 화면 떨림이 심하다. 흰색이 필요할 경우에는 엷은 회색 등으로 대체하면 떨림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TV에서는 명,채도로 인한 화면 떨림이 매우 민감하다. 단순히 한가지 색의 절대적인 명,채도에만 제약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색이 특정 면을 경계로 사용될 경우 색 대비가 클수록 수직 떨림이 심하게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화면 디자인 상에서의 대비 조절 및 화상으로의 반복적인 컬러 테스트가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말한 TV라는 물리적 환경의 제약으로 인한 GUI의 한계는 향후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 개발의 결과에 의해 매우 빨리 극복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UI 설계 부분은 환경적인 발전 만으로는 해결 될 수 없는 요소들이 매우 많으므로, 사용자의 니즈, TV의 이용행태 및 타겟 사용자들의 멘탈모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설계를 진행하고 검증하는 방법들이 체계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 후 가구마다 양방향 TV 시청이 가능해지게 될 즈음,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게 될 것이고 거기서 파생되는 상상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일들이 우리의 현실로 놓여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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