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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
성품(性品)의 그 자리에는. 또 움직이지 아니한 채, 꼼짝도 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없게 해서 없어진 게 아니라, 없게 하지도 아니하고 본래로 고요한 그 자리에는 無名無相絶一切(무명무상절일체)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어. 그래서 일체 현상이 다 끊어졌다. 그래서 거기를 부처라. 부처가 뛰어나지만 부처라고 할 수도 없다. 보살도 아니다. 범부(凡夫)니 성인(聖人)이니 하는 그런 차별도 없다. 남자니 여자니 하는 그런 차별도 없다. 부처라는 이름이 훌륭하다고 해서 여기 이름붙이면 안 된다. 부처라고 하는 이름 붙인다고 해서 그게 더 빛나는 것도 아니다. 그 마음자리. 저~ 마음의 본질자리에는. 그러니까 무명(無名)이다. 이름도 없지 형상도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형상을 가지고 여기다가 무슨 그 자리를 표현한다고 해서 맞는 게 아니다. 법도 아니고 법(法)아닌 것도 아다. 모든 것이 다 부정(不定)된 자리이다.
그러니까 일체반연(一切絆緣)이라든지, 또 거기에 뭔가 헤아리는 생각, 이렇게 저렇게 좀 이렇게 좀 표현을 해야지 하고 속에 궁리하는 게 있잖은가. 그게 다 여기에 해당이 안 되고 다 끊어졌다는 말이다. 절일체(絶一切)라. 일체가 다 끊어졌다. 그런 그 깊고 깊은 마음자리, 한 생각도 일어나기 이전자리, (이전 자리) 부처도 중생도 나눠지기 이전 자리, 이전의 그 경계. 그 참 알기 어렵다. 우리가 성질을 부리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또 얼굴로 나타나고 하는 그거는 우리가 이해하기 쉽다. 이해하기 쉬운데. 그것 그 모든 것들의 본질(本質) 이름붙일 수 없고 모양 그릴 수 없어서 모든 것이 끊어진 그 자리는 정말 이해하기 쉬운 게 아니다. 정말 무념경계(無念境界)에 들어가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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